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표단, 아제르·아르메니아 분쟁지역 도착…30년 만에 처음

구호 고위 관계자가 이끄는 유엔 대표단이 현지시각 1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도착했습니다.

유엔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은 분쟁 30여 년 만에 처음입니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대변인은 외신에 인도주의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평가하기 위해 "유엔 대표단이 1일 아침 카라바흐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이지만 주민은 아르메니아계가 대다수인 지역입니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1991년 자칭 공화국을 세우고 군대를 운영하며 아제르바이잔과 여러 차례 무력 분쟁을 빚었습니다.

지난 19일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를 공습하자, 30년 넘게 무력으로 맞서며 지역을 지켜온 자치세력은 사실상 아제르바이잔에 통제권을 뺏겼습니다.

자치세력은 휴전에 합의한 뒤, 무장해제를 조건으로 주민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종 박해를 우려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대탈출이 이어졌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 지역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유엔 감시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지난달 29일 수일 내에 유엔 전문가 그룹이 방문하는 것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등 일각에서는 이미 주민들이 대거 탈출한 후에야 유엔 방문을 허용한 아제르바이잔을 강하게 비판해왔습니다.

약 12만명으로 추정되는 이곳 주민들의 탈출 행렬의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살던 아르메니아계 주민 10만 483명이 자국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중 4만 5천 516명은 현재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인구 280만명의 아르메니아는 급격한 난민 유입으로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은 현재 분리주의 지도자들과 재통합을 위한 회담을 진행하는 동시에 일부 군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수십년간 세 차례 전쟁을 치렀습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중재로 여러 차례 협상했지만,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