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상에 이어 전미도서상 후보에…‘K문학 주역’ 번역가 안톤 허

입력 2023.10.14 (07:12) 수정 2023.10.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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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의 소설 '저주토끼'가 이번엔 세계 최대의 출판시장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 힘은 바로 번역이었는데요.

우리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번역가 안톤 허가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김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 부커상 시상식.

최종 후보에 오른 우리 소설 '저주토끼'의 두 주역이 호명됩니다.

["정보라, 안톤 허 두 분을 무대로 모십니다. 축하드립니다."]

수상엔 이르지 못했지만, 영광스런 순간이었습니다.

그날의 주역 안톤 허가 번역가이자 최근에 낸 에세이집의 저자로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가장 먼저 강조한 건 한국문학이 처한 냉정한 현실.

[안톤 허/한국문학 번역가 : "미국이나 영국에 있는 출판사에 가가지고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대단한 작가가 있다' 그럼 그분들은 소 왓? 대단한 작가는 전 세계에 널려 있다고."]

영미권에서 한 해 출판되는 한국문학 번역서의 비중은 0.0005%.

그만큼 해외에서 한국 작품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안톤 허/한국문학 번역가 : "1년에 10권밖에 안 나오면, 우리 번역문학에는 미래가 없어요."]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영미권에 작품을 팔아보려고 직접 원고를 들고 발품 팔아가며 고군분투했던 나날들.

무명 작가였던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는 그렇게 부커상 최종 후보에 이어 올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안톤 허/한국문학 번역가 : "해외 출판사에다가 보여주면서 한국에는 이런 책이 있다, 한 번 출판 검토를 해보지 않겠느냐, 그 작업을 누가 한다고 생각하세요? 다들 출판사가 한다고 생각하죠? 한국 출판사들이. 저희가 해요. 번역가가. 저희가 해요."]

번역가를 착취하고 번역가가 고생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안톤 허 번역가.

번역가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안톤 허/한국문학 번역가 : "샘플을 번역할 돈이 필요하고, 해외 가서 출판인들 만날 수 있는 돈이 필요하고, 그게 다 돈이에요. 돈이 필요해요, 저는. 그게 제가 필요한 거예요."]

안톤 허의 땀과 눈물이 담긴 영어판 '저주토끼'의 전미도서상 수상 여부는 다음 달 15일 발표됩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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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커상에 이어 전미도서상 후보에…‘K문학 주역’ 번역가 안톤 허
    • 입력 2023-10-14 07:12:12
    • 수정2023-10-14 08: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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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의 소설 '저주토끼'가 이번엔 세계 최대의 출판시장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 힘은 바로 번역이었는데요.

우리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번역가 안톤 허가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김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 부커상 시상식.

최종 후보에 오른 우리 소설 '저주토끼'의 두 주역이 호명됩니다.

["정보라, 안톤 허 두 분을 무대로 모십니다. 축하드립니다."]

수상엔 이르지 못했지만, 영광스런 순간이었습니다.

그날의 주역 안톤 허가 번역가이자 최근에 낸 에세이집의 저자로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가장 먼저 강조한 건 한국문학이 처한 냉정한 현실.

[안톤 허/한국문학 번역가 : "미국이나 영국에 있는 출판사에 가가지고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대단한 작가가 있다' 그럼 그분들은 소 왓? 대단한 작가는 전 세계에 널려 있다고."]

영미권에서 한 해 출판되는 한국문학 번역서의 비중은 0.0005%.

그만큼 해외에서 한국 작품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안톤 허/한국문학 번역가 : "1년에 10권밖에 안 나오면, 우리 번역문학에는 미래가 없어요."]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영미권에 작품을 팔아보려고 직접 원고를 들고 발품 팔아가며 고군분투했던 나날들.

무명 작가였던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는 그렇게 부커상 최종 후보에 이어 올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안톤 허/한국문학 번역가 : "해외 출판사에다가 보여주면서 한국에는 이런 책이 있다, 한 번 출판 검토를 해보지 않겠느냐, 그 작업을 누가 한다고 생각하세요? 다들 출판사가 한다고 생각하죠? 한국 출판사들이. 저희가 해요. 번역가가. 저희가 해요."]

번역가를 착취하고 번역가가 고생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안톤 허 번역가.

번역가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안톤 허/한국문학 번역가 : "샘플을 번역할 돈이 필요하고, 해외 가서 출판인들 만날 수 있는 돈이 필요하고, 그게 다 돈이에요. 돈이 필요해요, 저는. 그게 제가 필요한 거예요."]

안톤 허의 땀과 눈물이 담긴 영어판 '저주토끼'의 전미도서상 수상 여부는 다음 달 15일 발표됩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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