‘싸다는데 비싼’ 추석 물가…유가 상승의 종착역은? [경제대기권]

입력 2023.09.23 (20:24) 수정 2023.09.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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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대기 기자의 친절한 경제 풀이, 지금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오늘(23일)은 어떤 주제 준비해 왔나요?

[기자]

추석을 앞두고 물가를 살펴봤습니다.

앞으로의 물가가 더 문제인데 최근 유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왜 올랐는지도 따져보겠습니다.

[앵커]

정부는 이번 추석 물가가 좀 '내렸다'고 발표한 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정부의 발표를 들어보겠습니다.

[김병환/기획재정부 1차관/어제/비상경제차관회의 : "이러한 노력 등에 힘입어 20대 성수품 가격은 작년 추석 기간 대비 6.4%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낮아졌다는 말 자체는 맞을 겁니다.

하지만 "떨어져도 비싸다!" 이 표현이 좀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정부 발표를 국민이 체감하기 어려운 것은 비교의 기준이 지난해 추석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추석은 예년보다 이른 9월 10일이어서 제수용품 가격이 비쌌습니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인데요.

지난해 차례상을 차리려면 재작년보다 6.5%나 돈이 더 들었습니다.

올해 여기서 4% 낮아지긴 했는데, 작년에 이미 '많이' 오른 뒤에 '조금' 내렸으니까 결과적으로 여전히 비싼 겁니다.

기상 이변이 잇따르면서 사과가 특히 많이 올라서 한 개 3천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앵커]

명절 맞아서 민족 대이동도 있을 텐데 차에 기름 넣기도 또 무서워졌어요.

[기자]

기름값이 11주 연속으로 올랐습니다.

7월 초 1,500원 대였던 휘발유 평균 가격이 이번 주 1,776원까지 급등했습니다.

경유도 1,300원 대에서 1,677원이 됐습니다.

국제유가가 올라서 그런데, 국내 가격이 국제 가격을 2주 정도 뒤따르기 때문에 추석 직전에 더 오를 수 있습니다.

연료를 미리 채우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국제 유가는 왜 또 오른 걸까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이 결정적입니다.

그래서 다음 키워드로 '최강 카르텔'을 가져왔습니다.

세계 최대 카르텔이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축인 '오펙 플러스'입니다.

유가를 올리기 위해 감산을 하는 것입니다.

오펙 플러스는 올해 4월 166만 배럴을 감산하며 유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이게 세계 생산량의 1.6%쯤입니다.

중국의 성장이 부진해 유가가 내리자 사우디가 다시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했죠.

이달 초에도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연장하겠다고 하자 다시 유가가 올라 배럴당 94달러가 됐습니다.

앞으로 100달러를 넘길 거라는 전망도 있고, 떨어져도 80달러 대 유가가 계속될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사우디와 러시아는 왜 자꾸 '감산' 카드를 꺼내드는 걸까요?

[기자]

사우디 하면 일단 부자 나라잖아요,

하지만 이 키워드처럼 (사우디도 돈 없다) 지금 '쓸 돈이 모자란' 상황입니다.

사우디는 현재 사막을 개발하는 네옴 시티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이걸 다 지으려면 천조 원 가까운 막대한 비용이 예상됩니다.

외국 투자도 받지만, 원유를 비싸게 팔아서 돈을 모아야 하는 겁니다.

러시아의 경우엔 돈도 돈이지만, 유가가 오르면 외교적 이익이 있습니다.

고유가로 물가가 오르면, 적대 관계인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집니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도 고유가 영향이 큽니다.

[앵커]

고유가가 계속되면 물가 안정도 물거품이 될 수 있는데 그럼 '금리', 이것도 내리길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겠어요.

[기자]

그래서 "고금리 2년 간다"를 키워드로 뽑아봤습니다.

이번 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잖아요,

하지만 동결 자체보다 금리를 정하는 위원들이 생각하는 '향후' 금리가 더 중요합니다.

이 표가 그 위원들의 생각인데, 미국 기준 금리가 내년 5.1% 2년 뒤에도 3.9%로 전망됩니다.

석 달 전 전망보다 0.5%p씩 높아진 것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오래 고금리로 가면 우리도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이러다 경제에 또 먹구름 끼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기자]

이른바 '영끌 대출'로 집 사신 분들 이자 부담이 계속될 것입니다.

고금리 탓에 기업의 투자가 부진하겠고, 부동산 PF 불안도 가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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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다는데 비싼’ 추석 물가…유가 상승의 종착역은? [경제대기권]
    • 입력 2023-09-23 20:24:22
    • 수정2023-09-23 21: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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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대기 기자의 친절한 경제 풀이, 지금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오늘(23일)은 어떤 주제 준비해 왔나요?

[기자]

추석을 앞두고 물가를 살펴봤습니다.

앞으로의 물가가 더 문제인데 최근 유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왜 올랐는지도 따져보겠습니다.

[앵커]

정부는 이번 추석 물가가 좀 '내렸다'고 발표한 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정부의 발표를 들어보겠습니다.

[김병환/기획재정부 1차관/어제/비상경제차관회의 : "이러한 노력 등에 힘입어 20대 성수품 가격은 작년 추석 기간 대비 6.4%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낮아졌다는 말 자체는 맞을 겁니다.

하지만 "떨어져도 비싸다!" 이 표현이 좀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정부 발표를 국민이 체감하기 어려운 것은 비교의 기준이 지난해 추석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추석은 예년보다 이른 9월 10일이어서 제수용품 가격이 비쌌습니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인데요.

지난해 차례상을 차리려면 재작년보다 6.5%나 돈이 더 들었습니다.

올해 여기서 4% 낮아지긴 했는데, 작년에 이미 '많이' 오른 뒤에 '조금' 내렸으니까 결과적으로 여전히 비싼 겁니다.

기상 이변이 잇따르면서 사과가 특히 많이 올라서 한 개 3천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앵커]

명절 맞아서 민족 대이동도 있을 텐데 차에 기름 넣기도 또 무서워졌어요.

[기자]

기름값이 11주 연속으로 올랐습니다.

7월 초 1,500원 대였던 휘발유 평균 가격이 이번 주 1,776원까지 급등했습니다.

경유도 1,300원 대에서 1,677원이 됐습니다.

국제유가가 올라서 그런데, 국내 가격이 국제 가격을 2주 정도 뒤따르기 때문에 추석 직전에 더 오를 수 있습니다.

연료를 미리 채우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국제 유가는 왜 또 오른 걸까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이 결정적입니다.

그래서 다음 키워드로 '최강 카르텔'을 가져왔습니다.

세계 최대 카르텔이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축인 '오펙 플러스'입니다.

유가를 올리기 위해 감산을 하는 것입니다.

오펙 플러스는 올해 4월 166만 배럴을 감산하며 유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이게 세계 생산량의 1.6%쯤입니다.

중국의 성장이 부진해 유가가 내리자 사우디가 다시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했죠.

이달 초에도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연장하겠다고 하자 다시 유가가 올라 배럴당 94달러가 됐습니다.

앞으로 100달러를 넘길 거라는 전망도 있고, 떨어져도 80달러 대 유가가 계속될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사우디와 러시아는 왜 자꾸 '감산' 카드를 꺼내드는 걸까요?

[기자]

사우디 하면 일단 부자 나라잖아요,

하지만 이 키워드처럼 (사우디도 돈 없다) 지금 '쓸 돈이 모자란' 상황입니다.

사우디는 현재 사막을 개발하는 네옴 시티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이걸 다 지으려면 천조 원 가까운 막대한 비용이 예상됩니다.

외국 투자도 받지만, 원유를 비싸게 팔아서 돈을 모아야 하는 겁니다.

러시아의 경우엔 돈도 돈이지만, 유가가 오르면 외교적 이익이 있습니다.

고유가로 물가가 오르면, 적대 관계인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집니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도 고유가 영향이 큽니다.

[앵커]

고유가가 계속되면 물가 안정도 물거품이 될 수 있는데 그럼 '금리', 이것도 내리길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겠어요.

[기자]

그래서 "고금리 2년 간다"를 키워드로 뽑아봤습니다.

이번 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잖아요,

하지만 동결 자체보다 금리를 정하는 위원들이 생각하는 '향후' 금리가 더 중요합니다.

이 표가 그 위원들의 생각인데, 미국 기준 금리가 내년 5.1% 2년 뒤에도 3.9%로 전망됩니다.

석 달 전 전망보다 0.5%p씩 높아진 것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오래 고금리로 가면 우리도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이러다 경제에 또 먹구름 끼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기자]

이른바 '영끌 대출'로 집 사신 분들 이자 부담이 계속될 것입니다.

고금리 탓에 기업의 투자가 부진하겠고, 부동산 PF 불안도 가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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