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판 검정고무신’…공정위, 카카오엔터 ‘갑질’에 철퇴

입력 2023.09.24 (22:01) 수정 2023.09.2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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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월 만화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저작권 계약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유통회사가' 영화나 캐릭터 상품 같은 '2차 저작물' 권리를 모두 가져가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여기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의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파헤치는 변호사 이야기를 다룬 웹툰.

2018년 소설과 웹툰 연재 플랫폼인 카카오 페이지 공모전에 당선됐던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든 겁니다.

비슷한 시기 다른 공모전 수상작들도 출판되거나 오디오드라마, 웹툰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2차적 저작물의 제작권한이 작가에게는 없었습니다.

공모전을 주최하면서, 카카오페이지가 2차 저작물 권리를 모두 독점하도록 계약을 맺은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작가가 작품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팔려고 할 때도, 카카오 측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수익 배분 협상도 해야 합니다.

공정위는 2018년부터 2년여 간 카카오페이지가 연 5차례 공모전에서 이런 식으로 계약한 당선 작가가 28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구성림/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 : "일방적으로 설정한 거래조건으로 인해서 작가들은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고, 다른 거래 상대방을 선택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일방적 계약 조건으로 작가들이 2차적 저작물의 제작 시기와 형식 등 기본적 결정권을 제한받았다고 봤습니다.

또 2차적 저작물의 수익을 카카오와 배분할 수밖에 없는 등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불이익을 준 법 위반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위는 카카오페이지 운영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5억 4천만 원의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관련 매출을 산정하기 어려운 사건에 대한 최대치입니다.

또 앞으로 3년간 카카오엔터가 실시하는 공모전에서 당선작가와 맺는 계약 내용을 공정위에 보고하라고 명령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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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판 검정고무신’…공정위, 카카오엔터 ‘갑질’에 철퇴
    • 입력 2023-09-24 22:01:17
    • 수정2023-09-25 07: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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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월 만화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저작권 계약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유통회사가' 영화나 캐릭터 상품 같은 '2차 저작물' 권리를 모두 가져가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여기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의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파헤치는 변호사 이야기를 다룬 웹툰.

2018년 소설과 웹툰 연재 플랫폼인 카카오 페이지 공모전에 당선됐던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든 겁니다.

비슷한 시기 다른 공모전 수상작들도 출판되거나 오디오드라마, 웹툰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2차적 저작물의 제작권한이 작가에게는 없었습니다.

공모전을 주최하면서, 카카오페이지가 2차 저작물 권리를 모두 독점하도록 계약을 맺은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작가가 작품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팔려고 할 때도, 카카오 측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수익 배분 협상도 해야 합니다.

공정위는 2018년부터 2년여 간 카카오페이지가 연 5차례 공모전에서 이런 식으로 계약한 당선 작가가 28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구성림/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 : "일방적으로 설정한 거래조건으로 인해서 작가들은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고, 다른 거래 상대방을 선택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일방적 계약 조건으로 작가들이 2차적 저작물의 제작 시기와 형식 등 기본적 결정권을 제한받았다고 봤습니다.

또 2차적 저작물의 수익을 카카오와 배분할 수밖에 없는 등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불이익을 준 법 위반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위는 카카오페이지 운영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5억 4천만 원의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관련 매출을 산정하기 어려운 사건에 대한 최대치입니다.

또 앞으로 3년간 카카오엔터가 실시하는 공모전에서 당선작가와 맺는 계약 내용을 공정위에 보고하라고 명령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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