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신고·목격자에게 들은 속초 해상 귀순 이야기

입력 2023.10.24 (14:28) 수정 2023.10.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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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강원도 속초시 인근 해상에서 북한에서 배를 타고 내려온 4명이 귀순 의사를 밝혀 군과 해경이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귀순자들에 대한 정부 관계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강원도 속초시에서 KBS 취재진이 북한 어선 신고자를 인터뷰를 하고 있다.(촬영기자 : 박영웅)강원도 속초시에서 KBS 취재진이 북한 어선 신고자를 인터뷰를 하고 있다.(촬영기자 : 박영웅)

KBS가 북한에서 내려온 신원 미상의 인물들을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목격한 사람들을 인터뷰했습니다.

목격담을 통해 당시 상황을 구성해보겠습니다.

■ 오늘 새벽 거무칙칙한 목선 발견... 길이 5~6미터 추정

강원 속초 앞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남진우 씨는 오늘 새벽 6시 반쯤 그물을 걷어 올리던 중 수상한 배 한 척을 발견합니다.

빙빙 도는 배 한 척이 레이더에는 인식되지 않아, 정확한 확인을 위해 8백여 미터까지 자신의 배를 가까이 붙였다고 합니다.

육안으로 본 수상한 선박은 길이 5~6미터로 추정되는 소형 목선이었습니다.

배 색깔은 거무칙칙했는데, 우리 어선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이후 40분 정도 지켜본 뒤 북한 어선이라는 의심이 들어 수협중앙회 속초 어선안전조업국에 즉시 신고했습니다.

KBS 취재진이 강원도 속초에서 탈북민을 만난 사람을 인터뷰하고 있다.(촬영기자 : 박영웅)KBS 취재진이 강원도 속초에서 탈북민을 만난 사람을 인터뷰하고 있다.(촬영기자 : 박영웅)

■ 북한 주민 직접 만난 어민, " 구두 신고, 깨끗한 운동화 신어"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자망어선 어민 임재길 씨는 이 탈북민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수상한 배가 속도를 내지 못하길래 가까이 가보니, 선상에서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임 씨는 배에 탄 해당 남성이 키 160CM 정도에 20~30대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여성 한 명은 20~30대, 다른 한 명은 40~50대로 추정됐습니다.

청년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깨끗한 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중년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검은 구두를 신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속초 해상 귀순자를 만난 임재길 씨(촬영기자 : 박영웅)속초 해상 귀순자를 만난 임재길 씨(촬영기자 : 박영웅)

임 씨는 이들이 어민은 아니고 민간인, 탈북민이라고 직감했습니다.

북한 남성은 자기 배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임 씨에게 "여기가 어디냐"라고 물었습니다. 임 씨는 "여기는 강원도 속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때 갑자기 남성이 목선을 임 씨의 배 쪽으로 붙이더니 줄을 던져 매달았습니다. 그러고는 임 씨 배 위로 건너왔다고 합니다.

임 씨는 "이념을 떠나서 조난당한 사람을 구해야 했기에 무섭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임 씨는 남성에게 생수 한 병과 한국 담배 한 갑을 줬습니다.

북에서 왔냐고 물었지만 남성은 답이 없었습니다. 재차 묻자 남성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남성은 다시 자기 배로 가서 엔진을 껐고, 이후 출동한 해경 등에 의해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최초 신고와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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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신고·목격자에게 들은 속초 해상 귀순 이야기
    • 입력 2023-10-24 14:28:56
    • 수정2023-10-24 16: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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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강원도 속초시 인근 해상에서 북한에서 배를 타고 내려온 4명이 귀순 의사를 밝혀 군과 해경이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귀순자들에 대한 정부 관계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강원도 속초시에서 KBS 취재진이 북한 어선 신고자를 인터뷰를 하고 있다.(촬영기자 : 박영웅)
KBS가 북한에서 내려온 신원 미상의 인물들을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목격한 사람들을 인터뷰했습니다.

목격담을 통해 당시 상황을 구성해보겠습니다.

■ 오늘 새벽 거무칙칙한 목선 발견... 길이 5~6미터 추정

강원 속초 앞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남진우 씨는 오늘 새벽 6시 반쯤 그물을 걷어 올리던 중 수상한 배 한 척을 발견합니다.

빙빙 도는 배 한 척이 레이더에는 인식되지 않아, 정확한 확인을 위해 8백여 미터까지 자신의 배를 가까이 붙였다고 합니다.

육안으로 본 수상한 선박은 길이 5~6미터로 추정되는 소형 목선이었습니다.

배 색깔은 거무칙칙했는데, 우리 어선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이후 40분 정도 지켜본 뒤 북한 어선이라는 의심이 들어 수협중앙회 속초 어선안전조업국에 즉시 신고했습니다.

KBS 취재진이 강원도 속초에서 탈북민을 만난 사람을 인터뷰하고 있다.(촬영기자 : 박영웅)
■ 북한 주민 직접 만난 어민, " 구두 신고, 깨끗한 운동화 신어"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자망어선 어민 임재길 씨는 이 탈북민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수상한 배가 속도를 내지 못하길래 가까이 가보니, 선상에서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임 씨는 배에 탄 해당 남성이 키 160CM 정도에 20~30대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여성 한 명은 20~30대, 다른 한 명은 40~50대로 추정됐습니다.

청년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깨끗한 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중년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검은 구두를 신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속초 해상 귀순자를 만난 임재길 씨(촬영기자 : 박영웅)
임 씨는 이들이 어민은 아니고 민간인, 탈북민이라고 직감했습니다.

북한 남성은 자기 배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임 씨에게 "여기가 어디냐"라고 물었습니다. 임 씨는 "여기는 강원도 속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때 갑자기 남성이 목선을 임 씨의 배 쪽으로 붙이더니 줄을 던져 매달았습니다. 그러고는 임 씨 배 위로 건너왔다고 합니다.

임 씨는 "이념을 떠나서 조난당한 사람을 구해야 했기에 무섭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임 씨는 남성에게 생수 한 병과 한국 담배 한 갑을 줬습니다.

북에서 왔냐고 물었지만 남성은 답이 없었습니다. 재차 묻자 남성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남성은 다시 자기 배로 가서 엔진을 껐고, 이후 출동한 해경 등에 의해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최초 신고와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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