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연 맡기고 용역 몰아주고…측근 챙기기에 국민 성금을?

입력 2023.09.27 (07:32) 수정 2023.09.2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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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해구호협회가 진행한 공연 행사나 연구 용역에서도 석연치 않은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국민 성금이 대부분인 협회 예산이 사무총장의 한 측근 쪽으로 연이어 흘러 들어갔습니다.

계속해서 탐사보도부 김연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1년 말 전국재해구호협회 60주년 감사제.

국악 공연을 협회 강 모 자문위원이 이사로 있는 업체에 맡겼습니다.

천8백여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강 씨는 김정희 사무총장과 공연업계에서 만난 오랜 지인이자 측근입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직원/음성 대역 : "사무총장이 지인인 강○○ 씨를 자문위원으로 추천했고, 그 이후 협회 행사에 국악 공연이 자주 포함됐습니다."]

김정희 사무총장은 자문위원 강 씨를 지난해 8월 대외협력정책관으로 임명하고 다음 날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김정희/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2022년 8월 3일 : "(강○○이) 코로나로 망해서 다 신용불량이 떨어진 거야. 다시 공연을 해서, 몇천의 수익을 내서 할 때까지만 봐주면 되는 거야. 재기할 수 있도록."]

지난해 4월 내부 회의에선 이런 말까지 합니다.

[김정희/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2022년 4월 26일 : "강○○한테 100만 원을 못 주겠냐, 내가. 안 주려고 안 준 거지 못 줘서 안 주는 건 아니야. 방법 잘 찾아서 하고."]

그 다음 달 협회는 강 씨가 소속된 그 공연 업체에 1,650만 원짜리 자문 용역을 맡깁니다.

재해구호법 개정안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강 씨 소속 업체 대표/음성변조 : "제가 또 좀 아는 상식 있으신 분들한테 물어보고 (보고서를 작성) 했어요. (직접 쓰셨으면 내용을 아실 것 아니에요?) 다 기억하진 못하죠. 제가 (다시) 전화를 드리든지 할게요."]

김 사무총장은 나중에 그 보고서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김정희/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2022년 7월 회의 : "(그 업체가) 글 쓰는 사람은 아니어서 ○○이(협회 직원)가 애를 썼고, 뒤에는 내가 좀 거기 저기 호텔에 가 가지고 좀 손보다 보니까..."]

재해구호협회가 지난 2월 한 업체와 맺은 동향 보고서 작성 계약에도 강 씨가 등장합니다.

강 씨가 지인을 내세워 해당 업체를 만든 뒤 협회에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계약한 겁니다.

[강 모 씨/전국재해구호협회 대외협력정책관 : "(거기 소개해 주신 거는 인정하시는 거예요?) 네, 인정합니다."]

협회는 이 업체에 넉 달 동안 매달 380만 원씩 지급했습니다.

재해구호협회가 강 씨와 관련해 집행한 공연과 용역은 모두 사무총장이 전결 처리할 수 있는 2천만 원 미만 규모였습니다.

[황신애/한국모금가협회 이사 : "(용역을) 집행할 기관들을 선정하는데 만약에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로 일을 하게 되면 기부문화에도 사실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특혜 사실은 부인하면서도, 용역 등을 계약할 때 잘 살피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연줍니다.

촬영기자:김성현 최진영/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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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공연 맡기고 용역 몰아주고…측근 챙기기에 국민 성금을?
    • 입력 2023-09-27 07:32:56
    • 수정2023-09-27 0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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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해구호협회가 진행한 공연 행사나 연구 용역에서도 석연치 않은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국민 성금이 대부분인 협회 예산이 사무총장의 한 측근 쪽으로 연이어 흘러 들어갔습니다.

계속해서 탐사보도부 김연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1년 말 전국재해구호협회 60주년 감사제.

국악 공연을 협회 강 모 자문위원이 이사로 있는 업체에 맡겼습니다.

천8백여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강 씨는 김정희 사무총장과 공연업계에서 만난 오랜 지인이자 측근입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직원/음성 대역 : "사무총장이 지인인 강○○ 씨를 자문위원으로 추천했고, 그 이후 협회 행사에 국악 공연이 자주 포함됐습니다."]

김정희 사무총장은 자문위원 강 씨를 지난해 8월 대외협력정책관으로 임명하고 다음 날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김정희/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2022년 8월 3일 : "(강○○이) 코로나로 망해서 다 신용불량이 떨어진 거야. 다시 공연을 해서, 몇천의 수익을 내서 할 때까지만 봐주면 되는 거야. 재기할 수 있도록."]

지난해 4월 내부 회의에선 이런 말까지 합니다.

[김정희/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2022년 4월 26일 : "강○○한테 100만 원을 못 주겠냐, 내가. 안 주려고 안 준 거지 못 줘서 안 주는 건 아니야. 방법 잘 찾아서 하고."]

그 다음 달 협회는 강 씨가 소속된 그 공연 업체에 1,650만 원짜리 자문 용역을 맡깁니다.

재해구호법 개정안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강 씨 소속 업체 대표/음성변조 : "제가 또 좀 아는 상식 있으신 분들한테 물어보고 (보고서를 작성) 했어요. (직접 쓰셨으면 내용을 아실 것 아니에요?) 다 기억하진 못하죠. 제가 (다시) 전화를 드리든지 할게요."]

김 사무총장은 나중에 그 보고서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김정희/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2022년 7월 회의 : "(그 업체가) 글 쓰는 사람은 아니어서 ○○이(협회 직원)가 애를 썼고, 뒤에는 내가 좀 거기 저기 호텔에 가 가지고 좀 손보다 보니까..."]

재해구호협회가 지난 2월 한 업체와 맺은 동향 보고서 작성 계약에도 강 씨가 등장합니다.

강 씨가 지인을 내세워 해당 업체를 만든 뒤 협회에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계약한 겁니다.

[강 모 씨/전국재해구호협회 대외협력정책관 : "(거기 소개해 주신 거는 인정하시는 거예요?) 네, 인정합니다."]

협회는 이 업체에 넉 달 동안 매달 380만 원씩 지급했습니다.

재해구호협회가 강 씨와 관련해 집행한 공연과 용역은 모두 사무총장이 전결 처리할 수 있는 2천만 원 미만 규모였습니다.

[황신애/한국모금가협회 이사 : "(용역을) 집행할 기관들을 선정하는데 만약에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로 일을 하게 되면 기부문화에도 사실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특혜 사실은 부인하면서도, 용역 등을 계약할 때 잘 살피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연줍니다.

촬영기자:김성현 최진영/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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