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원폭 피해자들과 추석 오찬…“한일관계 발전·동포 살피기에 최선”

입력 2023.09.29 (13:48) 수정 2023.09.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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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오늘 (29일) 일본에 거주하는 한인 원폭 피해자들을 초청해 점심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여러분을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로, 환영사를 시작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수만 명의 한국인이 원폭 피해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면서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며 입은 피해였기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올해 5월 일본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았고, 원폭 피해 생존자들을 한국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일본을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표현하며, “일본과 협력하면서 역내,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일 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해 여러분과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간담회에는 일본에 사는 원폭 피해자·가족 42명과 한국 거주 피해자·가족 43명이 참석했습니다.

피폭 2세인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답사에서, 5월 윤 대통령의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를 언급하며 “78년의 한과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권 위원장은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한일관계가 좋기를 바란다”며 “저희와 저희 자손들, 이제는 과거와는 다른,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염원한다”며 “악몽 같은 핵무기가 한반도에 다시 등장한 것에 참담함을 느끼지만, 우리 정부의 능력을 믿고 있으며 히로시마로 돌아가서도 정부의 평화와 비핵화 노력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겠다”고 발언했습니다.

동포들은 일본 현지에서의 차별과 소외를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유영희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사무국장은 “언니 두 명과 부모님이 피해자이지만 피해자라고 말하지 못하고 숨어서 살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원폭 투하 당시 4살이었던 김화자 전 민단부인회 히로시마현 본부 부회장은 “당시 기억이 선명하다”며 “피폭 1세대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았는데 이런 자리가 영광스럽다”고 했습니다.

전통 공연에서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을 비롯한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눈물을 흘리는 참석자들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오찬 메뉴는 추석을 맞아 삼색전, 전통 잡채, 전복찜, 떡갈비 구이, 소고기 뭇국, 약과, 송편, 식혜 등을 준비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재일 한국인 4만 명이 숨지고 3만 명이 다쳤습니다.

한국인 피해자는 1970년대까지 일본 정부의 치료 지원 등을 받지 못했고, 실태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등 방치됐습니다.

현재 생존 중인 한국인 원폭 피해자는 올해 4월 기준 1,834명으로 평균 83.3세입니다.


[LIVE] 윤석열 대통령 원폭 피해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
https://www.youtube.com/watch?v=Dg5QwVMzi2U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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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9 13:48:49
    • 수정2023-09-29 20:13:23
    정치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오늘 (29일) 일본에 거주하는 한인 원폭 피해자들을 초청해 점심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여러분을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로, 환영사를 시작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수만 명의 한국인이 원폭 피해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면서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며 입은 피해였기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올해 5월 일본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았고, 원폭 피해 생존자들을 한국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일본을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표현하며, “일본과 협력하면서 역내,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일 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해 여러분과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간담회에는 일본에 사는 원폭 피해자·가족 42명과 한국 거주 피해자·가족 43명이 참석했습니다.

피폭 2세인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답사에서, 5월 윤 대통령의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를 언급하며 “78년의 한과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권 위원장은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한일관계가 좋기를 바란다”며 “저희와 저희 자손들, 이제는 과거와는 다른,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염원한다”며 “악몽 같은 핵무기가 한반도에 다시 등장한 것에 참담함을 느끼지만, 우리 정부의 능력을 믿고 있으며 히로시마로 돌아가서도 정부의 평화와 비핵화 노력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겠다”고 발언했습니다.

동포들은 일본 현지에서의 차별과 소외를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유영희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사무국장은 “언니 두 명과 부모님이 피해자이지만 피해자라고 말하지 못하고 숨어서 살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원폭 투하 당시 4살이었던 김화자 전 민단부인회 히로시마현 본부 부회장은 “당시 기억이 선명하다”며 “피폭 1세대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았는데 이런 자리가 영광스럽다”고 했습니다.

전통 공연에서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을 비롯한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눈물을 흘리는 참석자들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오찬 메뉴는 추석을 맞아 삼색전, 전통 잡채, 전복찜, 떡갈비 구이, 소고기 뭇국, 약과, 송편, 식혜 등을 준비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재일 한국인 4만 명이 숨지고 3만 명이 다쳤습니다.

한국인 피해자는 1970년대까지 일본 정부의 치료 지원 등을 받지 못했고, 실태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등 방치됐습니다.

현재 생존 중인 한국인 원폭 피해자는 올해 4월 기준 1,834명으로 평균 83.3세입니다.


[LIVE] 윤석열 대통령 원폭 피해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
https://www.youtube.com/watch?v=Dg5QwVMzi2U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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