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역 조직도 싹쓸이…모집 공고 전 내정자들 만나 처우 논의까지

입력 2023.09.26 (07:28) 수정 2023.09.26 (07: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재해구호협회의 채용 비리 의혹, 또 있습니다.

올 상반기 전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사무국장들을 뽑았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알음알음으로 미리 내정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채용 절차를 시작하기도 전에 내정자들을 미리 만나 처우까지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덕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재해구호협회는 올해 전국 7개 지역에 지사를 설립했습니다.

재난 발생 때 전국 어디서든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지사마다 지사장을 두고 관리를 맡을 사무국장도 채용했습니다.

7개 지사 중 5곳 채용 공고가 파견업체를 통해 난 시점은 지난해 12월 29일.

그런데 그보다 여드레 앞선 12월 21일, 재해구호협회 사무실에서 지사 설립과 운영에 관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참석자 9명 중 5명은 외부 인사들이었는데, 협회의 당시 이 모 자문위원은 이들을 사무국장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월급 외에 월 100만 원씩 회의비에 관해 문의하고, 협회 측은 예산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답합니다.

미리 사무국장으로 불린 5명은 그 이후 파견업체를 통해 지원했고 면접을 거쳐 실제 사무국장으로 채용됐습니다.

[재해구호협회 직원/음성 대역 : "사무총장이 이○○ 자문위원에게 전권을 줬고, 이 자문위원이 사무국장들을 다 데려왔다고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이 자문위원의 지인과 학사 장교 동문들이었습니다.

[○○ 지사 사무국장/음성변조 : "간간이 만나는 모임이 있어요. 소개를 받았어요. (그 모임도 혹시 학사장교 네트워크 쪽인 걸까요?) 예, 맞아요."]

[XX 지사 사무국장/음성변조 : "소문으로만 (이 자문위원을) 사실 알았죠. 총동문회장을 하셨으니까. 개인적인 교류는 없었고요. 제가 여기 사무국장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알게 됐습니다)."]

이 자문위원은 동문회에 소개한 사실은 있지만 채용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재해구호협회 자문위원/음성변조 : "(재해구호협회) 실무자들이 (사무국장 채용이) 필요하다고 하니, 제가 동문회장한테 '학사장교들도 지원하는 게 어떻겠냐'고 한참 전에 얘기했던 거고요."]

재해구호협회는 해당 회의에 대해, 사무국장직에 응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이어서 설명회를 진행한 것일 뿐, 사전에 내정했던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자문위원은 김정희 사무총장이 취임한 뒤인 2021년 협회 자문위원에 위촉된 뒤, 지금은 대외협력 정책관으로 임명됐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김성현 최진영/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노경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지역 조직도 싹쓸이…모집 공고 전 내정자들 만나 처우 논의까지
    • 입력 2023-09-26 07:28:50
    • 수정2023-09-26 07:35:44
    뉴스광장
[앵커]

재해구호협회의 채용 비리 의혹, 또 있습니다.

올 상반기 전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사무국장들을 뽑았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알음알음으로 미리 내정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채용 절차를 시작하기도 전에 내정자들을 미리 만나 처우까지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덕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재해구호협회는 올해 전국 7개 지역에 지사를 설립했습니다.

재난 발생 때 전국 어디서든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지사마다 지사장을 두고 관리를 맡을 사무국장도 채용했습니다.

7개 지사 중 5곳 채용 공고가 파견업체를 통해 난 시점은 지난해 12월 29일.

그런데 그보다 여드레 앞선 12월 21일, 재해구호협회 사무실에서 지사 설립과 운영에 관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참석자 9명 중 5명은 외부 인사들이었는데, 협회의 당시 이 모 자문위원은 이들을 사무국장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월급 외에 월 100만 원씩 회의비에 관해 문의하고, 협회 측은 예산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답합니다.

미리 사무국장으로 불린 5명은 그 이후 파견업체를 통해 지원했고 면접을 거쳐 실제 사무국장으로 채용됐습니다.

[재해구호협회 직원/음성 대역 : "사무총장이 이○○ 자문위원에게 전권을 줬고, 이 자문위원이 사무국장들을 다 데려왔다고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이 자문위원의 지인과 학사 장교 동문들이었습니다.

[○○ 지사 사무국장/음성변조 : "간간이 만나는 모임이 있어요. 소개를 받았어요. (그 모임도 혹시 학사장교 네트워크 쪽인 걸까요?) 예, 맞아요."]

[XX 지사 사무국장/음성변조 : "소문으로만 (이 자문위원을) 사실 알았죠. 총동문회장을 하셨으니까. 개인적인 교류는 없었고요. 제가 여기 사무국장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알게 됐습니다)."]

이 자문위원은 동문회에 소개한 사실은 있지만 채용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재해구호협회 자문위원/음성변조 : "(재해구호협회) 실무자들이 (사무국장 채용이) 필요하다고 하니, 제가 동문회장한테 '학사장교들도 지원하는 게 어떻겠냐'고 한참 전에 얘기했던 거고요."]

재해구호협회는 해당 회의에 대해, 사무국장직에 응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이어서 설명회를 진행한 것일 뿐, 사전에 내정했던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자문위원은 김정희 사무총장이 취임한 뒤인 2021년 협회 자문위원에 위촉된 뒤, 지금은 대외협력 정책관으로 임명됐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김성현 최진영/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노경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