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능 요원은 병역 회피용?

입력 2005.09.27 (22:1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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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역 의무를 대체하기 위한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일부에서 병역 회피용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업체는 돈을 받은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지난 99년 병역특례 산업체로 선정된 모 벤처기업이 있어야 할 곳이지만 이 업체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랩니다.

<녹취> 건물 관리인 : "410호가 아닌데요, 없는데요, 그런 업체가. 옛날에 있었는데요 2천4년 1월에..."

이 업체는 지난 2001년 매출액이 2,000만 원 가량으로 거의 폐업상태였지만 넉 달 전인 지난 5월까지도 산업기능요원들이 복무했습니다.

특히 이 업체에 복무했던 산업기능요원들 가운데는 전직 고위 공무원과 대기업 간부의 자제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들은 복무하는 동안 기술교류나 기술이전 등의 명분으로 반년 가까이 해외에 머물다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기술 교류의 결과물과 같은 해외 출장의 근거 서류는 전혀 없습니다.

<녹취> 병역특례 산업체 관계자 : (결과물을 제시해주실 수 있습니까?) "결과물은 제시가 안 되고요. 그 당시 시기 상조였기 때문에 (기술)도입을 못한거죠."

심지어 병역특례자들의 부모들이 이 업체 대표의 예금통장으로 수백만 원씩을 입금한 사실도 경찰에 포착됐습니다.

병역특례자들이 업체에 돈을 주고 출장을 가장해 해외에 체류했던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병무청은 지난해 이에 대한 신고를 받고 감사를 벌였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이들 병역특례자들이 해외 체류 목적에 맞게 해외근무를 했는지도 전혀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병무청 관계자 : "저희한테 (결과물을)제출할 의무는 없습니다. 병무청에 그런 서류를 내라는 절차 자체가 없거든요."

산업기능요원들의 해외복무 관리가 엉망이라는 얘깁니다.

경찰은, 또 다른 병역특례 산업체 4곳도 복무자들의 병역 회피를 눈감아주고 회사 운영자금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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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 기능 요원은 병역 회피용?
    • 입력 2005-09-27 21:05:13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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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역 의무를 대체하기 위한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일부에서 병역 회피용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업체는 돈을 받은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지난 99년 병역특례 산업체로 선정된 모 벤처기업이 있어야 할 곳이지만 이 업체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랩니다. <녹취> 건물 관리인 : "410호가 아닌데요, 없는데요, 그런 업체가. 옛날에 있었는데요 2천4년 1월에..." 이 업체는 지난 2001년 매출액이 2,000만 원 가량으로 거의 폐업상태였지만 넉 달 전인 지난 5월까지도 산업기능요원들이 복무했습니다. 특히 이 업체에 복무했던 산업기능요원들 가운데는 전직 고위 공무원과 대기업 간부의 자제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들은 복무하는 동안 기술교류나 기술이전 등의 명분으로 반년 가까이 해외에 머물다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기술 교류의 결과물과 같은 해외 출장의 근거 서류는 전혀 없습니다. <녹취> 병역특례 산업체 관계자 : (결과물을 제시해주실 수 있습니까?) "결과물은 제시가 안 되고요. 그 당시 시기 상조였기 때문에 (기술)도입을 못한거죠." 심지어 병역특례자들의 부모들이 이 업체 대표의 예금통장으로 수백만 원씩을 입금한 사실도 경찰에 포착됐습니다. 병역특례자들이 업체에 돈을 주고 출장을 가장해 해외에 체류했던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병무청은 지난해 이에 대한 신고를 받고 감사를 벌였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이들 병역특례자들이 해외 체류 목적에 맞게 해외근무를 했는지도 전혀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병무청 관계자 : "저희한테 (결과물을)제출할 의무는 없습니다. 병무청에 그런 서류를 내라는 절차 자체가 없거든요." 산업기능요원들의 해외복무 관리가 엉망이라는 얘깁니다. 경찰은, 또 다른 병역특례 산업체 4곳도 복무자들의 병역 회피를 눈감아주고 회사 운영자금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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