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들, R&D 예산 삭감에 우려 “과학, 장기 투자 필요”

입력 2023.09.24 (14:18) 수정 2023.09.24 (14: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내년도 한국의 기초과학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들이 과학 분야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오늘(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한국의 친한 연구자들이 최근 어렵다고 이야기한다"며 "전반적으로 한국 과학계에 타격을 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의 대중 강연 행사인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 참석차 방한 중인 그는 정부가 과학 투자를 줄이는 것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라고도 진단하며 과학적 발전과 선거의 주기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즉각적 결과가 없고 4~5년 만에 과학적 결과물을 내기 힘들어서 항상 과학계는 남은 예산을 할당받는다"며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200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무트 홍콩과학기술대 교수 역시 긴 호흡을 가진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무트 교수는 "기초과학에 투자하면 100배 넘는 이득을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은 이득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장기적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201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번 정부가 R&D 예산을 삭감한 이유가 타당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삭감이나 예산을 주지 않는 건 결코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치인은 예산과 좋은 목적 간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과학자들보더 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교육과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과학자들의 연구 분야 자율성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2017년 화학상을 받은 요아힘 프랑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결코 정부에서 하는 과학기술 투자가 과학자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며 "특정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길 바라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다르 헬게센 노벨 재단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과학 분야는 장기적인 네트워크 투자가 재정적 투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며 "과학적 성과는 자유롭고 제한 없는 아이디어 교류를 기반으로 하고, 이 같은 교류는 국경을 넘어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노벨상 수상자들, R&D 예산 삭감에 우려 “과학, 장기 투자 필요”
    • 입력 2023-09-24 14:18:48
    • 수정2023-09-24 14:20:15
    경제
내년도 한국의 기초과학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들이 과학 분야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오늘(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한국의 친한 연구자들이 최근 어렵다고 이야기한다"며 "전반적으로 한국 과학계에 타격을 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의 대중 강연 행사인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 참석차 방한 중인 그는 정부가 과학 투자를 줄이는 것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라고도 진단하며 과학적 발전과 선거의 주기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즉각적 결과가 없고 4~5년 만에 과학적 결과물을 내기 힘들어서 항상 과학계는 남은 예산을 할당받는다"며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200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무트 홍콩과학기술대 교수 역시 긴 호흡을 가진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무트 교수는 "기초과학에 투자하면 100배 넘는 이득을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은 이득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장기적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201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번 정부가 R&D 예산을 삭감한 이유가 타당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삭감이나 예산을 주지 않는 건 결코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치인은 예산과 좋은 목적 간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과학자들보더 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교육과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과학자들의 연구 분야 자율성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2017년 화학상을 받은 요아힘 프랑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결코 정부에서 하는 과학기술 투자가 과학자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며 "특정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길 바라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다르 헬게센 노벨 재단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과학 분야는 장기적인 네트워크 투자가 재정적 투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며 "과학적 성과는 자유롭고 제한 없는 아이디어 교류를 기반으로 하고, 이 같은 교류는 국경을 넘어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