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도중 드러난 90년 전 ‘이곳’…전시공간으로 재탄생

입력 2023.10.24 (14:15) 수정 2023.10.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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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암공원과 서울시교육청 사잇길을 따라 언덕과 계단을 꽤 올라오면 '기상청 옛 터'라는 표지석이 맞이해주는 이 곳, 서울시 종로구 송월동에 위치한 기상청 국립기상박물관입니다.

90여년 전, 경성측후소라는 이름으로 서울에서 근대적 기상 및 지진 관측이 이루어졌던 곳인데요. 국립기상박물관의 개관 3주년을 맞이해 경성측후소 당시의 지진계실이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국립기상박물관은 당시 지진계실이 있던 자리를 상설전시실로 새롭게 단장해 10월 31일(화)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합니다.

■ 날씨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 국립기상박물관


현재 국립기상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는 이 곳은 1932년 경성측후소가 신축 이전하며 설립된 곳입니다.

우리나라의 근대적인 기상 관측업무가 시작된 곳으로, 1933년 1월 1일부터 공식 관측을 개시해 현재까지 서울의 대표 관측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기상관측소가 건물 1층을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매 정시마다 관측자가 관측을 위해 하늘을 살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관측된 값은 서울을 대표하는 값으로 사용됩니다.


'서울기상관측소 역사기후 자료집'을 보면 대한제국 시절인 1907년 경성 동서 연화방의 대한의원 부지 안에서 경성측후지소로 업무를 시작, 이후 1908년 경성측후소로 개정된 뒤 1913년 종로구 낙원동 이전을 거쳐 1932년 현재의 위치인 종로구 송월동 1번지로 신축 이전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는 이곳에 국립중앙관상대가 위치했고, 중앙관상대, 중앙기상대라는 명칭 변경을 거쳐 기상청으로 승격해 1998년 기상청의 청사 신축 이전 전까지 50년 간 기상청 건물로 사용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날씨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으로, '기상청 옛 터'라는 표지석이 이 곳의 역사적인 가치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곳은 건축물로서도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 서울기상관측소,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국립기상박물관과 서울기상관측소가 위치한 본관국립기상박물관과 서울기상관측소가 위치한 본관

이 곳은 1932년 경성측후소 청사로 신축되었던 본관과 1939년 동쪽에 2층 짜리 건물이 증축되며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와 벽돌조가 혼합된 본관 건물은 원통형 옥탑 구조물과 곳곳에 드러나는 곡선 구조, 반원형 창틀 등 근대 모더니즘의 건축 양식을 띈 고풍스럽고 단아한 건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4년, 기상 관측과 기록의 연속성과 함께 건축학적 의미를 인정받아 서울기상관측소 본관 건물과 우량계실, 계절관측의 표준이 되는 단풍나무와 벚나무 등 식재지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기상관측소 본관은 원통형 매스를 중심으로 주변에 단순 입방체가 결합되어 전체적으로 기하학적, 추상적 형태와 공간을 강조하였고, 원통형 옥탑 구조물, 곡면의 현관과 캐노피, 상층부 돌림띠의 요철장식 등 근대 모더니즘 건축 기법을 나타내고 있다.

“노장(露場)”이라 불리는 우량계측실과 계절적인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식재된 단풍나무, 벚나무 등 기상관측을 위한 부속시설도 잘 남아 있다.

경기도립경성측후소 청사로 건립된 후 현재까지 기상관측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등 우리나라 기상관측의 역사를 증명하는 장소로 가치가 있다.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또, 서울기상관측소는 2017년 세계기상기구 WMO로부터 부산관측소와 함께 '100년 관측소'로 선정됐습니다.

WMO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의 장기변동을 관측하고,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 세계 회원국의 관측소 중에서 '100년 관측소'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근현대 기상 역사의 중심지인 서울기상관측소에 2020년 국립기상박물관이 설립되었고, 현재 박물관과 관측소가 함께 사용하는 건물이 되었습니다.

■ 바닥 공사 도중 드러난 지진계실, 전시 공간으로

이 곳의 지진계실은 지난 2020년 국립기상박물관의 바닥 공사 도중 드러났습니다. 당시 화장실이 있었던 자리가 '옛 지진계실 터'였고, 화장실 바닥 아래 묻혀 있었던 겁니다.

서울기상관측소 기록화 조사 보고서서울기상관측소 기록화 조사 보고서

'서울기상관측소 기록화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공사 시 기존 지진계실로 사용되던 남자화장실 부분에서는 바닥을 철거하자 지진계 받침 부분과 기존 벽체의 조적식 줄기초 부분이 확인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진계실은 당시 지진계 등 관측장비가 놓여있던 곳으로, 서울에서 지진 관측이 본격화된 역사의 현장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경성측후소는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기 전인 1928년, 종로구 낙원동에서 서울 최초의 지진 관측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낙원동은 한양의 도심으로 지대는 낮고, 인구 밀도는 높았습니다. 이와 같은 특성 상 민감한 지진 관측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1932년, 한양 도성에서 가장 높고 바위 위에 위치해 안정된 지반을 갖춘 종로구 송월동으로 관측 장소가 이전됐습니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지진계대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지진계대

전시 예정인 지진계실은 지진계 운영 당시의 모습을 복원하기보다는 발견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붉은 벽돌 위에 단단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지진계대가 놓여져 있고, 그 위에 설치되었던 지진계는 복제품의 형태로 지진계실 외부에 전시됩니다.

좌 : 오모리지진계, 우 : 비헤르트지진계좌 : 오모리지진계, 우 : 비헤르트지진계

당시 설치되었던 지진계입니다. '비헤르트지진계'와 '오모리지진계' 두 종류인데요. 각각 독일과 일본의 지진계 발명가 이름을 딴 것입니다.

오모리지진계는 비헤르트지진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휴대형 지진계로 발명되었기 때문인데요. 두 지진계는 모두 근거리와 원거리 지진에 공통적으로 반응했지만 규모가 작은 지진까지 관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두 지진계는 이 곳에서 1933년 1월 1일부터 약 10년 동안 서울의 지진 관측 업무를 수행해왔습니다. 그러나 광복과 6·25 전쟁 등 사회적 격동기를 거치며 관측이 중단되고, 시설이 파괴되었습니다.

청우계대와 뒤쪽에 위치한 환기구청우계대와 뒤쪽에 위치한 환기구

지진계대 옆에는 기압을 측정하는 청우계가 있던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청우계는 날씨를 관측하는 용도로 쓰인 기압계를 말합니다.
청우계가 올려져 있었던 청우계대의 뒤로는 환기구가 뚫려 있는데, 이 환기구와 관련해 흥미로운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외부의 빛이나 바람 등으로부터 전시물을 보호하기 위해 막아 놓았지만, 당시 시시각각 바뀌는 기압을 실내의 수은기압계로 정확하게 관측하기 위해 건물 곳곳에 구멍을 뚫었던 흔적이라는 겁니다.

"과거에는 수은 기압계로 실내에서 관측을 했어요. 실내가 밀폐되면 기압 측정에 영향이 있잖아요? 그래서 실내외 공기의 흐름을 원할하게 하기 위한 장치로 사방에 환기구를 뚫어 실내에서 기압을 관측했어요."

- 서울기상관측소 김용범 기상사무관

실내에서 기압을 관측하기 위해 창문 아래마다 뚫려있는 환기구실내에서 기압을 관측하기 위해 창문 아래마다 뚫려있는 환기구

치밀하게 계산된 흔적은 건물의 밖에서도 드러납니다. 1층 뿐 아니라 2층에도 창문 아래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기상 관측을 위한 당시의 기술과 노력이 드러나는 부분인데, 단점도 있다고 합니다.

"이 벽 두께가 엄청나요. 그래서 단열만 잘 하면 효과가 좋은데, 아까 말한대로 저기 환기구가 뚫려 있어서 여기 직원들이 겨울에 되게 추워요. 바람이 그냥 송송송 들어와가지고."

기록지에 감광액을 도포하는 작업이 이뤄졌던 암실의 흔적기록지에 감광액을 도포하는 작업이 이뤄졌던 암실의 흔적

지진계실 구석에는 일조량 관측을 위해 기록지에 감광액을 도포하는 작업이 이뤄졌던 암실의 흔적도 남아있었습니다.
국립기상박물관은 고풍스러운 본관 건축물과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조망, 단풍이 들기를 기다리는 관측목 등 전시 관람 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방문한 전시실에서는 90년 전 지진계실의 공간 구성과 당시 사용했던 지진관측장비를 현장감 있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는 특별전시해설과 유물 수집 안내서 등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됩니다.

또, 조선시대의 측우기와 측우대 등 국보 두 점과 보물 한 점을 포함한 80여 점의 기상유물도 함께 전시 중입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전시해설은 사전예약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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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도중 드러난 90년 전 ‘이곳’…전시공간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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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10-24 15:29:16
    심층K

월암공원과 서울시교육청 사잇길을 따라 언덕과 계단을 꽤 올라오면 '기상청 옛 터'라는 표지석이 맞이해주는 이 곳, 서울시 종로구 송월동에 위치한 기상청 국립기상박물관입니다.

90여년 전, 경성측후소라는 이름으로 서울에서 근대적 기상 및 지진 관측이 이루어졌던 곳인데요. 국립기상박물관의 개관 3주년을 맞이해 경성측후소 당시의 지진계실이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국립기상박물관은 당시 지진계실이 있던 자리를 상설전시실로 새롭게 단장해 10월 31일(화)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합니다.

■ 날씨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 국립기상박물관


현재 국립기상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는 이 곳은 1932년 경성측후소가 신축 이전하며 설립된 곳입니다.

우리나라의 근대적인 기상 관측업무가 시작된 곳으로, 1933년 1월 1일부터 공식 관측을 개시해 현재까지 서울의 대표 관측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기상관측소가 건물 1층을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매 정시마다 관측자가 관측을 위해 하늘을 살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관측된 값은 서울을 대표하는 값으로 사용됩니다.


'서울기상관측소 역사기후 자료집'을 보면 대한제국 시절인 1907년 경성 동서 연화방의 대한의원 부지 안에서 경성측후지소로 업무를 시작, 이후 1908년 경성측후소로 개정된 뒤 1913년 종로구 낙원동 이전을 거쳐 1932년 현재의 위치인 종로구 송월동 1번지로 신축 이전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는 이곳에 국립중앙관상대가 위치했고, 중앙관상대, 중앙기상대라는 명칭 변경을 거쳐 기상청으로 승격해 1998년 기상청의 청사 신축 이전 전까지 50년 간 기상청 건물로 사용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날씨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으로, '기상청 옛 터'라는 표지석이 이 곳의 역사적인 가치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곳은 건축물로서도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 서울기상관측소,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국립기상박물관과 서울기상관측소가 위치한 본관
이 곳은 1932년 경성측후소 청사로 신축되었던 본관과 1939년 동쪽에 2층 짜리 건물이 증축되며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와 벽돌조가 혼합된 본관 건물은 원통형 옥탑 구조물과 곳곳에 드러나는 곡선 구조, 반원형 창틀 등 근대 모더니즘의 건축 양식을 띈 고풍스럽고 단아한 건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4년, 기상 관측과 기록의 연속성과 함께 건축학적 의미를 인정받아 서울기상관측소 본관 건물과 우량계실, 계절관측의 표준이 되는 단풍나무와 벚나무 등 식재지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기상관측소 본관은 원통형 매스를 중심으로 주변에 단순 입방체가 결합되어 전체적으로 기하학적, 추상적 형태와 공간을 강조하였고, 원통형 옥탑 구조물, 곡면의 현관과 캐노피, 상층부 돌림띠의 요철장식 등 근대 모더니즘 건축 기법을 나타내고 있다.

“노장(露場)”이라 불리는 우량계측실과 계절적인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식재된 단풍나무, 벚나무 등 기상관측을 위한 부속시설도 잘 남아 있다.

경기도립경성측후소 청사로 건립된 후 현재까지 기상관측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등 우리나라 기상관측의 역사를 증명하는 장소로 가치가 있다.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또, 서울기상관측소는 2017년 세계기상기구 WMO로부터 부산관측소와 함께 '100년 관측소'로 선정됐습니다.

WMO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의 장기변동을 관측하고,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 세계 회원국의 관측소 중에서 '100년 관측소'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근현대 기상 역사의 중심지인 서울기상관측소에 2020년 국립기상박물관이 설립되었고, 현재 박물관과 관측소가 함께 사용하는 건물이 되었습니다.

■ 바닥 공사 도중 드러난 지진계실, 전시 공간으로

이 곳의 지진계실은 지난 2020년 국립기상박물관의 바닥 공사 도중 드러났습니다. 당시 화장실이 있었던 자리가 '옛 지진계실 터'였고, 화장실 바닥 아래 묻혀 있었던 겁니다.

서울기상관측소 기록화 조사 보고서
'서울기상관측소 기록화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공사 시 기존 지진계실로 사용되던 남자화장실 부분에서는 바닥을 철거하자 지진계 받침 부분과 기존 벽체의 조적식 줄기초 부분이 확인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진계실은 당시 지진계 등 관측장비가 놓여있던 곳으로, 서울에서 지진 관측이 본격화된 역사의 현장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경성측후소는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기 전인 1928년, 종로구 낙원동에서 서울 최초의 지진 관측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낙원동은 한양의 도심으로 지대는 낮고, 인구 밀도는 높았습니다. 이와 같은 특성 상 민감한 지진 관측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1932년, 한양 도성에서 가장 높고 바위 위에 위치해 안정된 지반을 갖춘 종로구 송월동으로 관측 장소가 이전됐습니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지진계대
전시 예정인 지진계실은 지진계 운영 당시의 모습을 복원하기보다는 발견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붉은 벽돌 위에 단단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지진계대가 놓여져 있고, 그 위에 설치되었던 지진계는 복제품의 형태로 지진계실 외부에 전시됩니다.

좌 : 오모리지진계, 우 : 비헤르트지진계
당시 설치되었던 지진계입니다. '비헤르트지진계'와 '오모리지진계' 두 종류인데요. 각각 독일과 일본의 지진계 발명가 이름을 딴 것입니다.

오모리지진계는 비헤르트지진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휴대형 지진계로 발명되었기 때문인데요. 두 지진계는 모두 근거리와 원거리 지진에 공통적으로 반응했지만 규모가 작은 지진까지 관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두 지진계는 이 곳에서 1933년 1월 1일부터 약 10년 동안 서울의 지진 관측 업무를 수행해왔습니다. 그러나 광복과 6·25 전쟁 등 사회적 격동기를 거치며 관측이 중단되고, 시설이 파괴되었습니다.

청우계대와 뒤쪽에 위치한 환기구
지진계대 옆에는 기압을 측정하는 청우계가 있던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청우계는 날씨를 관측하는 용도로 쓰인 기압계를 말합니다.
청우계가 올려져 있었던 청우계대의 뒤로는 환기구가 뚫려 있는데, 이 환기구와 관련해 흥미로운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외부의 빛이나 바람 등으로부터 전시물을 보호하기 위해 막아 놓았지만, 당시 시시각각 바뀌는 기압을 실내의 수은기압계로 정확하게 관측하기 위해 건물 곳곳에 구멍을 뚫었던 흔적이라는 겁니다.

"과거에는 수은 기압계로 실내에서 관측을 했어요. 실내가 밀폐되면 기압 측정에 영향이 있잖아요? 그래서 실내외 공기의 흐름을 원할하게 하기 위한 장치로 사방에 환기구를 뚫어 실내에서 기압을 관측했어요."

- 서울기상관측소 김용범 기상사무관

실내에서 기압을 관측하기 위해 창문 아래마다 뚫려있는 환기구
치밀하게 계산된 흔적은 건물의 밖에서도 드러납니다. 1층 뿐 아니라 2층에도 창문 아래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기상 관측을 위한 당시의 기술과 노력이 드러나는 부분인데, 단점도 있다고 합니다.

"이 벽 두께가 엄청나요. 그래서 단열만 잘 하면 효과가 좋은데, 아까 말한대로 저기 환기구가 뚫려 있어서 여기 직원들이 겨울에 되게 추워요. 바람이 그냥 송송송 들어와가지고."

기록지에 감광액을 도포하는 작업이 이뤄졌던 암실의 흔적
지진계실 구석에는 일조량 관측을 위해 기록지에 감광액을 도포하는 작업이 이뤄졌던 암실의 흔적도 남아있었습니다.
국립기상박물관은 고풍스러운 본관 건축물과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조망, 단풍이 들기를 기다리는 관측목 등 전시 관람 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방문한 전시실에서는 90년 전 지진계실의 공간 구성과 당시 사용했던 지진관측장비를 현장감 있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는 특별전시해설과 유물 수집 안내서 등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됩니다.

또, 조선시대의 측우기와 측우대 등 국보 두 점과 보물 한 점을 포함한 80여 점의 기상유물도 함께 전시 중입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전시해설은 사전예약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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