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부산형 일자리 3년…실적 ‘저조’

입력 2023.10.10 (21:39) 수정 2023.10.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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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노·사·민·정이 함께하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을 추진했는데요.

부산에서는 전기차 부품 생산을 내세운 '부산형 일자리' 사업이 닻을 올렸습니다.

전기차 부품 업체들이 10년간 7,600억 원을 투자해 4,300명을 고용한다는 내용인데요.

3년이 흐른 시점에서 중간 평가를 해봤습니다.

먼저,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20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시, 그리고 전기차 부품업체 K사 등이 부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참석해 전기차 부품 생산 기지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문재인/전 대통령/2020년 2월 :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는 세계 최고의 전기차 부품생산지로 도약할 것이며, 부산형 일자리를 성공시켜 부산은 반드시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전기차 부품 산업에 오는 2031년까지 7,6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4,300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며, 연평균 1조 5천억 원 매출, 3조 원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윤일/전 부산시 일자리경제실장/2020년 2월 : "독일 완성차에 10년간 400만 대를 공급하기로 약정돼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만 성공적으로 마치면 10년간 장기 지속 가능…."]

KBS가 사업 3년 차 중간평가 격인 정부의 '연차보고서'를 입수해 사업 주력업체 K사의 실적을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일자리 창출' 현황입니다.

사업 1, 2년 차 직접 고용 근로자 수는 계획 때는 314명인데, 실제 채용은 123명.

계획 대비 누적 달성률이 33%에 불과합니다.

이번에는 '투자계획의 이행' 현황입니다.

사업 1, 2년 차 투자금액은 계획 때 2,220억 원, 실제 투자는 1,381억 원.

누적 달성률은 62%에 그쳤습니다.

제품 생산도 계획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전기차 핵심 부품 이른바, 'DU'를 생산조차 하지 못한 겁니다.

대신 DU에 들어가는 부품 중의 일부인 구동 모터(Stator+Actuator)만 5만 6천 3백여 대 생산하는 데 그쳤습니다.

[송명근/전기차 부품업체 K사 대표이사 : "저희도 사실은 DU(전기차 핵심 부품)를 납품하면 좋겠지만, DU가 마켓(시장)이 작다 보니까 그걸 완성차업체들이 내재화(자체 생산)하는 경우도 있고. 사실, 수요 물량이 줄다 보니…."]

사업 초기, 연간 10만 대 규모의 전기차 핵심 부품(DU) 양산체제를 갖출 거란 계획은, 계획이었을 뿐,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전기차 핵심 부품' 수출 전진기지 육성을 꿈꾼 '부산형 일자리' 사업.

목표 또는 계획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표를 남겼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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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부산형 일자리 3년…실적 ‘저조’
    • 입력 2023-10-10 21:39:07
    • 수정2023-10-11 10:18:56
    뉴스9(부산)
[앵커]

3년 전,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노·사·민·정이 함께하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을 추진했는데요.

부산에서는 전기차 부품 생산을 내세운 '부산형 일자리' 사업이 닻을 올렸습니다.

전기차 부품 업체들이 10년간 7,600억 원을 투자해 4,300명을 고용한다는 내용인데요.

3년이 흐른 시점에서 중간 평가를 해봤습니다.

먼저,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20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시, 그리고 전기차 부품업체 K사 등이 부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참석해 전기차 부품 생산 기지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문재인/전 대통령/2020년 2월 :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는 세계 최고의 전기차 부품생산지로 도약할 것이며, 부산형 일자리를 성공시켜 부산은 반드시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전기차 부품 산업에 오는 2031년까지 7,6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4,300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며, 연평균 1조 5천억 원 매출, 3조 원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윤일/전 부산시 일자리경제실장/2020년 2월 : "독일 완성차에 10년간 400만 대를 공급하기로 약정돼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만 성공적으로 마치면 10년간 장기 지속 가능…."]

KBS가 사업 3년 차 중간평가 격인 정부의 '연차보고서'를 입수해 사업 주력업체 K사의 실적을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일자리 창출' 현황입니다.

사업 1, 2년 차 직접 고용 근로자 수는 계획 때는 314명인데, 실제 채용은 123명.

계획 대비 누적 달성률이 33%에 불과합니다.

이번에는 '투자계획의 이행' 현황입니다.

사업 1, 2년 차 투자금액은 계획 때 2,220억 원, 실제 투자는 1,381억 원.

누적 달성률은 62%에 그쳤습니다.

제품 생산도 계획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전기차 핵심 부품 이른바, 'DU'를 생산조차 하지 못한 겁니다.

대신 DU에 들어가는 부품 중의 일부인 구동 모터(Stator+Actuator)만 5만 6천 3백여 대 생산하는 데 그쳤습니다.

[송명근/전기차 부품업체 K사 대표이사 : "저희도 사실은 DU(전기차 핵심 부품)를 납품하면 좋겠지만, DU가 마켓(시장)이 작다 보니까 그걸 완성차업체들이 내재화(자체 생산)하는 경우도 있고. 사실, 수요 물량이 줄다 보니…."]

사업 초기, 연간 10만 대 규모의 전기차 핵심 부품(DU) 양산체제를 갖출 거란 계획은, 계획이었을 뿐,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전기차 핵심 부품' 수출 전진기지 육성을 꿈꾼 '부산형 일자리' 사업.

목표 또는 계획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표를 남겼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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