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야생 동물들의 안식처…“사람보다 동물이 우선”

입력 2023.10.04 (19:41) 수정 2023.10.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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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람과 전시 위주가 아닌 구조된 야생 동물들의 치료와 적응이 우선인 특별한 동물원이 있는데요.

사람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동물과 공존 방법을 모색하는 특별한 장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규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앙상하게 마른 사자가 비좁은 공간에 갇혀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동물 학대 논란이 일었던 '갈비 사자'입니다.

새 보금자리인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된 지 어느덧 두 달여.

'바람이'라는 새 이름처럼 야외 방사장을 누비며 다른 사자와 합사를 준비 중입니다.

[최형민/청주동물원 동물복지사 : "철망 사이로 (다른 사자와) 대면 훈련을 하고 있고요. 지금도 4kg 먹이고 있고 그걸 다 앉은 자리에서 먹을 만큼 식성은 좋아요."]

산비탈 수풀을 자유롭게 뛰노는 붉은 여우.

도심에 출몰했다 구조됐지만 토종 여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안락사 위기 놓였던 개체입니다.

["청주에서 마지막에 구조된 '김 서방'이라는 친구거든요."]

5년 전만 해도 이곳은 전시와 관람 위주의 평범한 동물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웅담을 위해 사육되던 농장에서 구조된 반달가슴곰 세 마리를 맡게 되며 작은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방사장 우리는 점차 넓어졌고, 시멘트 바닥은 흙과 잔디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동물원 중 유일하게 동물을 치료하기 위한 CT와 초음파 촬영 장비부터 수술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홍성현/청주동물원 수의사 : "보호하고 있는 친구(동물)들은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게끔 좀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원하면 은신할 수도 있는 공간으로 꾸며줘 가지고..."]

이제는 멸종위기종 1급 산양부터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까지 굶주리고 다쳐 구조된 다양한 멸종위기종과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안식처로 자리 잡았습니다.

[김아영/청주동물원 관람객 : "사람 때문에 힘들어진 동물들이 사람 때문에 남은 생을 좀 치유 받으면서 살 수 있을 거 같아서 조금 마음이 편해지면서 봤어요."]

화려한 쇼도 인기 동물도 없지만, 갈 곳 잃은 야생동물의 안식처가 돼주는 특별한 동물원이 존폐 논란 속 동물원이 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화면제공:청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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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된 야생 동물들의 안식처…“사람보다 동물이 우선”
    • 입력 2023-10-04 19:41:04
    • 수정2023-10-04 20:13:50
    뉴스7(청주)
[앵커]

관람과 전시 위주가 아닌 구조된 야생 동물들의 치료와 적응이 우선인 특별한 동물원이 있는데요.

사람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동물과 공존 방법을 모색하는 특별한 장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규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앙상하게 마른 사자가 비좁은 공간에 갇혀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동물 학대 논란이 일었던 '갈비 사자'입니다.

새 보금자리인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된 지 어느덧 두 달여.

'바람이'라는 새 이름처럼 야외 방사장을 누비며 다른 사자와 합사를 준비 중입니다.

[최형민/청주동물원 동물복지사 : "철망 사이로 (다른 사자와) 대면 훈련을 하고 있고요. 지금도 4kg 먹이고 있고 그걸 다 앉은 자리에서 먹을 만큼 식성은 좋아요."]

산비탈 수풀을 자유롭게 뛰노는 붉은 여우.

도심에 출몰했다 구조됐지만 토종 여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안락사 위기 놓였던 개체입니다.

["청주에서 마지막에 구조된 '김 서방'이라는 친구거든요."]

5년 전만 해도 이곳은 전시와 관람 위주의 평범한 동물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웅담을 위해 사육되던 농장에서 구조된 반달가슴곰 세 마리를 맡게 되며 작은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방사장 우리는 점차 넓어졌고, 시멘트 바닥은 흙과 잔디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동물원 중 유일하게 동물을 치료하기 위한 CT와 초음파 촬영 장비부터 수술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홍성현/청주동물원 수의사 : "보호하고 있는 친구(동물)들은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게끔 좀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원하면 은신할 수도 있는 공간으로 꾸며줘 가지고..."]

이제는 멸종위기종 1급 산양부터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까지 굶주리고 다쳐 구조된 다양한 멸종위기종과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안식처로 자리 잡았습니다.

[김아영/청주동물원 관람객 : "사람 때문에 힘들어진 동물들이 사람 때문에 남은 생을 좀 치유 받으면서 살 수 있을 거 같아서 조금 마음이 편해지면서 봤어요."]

화려한 쇼도 인기 동물도 없지만, 갈 곳 잃은 야생동물의 안식처가 돼주는 특별한 동물원이 존폐 논란 속 동물원이 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화면제공:청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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