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논란…100원 속 이순신 영정의 위기

입력 2023.10.10 (07:30) 수정 2023.10.1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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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쓰는 지폐와 동전에는 위인들 얼굴이 그려져 있죠.

한글날의 주인공인 세종대왕도 떠오르고요.

100원짜리 동전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100원 동전에 새겨진 이순신 장군의 초상을 놓고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람들은 돈을 보면서 우리 역사 속 위인을 떠올립니다.

[박혜림/서울 강남구 : "세종대왕, 그리고 신사임당."]

[조민호/서울 동작구 : "이순신 장군이요. 최근에 아이들한테 용돈 줄 때 동전을 좀 써서 먼저 떠올랐어요."]

매일 돈을 쓰는 만큼 위인의 존재감도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조영진/인천 미추홀구 : "백 원짜리 동전에 보면 얼굴이 그려져 있잖아요. 그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1983년부터 100원 동전의 앞면을 지켜온 이순신 장군의 얼굴, 영정이 법적 분쟁에 휩싸였습니다.

100원 속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그린 고 장우성 화백의 유족이 한국은행을 상대로 40년 동안의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낸 겁니다.

한국은행은 1975년 초상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당시 돈으로 15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계약서가 사라지면서 당시 계약 기간과 조건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유족은 화폐 영정을 주화에 사용한 데 대해 40년 동안의 사용료를 따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행은 저작권 자체를 넘겨받았다는 입장입니다.

[정연덕/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림을 그리신 분이 사망했기 때문에 당사자의 의사를 추정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저작권이 양도됐으면 아무 상관이 없는데, 이용 허락 기간이 설정이 안 됐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시 150만 원의 가치가 저작권 전체를 양도 할만한 금액인지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봅니다.

당시 150만 원을 요즘 가치로 환산하면 지난해 기준 약 1,705만 원입니다.

유족은 저작권 문제뿐 아니라 장 화백의 친일 행적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한 유감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영정 반환도 요구할 수 있단 입장입니다.

동전 속 이순신 장군의 운명을 가늠할 1심 판결은 이달 중순에 나올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이중우 강승혁/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박미주 서수민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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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 논란…100원 속 이순신 영정의 위기
    • 입력 2023-10-10 07:30:30
    • 수정2023-10-10 07: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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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쓰는 지폐와 동전에는 위인들 얼굴이 그려져 있죠.

한글날의 주인공인 세종대왕도 떠오르고요.

100원짜리 동전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100원 동전에 새겨진 이순신 장군의 초상을 놓고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람들은 돈을 보면서 우리 역사 속 위인을 떠올립니다.

[박혜림/서울 강남구 : "세종대왕, 그리고 신사임당."]

[조민호/서울 동작구 : "이순신 장군이요. 최근에 아이들한테 용돈 줄 때 동전을 좀 써서 먼저 떠올랐어요."]

매일 돈을 쓰는 만큼 위인의 존재감도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조영진/인천 미추홀구 : "백 원짜리 동전에 보면 얼굴이 그려져 있잖아요. 그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1983년부터 100원 동전의 앞면을 지켜온 이순신 장군의 얼굴, 영정이 법적 분쟁에 휩싸였습니다.

100원 속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그린 고 장우성 화백의 유족이 한국은행을 상대로 40년 동안의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낸 겁니다.

한국은행은 1975년 초상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당시 돈으로 15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계약서가 사라지면서 당시 계약 기간과 조건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유족은 화폐 영정을 주화에 사용한 데 대해 40년 동안의 사용료를 따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행은 저작권 자체를 넘겨받았다는 입장입니다.

[정연덕/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림을 그리신 분이 사망했기 때문에 당사자의 의사를 추정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저작권이 양도됐으면 아무 상관이 없는데, 이용 허락 기간이 설정이 안 됐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시 150만 원의 가치가 저작권 전체를 양도 할만한 금액인지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봅니다.

당시 150만 원을 요즘 가치로 환산하면 지난해 기준 약 1,705만 원입니다.

유족은 저작권 문제뿐 아니라 장 화백의 친일 행적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한 유감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영정 반환도 요구할 수 있단 입장입니다.

동전 속 이순신 장군의 운명을 가늠할 1심 판결은 이달 중순에 나올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이중우 강승혁/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박미주 서수민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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