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피해자가 실제 공포감 못 느껴도 스토킹 처벌 가능” 첫 판단

입력 2023.10.20 (12:22) 수정 2023.10.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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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토킹 범죄를 폭넓게 인정하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을 느꼈는지 입증 여부와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공포감을 느낄만한 행위면 스토킹으로 인정되고, 또 집 앞에서 기다리는 등 비교적 가벼운 접근이라도 반복적으로 시도해 상대가 불안을 느낀다면 처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피해자가 현실적인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관계 없이 객관적으로 그러한 감정을 일으키기 충분한 행위를 했다면 스토킹 범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오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6번 이혼한 전처 B 씨의 집에 찾아가 기다리거나 문을 두드리는 등 접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2021년 3월 B씨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는데, 이를 어기고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도 받았습니다.

재판의 쟁점은 실제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스토킹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심은 A 씨의 모든 행위가 피해자에게 실제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보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에 불복한 A 씨는 항소심에서 6번 중 4번은 실제로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볼 수 없어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2심은 객관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행위를 했다면 상대가 현실적으로 이를 느꼈는지와 관계 없이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스토킹 범죄를 '침해범'이 아닌 '위험범'으로 해석해 더 폭넓게 인정한 건데, 대법원도 이러한 2심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불안감, 공포심을 갖기 충분한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관계ㆍ지위ㆍ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변 상황 등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A 씨가 집 앞에서 기다리는 등 비교적 가벼운 수준의 접근이 있었지만 이런 행위도 반복·누적되면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감이 비약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판단, 유죄를 인정하고 A 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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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피해자가 실제 공포감 못 느껴도 스토킹 처벌 가능” 첫 판단
    • 입력 2023-10-20 12:22:02
    • 수정2023-10-20 12:39:35
    뉴스 12
[앵커]

스토킹 범죄를 폭넓게 인정하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을 느꼈는지 입증 여부와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공포감을 느낄만한 행위면 스토킹으로 인정되고, 또 집 앞에서 기다리는 등 비교적 가벼운 접근이라도 반복적으로 시도해 상대가 불안을 느낀다면 처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피해자가 현실적인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관계 없이 객관적으로 그러한 감정을 일으키기 충분한 행위를 했다면 스토킹 범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오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6번 이혼한 전처 B 씨의 집에 찾아가 기다리거나 문을 두드리는 등 접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2021년 3월 B씨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는데, 이를 어기고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도 받았습니다.

재판의 쟁점은 실제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스토킹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심은 A 씨의 모든 행위가 피해자에게 실제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보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에 불복한 A 씨는 항소심에서 6번 중 4번은 실제로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볼 수 없어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2심은 객관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행위를 했다면 상대가 현실적으로 이를 느꼈는지와 관계 없이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스토킹 범죄를 '침해범'이 아닌 '위험범'으로 해석해 더 폭넓게 인정한 건데, 대법원도 이러한 2심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불안감, 공포심을 갖기 충분한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관계ㆍ지위ㆍ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변 상황 등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A 씨가 집 앞에서 기다리는 등 비교적 가벼운 수준의 접근이 있었지만 이런 행위도 반복·누적되면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감이 비약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판단, 유죄를 인정하고 A 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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