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징계 받고 승승장구?”…최근 3년 ‘징계 후 승진’ 검사 5명

입력 2023.10.05 (20:36) 수정 2023.10.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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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후 승진한 검사가 최근 3년간 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실이 정부 관보 등에 실린 검사 징계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징계 처분을 받은 검사는 모두 26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징계를 받은 후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여 만에 승진한 검사는 5명이었습니다.

■'군사기밀 유출' 연루 검사, 부장검사로 승진

2018년 A 검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입사 지원하려는 신 모 공군 중령의 부탁으로 이력서를 검토해줬습니다.

신 중령은 대학 동창인 A 검사에게 이력서와 함께 무인정찰기 관련 기밀문서인 '국방 분야 사업계획서'도 건넸고, A 검사는 이력서와 함께 군사기밀 문서도 검토해줬습니다.

신 중령은 이 문서와 관련해 군 검찰로부터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돼 2020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기밀 문서를 취급한 A 검사도 이듬해 9월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사로서 위신을 손상했다'는 이유로 '견책'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A 검사는 2022년 검찰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국가정보원 파견 근무를 갔고, 검찰로 복귀한 지난달 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A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이른바 '채널A 사건' 수사를 맡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공동현관문 부순 검사도 승진

자신이 사는 아파트 공동현관문을 발로 차서 품위손상 명목으로 징계를 받은 검사도 이번에 승진했습니다.

B 검사는 2019년 8월, 평소 열려있던 아파트 공동현관문이 닫혀 있어 출입할 수 없게 되자, 현관문을 발로 차 문이 고장 났습니다.

B 검사도 2020년 5월 A 검사와 마찬가지로 '견책'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지난달 평검사에서 부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여성 신체접촉'·'모욕 발언' 징계 검사도 승진

이 밖에도 정직과 감봉 징계를 받은 검사들도 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2020년 술에 취한 상태로 여성 어깨에 양손을 올리고, 뒤쫓아가 피해 여성을 불안하게 한 C 검사는 2021년 '감봉 6개월' 징계를 받았지만, 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후배 검사와 수사관, 사건 관계인 등에게 상대방을 무시하는 모욕 발언을 한 D 검사도 지난해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지만, 역시 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김영배 "내로남불식 인사"…법무부 "검사 인사, 공정하게 진행"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징계받은 검사를 별다른 불이익 없이 바로 승진시키는 검찰 인사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이자 전형적인 '내로남불' 인사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은 "자기 비위는 감추면서 국민을 처벌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비위를 저질러 징계까지 받은 검사가 승진하는 일이 반복되면 공명정대한 검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사권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언유착 사건을 불기소했던 A 검사를 승진시킨 건 전형적인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법무부는 검사의 경우, 일반 공무원과 달리 징계 이력이 인사 불이익으로 직결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KBS 질의에 "검사 인사는 업무역량과 전문성, 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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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5 20:36:33
    • 수정2023-10-05 20: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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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후 승진한 검사가 최근 3년간 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실이 정부 관보 등에 실린 검사 징계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징계 처분을 받은 검사는 모두 26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징계를 받은 후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여 만에 승진한 검사는 5명이었습니다.

■'군사기밀 유출' 연루 검사, 부장검사로 승진

2018년 A 검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입사 지원하려는 신 모 공군 중령의 부탁으로 이력서를 검토해줬습니다.

신 중령은 대학 동창인 A 검사에게 이력서와 함께 무인정찰기 관련 기밀문서인 '국방 분야 사업계획서'도 건넸고, A 검사는 이력서와 함께 군사기밀 문서도 검토해줬습니다.

신 중령은 이 문서와 관련해 군 검찰로부터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돼 2020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기밀 문서를 취급한 A 검사도 이듬해 9월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사로서 위신을 손상했다'는 이유로 '견책'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A 검사는 2022년 검찰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국가정보원 파견 근무를 갔고, 검찰로 복귀한 지난달 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A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이른바 '채널A 사건' 수사를 맡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공동현관문 부순 검사도 승진

자신이 사는 아파트 공동현관문을 발로 차서 품위손상 명목으로 징계를 받은 검사도 이번에 승진했습니다.

B 검사는 2019년 8월, 평소 열려있던 아파트 공동현관문이 닫혀 있어 출입할 수 없게 되자, 현관문을 발로 차 문이 고장 났습니다.

B 검사도 2020년 5월 A 검사와 마찬가지로 '견책'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지난달 평검사에서 부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여성 신체접촉'·'모욕 발언' 징계 검사도 승진

이 밖에도 정직과 감봉 징계를 받은 검사들도 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2020년 술에 취한 상태로 여성 어깨에 양손을 올리고, 뒤쫓아가 피해 여성을 불안하게 한 C 검사는 2021년 '감봉 6개월' 징계를 받았지만, 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후배 검사와 수사관, 사건 관계인 등에게 상대방을 무시하는 모욕 발언을 한 D 검사도 지난해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지만, 역시 부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김영배 "내로남불식 인사"…법무부 "검사 인사, 공정하게 진행"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징계받은 검사를 별다른 불이익 없이 바로 승진시키는 검찰 인사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이자 전형적인 '내로남불' 인사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은 "자기 비위는 감추면서 국민을 처벌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비위를 저질러 징계까지 받은 검사가 승진하는 일이 반복되면 공명정대한 검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사권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언유착 사건을 불기소했던 A 검사를 승진시킨 건 전형적인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법무부는 검사의 경우, 일반 공무원과 달리 징계 이력이 인사 불이익으로 직결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KBS 질의에 "검사 인사는 업무역량과 전문성, 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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