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한달여 만에 북한 찾은 러 외무장관…푸틴 답방 논의?

입력 2023.10.20 (17: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러시아 외무부, 조선중앙통신@ 러시아 외무부,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1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만나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눴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이 북한을 찾은 건 5년여 만의 일입니다. 지난 달 13일 러시아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한 지 한 달 여 만의 만남인데,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는 어떤 논의가 오갔을까요?

■"미래지향적 북러 관계의 백년대계 구축"… "모든 합의 이행 준비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회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회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룩된 합의들을 충실히 실현해, 안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북러 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자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양측이 회담을 통해 "지역과 국제 정세에 주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며 공동의 노력으로 모든 방면에서 쌍무적 연계를 계획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을 비롯해 상호 관심사인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의견 교환과 함께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북러 관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북러가 향후 전략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조선중앙통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조선중앙통신

라브로프 장관 역시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모든 사항을 이행할 준비가 됐다는 확인을 전달하라고 요청했다"며 "관련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어제 진행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고위급) 접촉이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해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답방할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 정치 외에 경제·문화·과학 교류도…'북러 경제공동위원회' 주목

정치 분야 외에도 양측은 다양한 안건을 회담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라브로프 장관과 최선희 외무상 간의 회담에서, "경제, 문화, 선진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의 쌍무 교류와 협력 사업을 정치·외교적으로 적극 추동하기 위한 실천적 방향과 방도들을 토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좌) - 최선희 북한 외무상(우)의 회담 모습.  @조선중앙통신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좌) - 최선희 북한 외무상(우)의 회담 모습. @조선중앙통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발표에서) 언급된 '선진과학기술'은 군사 분야의 첨단 기술 교류까지 포함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김 위원장이 가장 공들이는 군사정찰위성, 핵추진 잠수함, 원자력 발전 건설 등에서의 진전이 주목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양국 장관급 최고 경제협력 협의체인 '북러 경제공동위원회'가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를 통해 지질조사나 대북 에너지 공급 등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의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임 교수는 "북러 간 경제협력은 우선 러시아의 지질조사가 선행된 뒤, 북한이 가진 광물 자원과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 기타 물품의 교환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판단한다"며 "(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북한의 고질적인 전력난, 에너지난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통신은 또 양국 외무성 사이 2024~2025년 교류계획서도 체결됐다고 전했는데, 이에 따라 양국 외교 당국 간 접촉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라브로프 '한반도 안보 협상 구축 지지' 언급… 정부 "긴장 고조 원인 호도"

이처럼 북러가 밀착을 가속화 하는데 대해, 정부는 양국 간 협상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비롯한 국제규범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며 "무기 거래 등 불법적 협력에 대해선 미·일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단호히 대처해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라브로프 장관이 '(러시아는)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어떠한 전제 조건 없는 협상 프로세스 구축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데 대해선, "한반도의 긴장 고조 원인을 호도하고, 러북간 불법적 군사협력에 집중된 국제사회의 이목을 가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의 본질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라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전제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정상회담 한달여 만에 북한 찾은 러 외무장관…푸틴 답방 논의?
    • 입력 2023-10-20 17:17:50
    심층K
@ 러시아 외무부,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1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만나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눴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이 북한을 찾은 건 5년여 만의 일입니다. 지난 달 13일 러시아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한 지 한 달 여 만의 만남인데,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는 어떤 논의가 오갔을까요?

■"미래지향적 북러 관계의 백년대계 구축"… "모든 합의 이행 준비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회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룩된 합의들을 충실히 실현해, 안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북러 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자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양측이 회담을 통해 "지역과 국제 정세에 주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며 공동의 노력으로 모든 방면에서 쌍무적 연계를 계획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을 비롯해 상호 관심사인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의견 교환과 함께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북러 관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북러가 향후 전략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조선중앙통신
라브로프 장관 역시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모든 사항을 이행할 준비가 됐다는 확인을 전달하라고 요청했다"며 "관련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어제 진행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고위급) 접촉이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해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답방할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 정치 외에 경제·문화·과학 교류도…'북러 경제공동위원회' 주목

정치 분야 외에도 양측은 다양한 안건을 회담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라브로프 장관과 최선희 외무상 간의 회담에서, "경제, 문화, 선진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의 쌍무 교류와 협력 사업을 정치·외교적으로 적극 추동하기 위한 실천적 방향과 방도들을 토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좌) - 최선희 북한 외무상(우)의 회담 모습.  @조선중앙통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발표에서) 언급된 '선진과학기술'은 군사 분야의 첨단 기술 교류까지 포함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김 위원장이 가장 공들이는 군사정찰위성, 핵추진 잠수함, 원자력 발전 건설 등에서의 진전이 주목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양국 장관급 최고 경제협력 협의체인 '북러 경제공동위원회'가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를 통해 지질조사나 대북 에너지 공급 등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의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임 교수는 "북러 간 경제협력은 우선 러시아의 지질조사가 선행된 뒤, 북한이 가진 광물 자원과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 기타 물품의 교환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판단한다"며 "(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북한의 고질적인 전력난, 에너지난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통신은 또 양국 외무성 사이 2024~2025년 교류계획서도 체결됐다고 전했는데, 이에 따라 양국 외교 당국 간 접촉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라브로프 '한반도 안보 협상 구축 지지' 언급… 정부 "긴장 고조 원인 호도"

이처럼 북러가 밀착을 가속화 하는데 대해, 정부는 양국 간 협상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비롯한 국제규범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며 "무기 거래 등 불법적 협력에 대해선 미·일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단호히 대처해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라브로프 장관이 '(러시아는)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어떠한 전제 조건 없는 협상 프로세스 구축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데 대해선, "한반도의 긴장 고조 원인을 호도하고, 러북간 불법적 군사협력에 집중된 국제사회의 이목을 가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의 본질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라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전제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