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천안문 트라우마?…중국, 금메달 땄는데도 사진 ‘삭제’

입력 2023.10.06 (06:51) 수정 2023.10.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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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허들 경기에서 6번과 4번을 달고 뛴 중국 선수들이 서로 포옹하는 사진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한 명은 금메달을 딴 선수였는데요.

무슨 내막이 있길래 중국 당국이 사진을 삭제한건지,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허들 100미터 결승.

중국 선수 2명이 빠르게 치고 나오더니, 먼저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감격에 겨운 듯 두 선수는 서로 끌어안고 울먹였습니다.

중국 관영방송 CCTV도 곧바로 SNS 계정을 통해 경기 결과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선수의 사진이 사라졌습니다.

두 선수가 달린 레인의 번호였던 6번과 4번 숫자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6, 4는 민주화 요구를 무력 진압한 천안문 사건이 발생한 날, '6월 4일'을 상징합니다.

[저우펑숴/천안문 사건 시위 참가자/VOA 방송 : "6·4라는 숫자는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단어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6·4라는 단어를 오랫동안 말살하고 먹칠하고 씻어내려 했습니다."]

홍콩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국가보안부에 신고해서 선수 2명을 잡아가야 하나?" 등의 댓글이 잇따랐습니다.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잔치 분위기 속에 금메달 선수 사진에 천안문 사건을 연상시키는 숫자가 등장하자 당국이 삭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중국 소셜미디어와 포털 등에서는 천안문 사건과 6.4를 검색하면 결과 나오지 않거나, 일부 게시물은 삭제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인터넷 방송에서는 판매를 위해 탱크 모양 케이크를 꺼내자 갑자기 방송이 중단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소셜미디어 계정 만 여 개를 정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 불법 계정이라고는 설명했지만,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검열을 강화하는 분위깁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안재우/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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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 천안문 트라우마?…중국, 금메달 땄는데도 사진 ‘삭제’
    • 입력 2023-10-06 06:51:05
    • 수정2023-10-06 0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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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허들 경기에서 6번과 4번을 달고 뛴 중국 선수들이 서로 포옹하는 사진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한 명은 금메달을 딴 선수였는데요.

무슨 내막이 있길래 중국 당국이 사진을 삭제한건지,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허들 100미터 결승.

중국 선수 2명이 빠르게 치고 나오더니, 먼저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감격에 겨운 듯 두 선수는 서로 끌어안고 울먹였습니다.

중국 관영방송 CCTV도 곧바로 SNS 계정을 통해 경기 결과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선수의 사진이 사라졌습니다.

두 선수가 달린 레인의 번호였던 6번과 4번 숫자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6, 4는 민주화 요구를 무력 진압한 천안문 사건이 발생한 날, '6월 4일'을 상징합니다.

[저우펑숴/천안문 사건 시위 참가자/VOA 방송 : "6·4라는 숫자는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단어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6·4라는 단어를 오랫동안 말살하고 먹칠하고 씻어내려 했습니다."]

홍콩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국가보안부에 신고해서 선수 2명을 잡아가야 하나?" 등의 댓글이 잇따랐습니다.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잔치 분위기 속에 금메달 선수 사진에 천안문 사건을 연상시키는 숫자가 등장하자 당국이 삭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중국 소셜미디어와 포털 등에서는 천안문 사건과 6.4를 검색하면 결과 나오지 않거나, 일부 게시물은 삭제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인터넷 방송에서는 판매를 위해 탱크 모양 케이크를 꺼내자 갑자기 방송이 중단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소셜미디어 계정 만 여 개를 정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 불법 계정이라고는 설명했지만,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검열을 강화하는 분위깁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안재우/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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