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찾아요”…문자 발송 10분 만에 ‘택시기사 눈썰미’

입력 2023.10.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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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도 없이 집 밖을 나섰다가 길을 잃은 80대 노인이 실종 2시간여 만에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왔습니다. '실종 경보 문자'를 허투루 지나치지 않은 한 택시기사 덕분이었습니다.

■ "치매 앓는 시어머니가 없어졌어요"…다급한 실종 신고

지난 9일 오후 5시 50분쯤, 제주경찰청 112상황실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시어머니가 휴대전화도 없이 나가셨는데, 집에 돌아오지 않고 계세요."

실종자는 아들 부부 가족과 함께 제주시 용담동에 살던 80대 여성으로,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였습니다. 이 같은 신고를 받자마자, 제주서부경찰서 실종 수사 전담팀과 형사팀이 즉시 출동했습니다.

CCTV 분석 결과 실종된 80대 여성이 집을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은 이날 오후 5시쯤. 경찰은 인상착의를 토대로 주변을 일일이 탐문 하며 실종자 찾기에 나섰습니다.

경찰의 광범위한 탐문 수색에도 실종자의 행방은 2시간 가까이 묘연했습니다. 이미 해가 진 거리는 땅거미가 내려 어둑어둑했고, 공기도 점차 차가워졌습니다. 실종 시간이 더 길어졌다간 80세가 넘는 고령의 실종자의 건강도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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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 1시간 40여 분째, 경찰은 이날 저녁 7시 30분쯤 제주시민을 대상으로 실종 장소와 인상착의가 담긴 '실종 경보 문자'를 보냈습니다. '키 155cm, 몸무게 50kg, 분홍색 상의에 검정 바지, 운동화 차림'과 같이 실종자의 상세한 인상착의도 담았습니다.

■ "실종자를 찾습니다" 문자 발송 10분 만에 운전자 제보로 발견

같은 시각, 제주국제공항 주변을 지나고 있던 50대 남성 택시기사도 '띠링' 울리는 휴대전화 경보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10여 분 뒤, 도롯가를 홀로 걷고 있는 조그마한 체구의 할머니 한 명이 이 택시기사의 눈에 띄었습니다. 어르신의 옷차림은 '분홍색 상의와 검정 바지'로, 앞선 문자에서 봤던 실종자 정보와 똑같았습니다.

이 택시기사는 그길로 112에 전화해 "실종자로 보이는 어르신을 봤다"며 신고했고, 이날 저녁 7시 45분 경찰이 실종 여성임을 확인하며 수색 상황도 종료됐습니다. '실종 경보 문자' 발송 10여 분 만이었습니다.

치매 판정을 받거나, 치매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보건소에서 배부하는 위치 추적기인 ‘배회감지기’ 착용 모습. 제주서부경찰서 제공치매 판정을 받거나, 치매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보건소에서 배부하는 위치 추적기인 ‘배회감지기’ 착용 모습. 제주서부경찰서 제공

경찰은 80대 여성을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하고, 실종 노인을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택시기사에게는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강성복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계장은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은 실종 사고 예방을 위해 GPS 위치 추적기인 '배회감지기'를 적극적으로 신청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배회감지기는 치매 판정을 받거나 치매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관할 지역 보건소에 신청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배회감지기가 있다면 치매 환자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만일의 실종 사고에도 빠르게 위치를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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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1 07: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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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도 없이 집 밖을 나섰다가 길을 잃은 80대 노인이 실종 2시간여 만에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왔습니다. '실종 경보 문자'를 허투루 지나치지 않은 한 택시기사 덕분이었습니다.

■ "치매 앓는 시어머니가 없어졌어요"…다급한 실종 신고

지난 9일 오후 5시 50분쯤, 제주경찰청 112상황실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시어머니가 휴대전화도 없이 나가셨는데, 집에 돌아오지 않고 계세요."

실종자는 아들 부부 가족과 함께 제주시 용담동에 살던 80대 여성으로,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였습니다. 이 같은 신고를 받자마자, 제주서부경찰서 실종 수사 전담팀과 형사팀이 즉시 출동했습니다.

CCTV 분석 결과 실종된 80대 여성이 집을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은 이날 오후 5시쯤. 경찰은 인상착의를 토대로 주변을 일일이 탐문 하며 실종자 찾기에 나섰습니다.

경찰의 광범위한 탐문 수색에도 실종자의 행방은 2시간 가까이 묘연했습니다. 이미 해가 진 거리는 땅거미가 내려 어둑어둑했고, 공기도 점차 차가워졌습니다. 실종 시간이 더 길어졌다간 80세가 넘는 고령의 실종자의 건강도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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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 1시간 40여 분째, 경찰은 이날 저녁 7시 30분쯤 제주시민을 대상으로 실종 장소와 인상착의가 담긴 '실종 경보 문자'를 보냈습니다. '키 155cm, 몸무게 50kg, 분홍색 상의에 검정 바지, 운동화 차림'과 같이 실종자의 상세한 인상착의도 담았습니다.

■ "실종자를 찾습니다" 문자 발송 10분 만에 운전자 제보로 발견

같은 시각, 제주국제공항 주변을 지나고 있던 50대 남성 택시기사도 '띠링' 울리는 휴대전화 경보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10여 분 뒤, 도롯가를 홀로 걷고 있는 조그마한 체구의 할머니 한 명이 이 택시기사의 눈에 띄었습니다. 어르신의 옷차림은 '분홍색 상의와 검정 바지'로, 앞선 문자에서 봤던 실종자 정보와 똑같았습니다.

이 택시기사는 그길로 112에 전화해 "실종자로 보이는 어르신을 봤다"며 신고했고, 이날 저녁 7시 45분 경찰이 실종 여성임을 확인하며 수색 상황도 종료됐습니다. '실종 경보 문자' 발송 10여 분 만이었습니다.

치매 판정을 받거나, 치매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보건소에서 배부하는 위치 추적기인 ‘배회감지기’ 착용 모습. 제주서부경찰서 제공
경찰은 80대 여성을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하고, 실종 노인을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택시기사에게는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강성복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계장은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은 실종 사고 예방을 위해 GPS 위치 추적기인 '배회감지기'를 적극적으로 신청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배회감지기는 치매 판정을 받거나 치매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관할 지역 보건소에 신청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배회감지기가 있다면 치매 환자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만일의 실종 사고에도 빠르게 위치를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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