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감사’ 놓고 국감서 ‘충돌’…감사원장 “매끄럽지 못한 처리 있어”
입력 2023.10.13 (19:4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감사' 의결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감사위원 패싱' 논란이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여야의 전초전은 조은석 감사위원의 국감장 배석에서 시작됐습니다. 기관 소개 이후 여당의원들은 조은석 위원을 포함한 감사위원들이 나가 달라고 요구했고, 야당의원들은 조은석 감사위원이 자리를 지킨 상태에서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비어있는 법사위 국정감사장의 ‘감사원 감사위원’ 석
조은석 감사위원은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감사의 주심이었는데, 주심인 본인의 열람 확인 없이 감사결과 보고서가 공개됐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로 인해 최근까지 감사원의 내부 감찰을 받았습니다.
조 감사위원이 제기했던 감사결과 보고서 의결 과정의 절차 문제들을 토대로 전현희 전 위원장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처장을 공수처에 고발했고, 수사에 나선 공수처는 지난달 감사원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후 감사원은 내부 감찰결과를 근거로 조 감사위원을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조 감사위원이 감사결과보고서를 검토하면서, 실무 부서에 일부 내용을 고치라고 강요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가 있다는 겁니다.
감사원이 현직 감사위원을 수사 요청한 건 감사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후 조은석 위원은 오전에만 배석하되 질의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지만, 야당의원들은 국감 내내 조 감사위원의 배석과 질의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유병호 사무총장이 조 감사위원을 직격하는 발언들을 국감장에 쏟아내자 야당 의원들의 반발은 더 커졌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감사위원이 감사원장에게 회피하라고 하는 별 해괴한 소리까지 했다", "감사원 역사상 75년 만에 조은석 감사위원 같은 이런 분이 처음 들어와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감사위원의 심의권도 무한한 게 아니라 한계가 있는데 심의 중에 보고서가 많이 훼손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법사위가 피의자가 변명하는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유병호 사무총장이 이상한 사람, 해괴한 소리라는 표현까지 쓰는데 이렇게 불공평한 국감을 하려면 조은석 감사위원도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공평한게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도 "조은석 감사위원은 수사 요청받은 것에 불과하지만, 최재해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은 범죄혐의가 소명돼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서 나왔다"며 "법적으로 양쪽 신분이 다른데 같은 분량으로 항변을 줄 수 있는 시간을 줘야 공평하다"고 거들었습니다.
■야당 법사위원, "전산시스템 '열람 클릭' 없이 어떻게 통과됐나?"
야당은 또 감사결과보고서가 감사원 내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결재되는 과정에서 주심의 '열람 클릭' 없이 어떻게 결재를 통과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열람 클릭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결제 상태가 승인으로 기록돼 있다고 하는 조은석 감사위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도 "관련 규정을 보면 감사보고서 열람은 전자적인 방법으로 하게 돼 있다"며 "감사위원이 종이로만 열람한 건 현행 규정을 지킨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최재해 감사원장은 "(규정을) 지키려고 애를 썼다"고 답했습니다. 전자열람을 하지 못해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입니다.
■여당 법사위원 "조은석 감사위원이 감사 업무 방해"
여당은 감사결과에 문제를 제기해온 조은석 감사위원에게 '정파성' 이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전현희 전 위원장이 조 감사위원에게 소명자료를 보냈는데 그것을 정식으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다"며 "감사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조 위원에 대해 "전 전 위원장 감사와 관련해서 모든 절차에 사사건건 관여했다"고 지적한 뒤 "그전에도 이런 행태로 감사에 지나치게 많이 관여한 적 있나"라고 물었습니다.
조 감사위원이 감사원 내부망에 올린 입장문을 법사위원들에게 공유한 것도 문제 삼았습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승인 없이 그냥 무단으로 보낸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공무상 기밀 누설이 됐다"며 "야당 의원들이 입장문 내용으로 질의를 했기 때문에 질의 사주나 다름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감사원장 "통상적인 절차 거치지 않아.. 매끄럽지 못한 처리"
전현희 전 위원장의 고발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최재해 감사원장은 의결과정에서의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심의 의결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잘못이 다수 있었다'는 최 감사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감사원의 잘못이 무엇이냐"고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물었습니다.
이에 최 감사원장은 "주심위원이 계속 열람을 거부하는 바람에 저희들이 정상적인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행이 된 그런 부분들은 저희들이 좀 매끄럽지 못한 처리였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한편 여야는 법사위 간사 협의를 통해 오는 26일 예정된 종합감사에서는 조은석 감사위원을 포함한 감사원 감사위원들을 일반증인으로 참석시키기로 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현희 감사’ 놓고 국감서 ‘충돌’…감사원장 “매끄럽지 못한 처리 있어”
-
- 입력 2023-10-13 19:40:16
오늘(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감사' 의결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감사위원 패싱' 논란이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여야의 전초전은 조은석 감사위원의 국감장 배석에서 시작됐습니다. 기관 소개 이후 여당의원들은 조은석 위원을 포함한 감사위원들이 나가 달라고 요구했고, 야당의원들은 조은석 감사위원이 자리를 지킨 상태에서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조은석 감사위원은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감사의 주심이었는데, 주심인 본인의 열람 확인 없이 감사결과 보고서가 공개됐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로 인해 최근까지 감사원의 내부 감찰을 받았습니다.
조 감사위원이 제기했던 감사결과 보고서 의결 과정의 절차 문제들을 토대로 전현희 전 위원장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처장을 공수처에 고발했고, 수사에 나선 공수처는 지난달 감사원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후 감사원은 내부 감찰결과를 근거로 조 감사위원을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조 감사위원이 감사결과보고서를 검토하면서, 실무 부서에 일부 내용을 고치라고 강요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가 있다는 겁니다.
감사원이 현직 감사위원을 수사 요청한 건 감사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후 조은석 위원은 오전에만 배석하되 질의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지만, 야당의원들은 국감 내내 조 감사위원의 배석과 질의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유병호 사무총장이 조 감사위원을 직격하는 발언들을 국감장에 쏟아내자 야당 의원들의 반발은 더 커졌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감사위원이 감사원장에게 회피하라고 하는 별 해괴한 소리까지 했다", "감사원 역사상 75년 만에 조은석 감사위원 같은 이런 분이 처음 들어와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감사위원의 심의권도 무한한 게 아니라 한계가 있는데 심의 중에 보고서가 많이 훼손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법사위가 피의자가 변명하는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유병호 사무총장이 이상한 사람, 해괴한 소리라는 표현까지 쓰는데 이렇게 불공평한 국감을 하려면 조은석 감사위원도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공평한게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도 "조은석 감사위원은 수사 요청받은 것에 불과하지만, 최재해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은 범죄혐의가 소명돼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서 나왔다"며 "법적으로 양쪽 신분이 다른데 같은 분량으로 항변을 줄 수 있는 시간을 줘야 공평하다"고 거들었습니다.
■야당 법사위원, "전산시스템 '열람 클릭' 없이 어떻게 통과됐나?"
야당은 또 감사결과보고서가 감사원 내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결재되는 과정에서 주심의 '열람 클릭' 없이 어떻게 결재를 통과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열람 클릭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결제 상태가 승인으로 기록돼 있다고 하는 조은석 감사위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도 "관련 규정을 보면 감사보고서 열람은 전자적인 방법으로 하게 돼 있다"며 "감사위원이 종이로만 열람한 건 현행 규정을 지킨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최재해 감사원장은 "(규정을) 지키려고 애를 썼다"고 답했습니다. 전자열람을 하지 못해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입니다.
■여당 법사위원 "조은석 감사위원이 감사 업무 방해"
여당은 감사결과에 문제를 제기해온 조은석 감사위원에게 '정파성' 이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전현희 전 위원장이 조 감사위원에게 소명자료를 보냈는데 그것을 정식으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다"며 "감사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조 위원에 대해 "전 전 위원장 감사와 관련해서 모든 절차에 사사건건 관여했다"고 지적한 뒤 "그전에도 이런 행태로 감사에 지나치게 많이 관여한 적 있나"라고 물었습니다.
조 감사위원이 감사원 내부망에 올린 입장문을 법사위원들에게 공유한 것도 문제 삼았습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승인 없이 그냥 무단으로 보낸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공무상 기밀 누설이 됐다"며 "야당 의원들이 입장문 내용으로 질의를 했기 때문에 질의 사주나 다름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감사원장 "통상적인 절차 거치지 않아.. 매끄럽지 못한 처리"
전현희 전 위원장의 고발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최재해 감사원장은 의결과정에서의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심의 의결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잘못이 다수 있었다'는 최 감사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감사원의 잘못이 무엇이냐"고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물었습니다.
이에 최 감사원장은 "주심위원이 계속 열람을 거부하는 바람에 저희들이 정상적인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행이 된 그런 부분들은 저희들이 좀 매끄럽지 못한 처리였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한편 여야는 법사위 간사 협의를 통해 오는 26일 예정된 종합감사에서는 조은석 감사위원을 포함한 감사원 감사위원들을 일반증인으로 참석시키기로 했습니다.
-
-
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이슬기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