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이자 없앤 그 사람…어떻게? [창+]
입력 2023.10.03 (09:25)
수정 2023.10.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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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2023, 사채 탈출기' 중에서]
이기동 씨는 한때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일하다 지금은 오히려 불법사채 피해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 씨는 원금과 법정 이자를 다 갚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사채업자들을 직접 상대해 해결해줍니다.
<사채업자> 여보세요.
<이기동> 여보세요. 000 씨 알죠?
<사채업자> 누구세요?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의 이기동 소장입니다.
<사채업자> 그런데요?
<이기동> 지금 돈을 200만 원을 빌려주시고 360만 원을 받았는데 지금 더 받을 돈이 있어요?
<사채업자> 뭔데요? 지금 전화를 다짜고짜.
<이기동> 돈놀이를 할라 그러면 제대로 해야될 거 아니에요. 지금 어머니가 제보가 와갖고, 지금 뭐 사정이 좀 많이 안 좋다 그러는데 종결 좀 하세요.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인터뷰>이기동/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소장
그런 거에 두려워가지고 숨어가지고 원하는 돈 다 줬을 때는 평생 사기범들한테 노예가 돼 가지고 회사에서 월급받은 거 평생 다 뺏깁니다. 우리 카페에 들어가보면 진작에 제가 신고할 걸.
그는 불법사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불법 사채업자들의 강력한 무기, 대포폰과 대포통장부터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남의 통장을 들고 있기 때문에 활개를 치는 거예요. 악성 추심을 하는 거고. 그리고 또 모든 금융 범죄에 착발신으로 사용되는 대포폰, 이것이 사라져야 된다. 3516 타인 명의의 전화기를 들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씩씩하게 움직이는 거예요.
그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났지만, 불법사채업자들이 제대로 처벌받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수금하는 과정에 남의 통장을 썼으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습니다. 그리고 추심하는 과정에 제삼자한테 알리고 불법 추심했으면 공동 공갈 협박 갈취죄로 처벌받습니다. 이게 걸리는 것만 다섯 개인데도 일반 경험이 부족한 형사들은 이거 민사사건입니다, 하면서 돌려보내는 거예요. 20만 원, 30만 원 소액을 이야기해버리니까 수사기관에서도 수사할 맛도 안 나는 거죠. 이제 거기에다가 나체 사진이나 이런 영상물이 끼어져가지고 이렇게 들어가면 이거는 강력 사건이니까 한번 움직여보자, 딱 이런 식인 거예요. 사채업자들은 기고만장하게 나옵니다. 아, 경찰 나 못 잡네. 아, 이거 걸려봐야 벌금이네. 그러니까 중간에서 피해자들만 죽어나는 거죠.
애견사료를 만들어 팔고 있는 이우진 씨, 한때 50개의 사채를 썼습니다.
우진 씨는 원래 보험설계사 겸 자산설계사였습니다.
돈을 어느 정도 벌었다고 생각했을 때, 카페, 돈까스 가게, 헬스클럽 등 여러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우진
인터넷 카페에 (광고가) 나왔을 때도 사업자금 융통해드립니다. 5억에서 30억 드려요. 이렇게 그냥 글만 써있고 번호 써있고 전화하면 받을 때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라고 전화 받고. 사채업자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급한 마음에 돈을 빌리기 시작했지만, 곧 엄청난 이자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인터뷰>
1,000만 원을 대출을 받으면 640 주고 280만원씩, 260만 원씩 4주 동안 상환을 하는 거예요. 그 받은 주 건너뛰고 그 다음부터 4주. 그러니까 결국에는 5주 동안 600 빌리고 1,000 갚는 거죠. 시스템이 참..
여러 업체에서 돈을 빌리고 돌려막기를 반복하는 사이, 점점 더 큰 금액이 원금과 이자로 빠져나갔습니다. 사정하고, 갚고, 밀리고 갚기를 반복한 지 6개월째.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얼마를 주고 받았는지부터 계산을 했어요. 그거를 보면서 얘네들이랑 쇼부를 봐야겠다.
어차피 거래를 오래 했으면 이자는 들어갈 만큼 이미 벌써 들어가 있었고 원금 다 넘어가 있었어요. 1,000만원 받아가지고 2,000만 원 갚아라 했는데 1,500밖에 안 갚았다. 그러면 너랑은 아웃.
원금 3억, 이자는 2억. 6개월 동안 갚은 금액이 모두 5억. 호된 경험이었습니다.
<인터뷰>
진짜 일하다가 그냥 이렇게 휘청 쓰러졌어요. 여섯 번이나 넘어갔어요. 그냥 지옥 같이 한 5~6개월 보냈거든요, 지금.
불법 추심에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버텼습니다.
<인터뷰>
너희 부모 난도질 할 거야. 막 이렇게 욕을 막 해요. 응. 알았어. 일로 와봐. 난도질하러 빨리 와. 그러면 걔네들이 이제 간다. 간다. 간다. 하고 전화를 탁 끊어버려요. 그런데 안 와요.
우진 씨는 개를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유기견 보호소를 설립해 강아지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강아지들을 돌보며 지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가까스로 사채에서 회복한 그에게 앞으로의 삶은 어떤 의미일까.
<인터뷰>
저런 미천한 애들 때문에 내가 왜 무너져. 쟤네들 때문에 내가 피해를 입었지만 나는 음식하다가 그냥 이렇게 여기 지금 데일밴드 하고 있잖아요. 이만큼 베인 거랑 똑같다. 저게 그렇게 큰 상처가 아니다를 증명하고 싶죠.
방송일시 : 2023년 9월 26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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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10-03 09:25:56
- 수정2023-10-17 16:02:46
[시사기획 창 '2023, 사채 탈출기' 중에서]
이기동 씨는 한때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일하다 지금은 오히려 불법사채 피해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 씨는 원금과 법정 이자를 다 갚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사채업자들을 직접 상대해 해결해줍니다.
<사채업자> 여보세요.
<이기동> 여보세요. 000 씨 알죠?
<사채업자> 누구세요?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의 이기동 소장입니다.
<사채업자> 그런데요?
<이기동> 지금 돈을 200만 원을 빌려주시고 360만 원을 받았는데 지금 더 받을 돈이 있어요?
<사채업자> 뭔데요? 지금 전화를 다짜고짜.
<이기동> 돈놀이를 할라 그러면 제대로 해야될 거 아니에요. 지금 어머니가 제보가 와갖고, 지금 뭐 사정이 좀 많이 안 좋다 그러는데 종결 좀 하세요.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인터뷰>이기동/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소장
그런 거에 두려워가지고 숨어가지고 원하는 돈 다 줬을 때는 평생 사기범들한테 노예가 돼 가지고 회사에서 월급받은 거 평생 다 뺏깁니다. 우리 카페에 들어가보면 진작에 제가 신고할 걸.
그는 불법사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불법 사채업자들의 강력한 무기, 대포폰과 대포통장부터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남의 통장을 들고 있기 때문에 활개를 치는 거예요. 악성 추심을 하는 거고. 그리고 또 모든 금융 범죄에 착발신으로 사용되는 대포폰, 이것이 사라져야 된다. 3516 타인 명의의 전화기를 들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씩씩하게 움직이는 거예요.
그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났지만, 불법사채업자들이 제대로 처벌받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수금하는 과정에 남의 통장을 썼으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습니다. 그리고 추심하는 과정에 제삼자한테 알리고 불법 추심했으면 공동 공갈 협박 갈취죄로 처벌받습니다. 이게 걸리는 것만 다섯 개인데도 일반 경험이 부족한 형사들은 이거 민사사건입니다, 하면서 돌려보내는 거예요. 20만 원, 30만 원 소액을 이야기해버리니까 수사기관에서도 수사할 맛도 안 나는 거죠. 이제 거기에다가 나체 사진이나 이런 영상물이 끼어져가지고 이렇게 들어가면 이거는 강력 사건이니까 한번 움직여보자, 딱 이런 식인 거예요. 사채업자들은 기고만장하게 나옵니다. 아, 경찰 나 못 잡네. 아, 이거 걸려봐야 벌금이네. 그러니까 중간에서 피해자들만 죽어나는 거죠.
애견사료를 만들어 팔고 있는 이우진 씨, 한때 50개의 사채를 썼습니다.
우진 씨는 원래 보험설계사 겸 자산설계사였습니다.
돈을 어느 정도 벌었다고 생각했을 때, 카페, 돈까스 가게, 헬스클럽 등 여러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우진
인터넷 카페에 (광고가) 나왔을 때도 사업자금 융통해드립니다. 5억에서 30억 드려요. 이렇게 그냥 글만 써있고 번호 써있고 전화하면 받을 때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라고 전화 받고. 사채업자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급한 마음에 돈을 빌리기 시작했지만, 곧 엄청난 이자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인터뷰>
1,000만 원을 대출을 받으면 640 주고 280만원씩, 260만 원씩 4주 동안 상환을 하는 거예요. 그 받은 주 건너뛰고 그 다음부터 4주. 그러니까 결국에는 5주 동안 600 빌리고 1,000 갚는 거죠. 시스템이 참..
여러 업체에서 돈을 빌리고 돌려막기를 반복하는 사이, 점점 더 큰 금액이 원금과 이자로 빠져나갔습니다. 사정하고, 갚고, 밀리고 갚기를 반복한 지 6개월째.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얼마를 주고 받았는지부터 계산을 했어요. 그거를 보면서 얘네들이랑 쇼부를 봐야겠다.
어차피 거래를 오래 했으면 이자는 들어갈 만큼 이미 벌써 들어가 있었고 원금 다 넘어가 있었어요. 1,000만원 받아가지고 2,000만 원 갚아라 했는데 1,500밖에 안 갚았다. 그러면 너랑은 아웃.
원금 3억, 이자는 2억. 6개월 동안 갚은 금액이 모두 5억. 호된 경험이었습니다.
<인터뷰>
진짜 일하다가 그냥 이렇게 휘청 쓰러졌어요. 여섯 번이나 넘어갔어요. 그냥 지옥 같이 한 5~6개월 보냈거든요, 지금.
불법 추심에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버텼습니다.
<인터뷰>
너희 부모 난도질 할 거야. 막 이렇게 욕을 막 해요. 응. 알았어. 일로 와봐. 난도질하러 빨리 와. 그러면 걔네들이 이제 간다. 간다. 간다. 하고 전화를 탁 끊어버려요. 그런데 안 와요.
우진 씨는 개를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유기견 보호소를 설립해 강아지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강아지들을 돌보며 지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가까스로 사채에서 회복한 그에게 앞으로의 삶은 어떤 의미일까.
<인터뷰>
저런 미천한 애들 때문에 내가 왜 무너져. 쟤네들 때문에 내가 피해를 입었지만 나는 음식하다가 그냥 이렇게 여기 지금 데일밴드 하고 있잖아요. 이만큼 베인 거랑 똑같다. 저게 그렇게 큰 상처가 아니다를 증명하고 싶죠.
방송일시 : 2023년 9월 26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시사기획창 #대출 #불법사채 #폭행 #2023서민 #극복 #나체사진 #청년 #배달 #학자금 #대출만기 #연체 #사채업자 #이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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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혜 기자 grace3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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