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만 4번째 ‘수상한 선적’…북러 무기 거래 현장 들여다보니

입력 2023.10.24 (15:18) 수정 2023.10.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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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위성 사진으로 베일에 싸인 북한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랩스의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활용하는데, 지상의 가로 세로 0.5 미터 크기 물체의 식별이 가능한, 기본적인 군용 정찰위성 수준입니다. 대상 선정과 분석 작업은 전문가 자문단을 꾸려 연중 함께 합니다. 이번 순서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목된 장소, 북한 나진항의 상황을 들여다봅니다.

자료: 미국 백악관자료: 미국 백악관

■ 미국이 지목한 북러 무기 거래 장소 '나진항' 들여다보니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보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며, 10월 7일과 8일 북한 나진항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길이 6미터의 컨테이너 약 300개가 부두에 쌓여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도 안 돼 3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러시아 선박이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두나이항에 정박했습니다.

이렇게 선박과 열차 등을 이용해 북한의 군사 장비와 탄약이 러시아로 건너갔다는 건데, 몇 주 사이 전달된 것만 컨테이너 천 개 이상 분량이라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 나진항의 상황은 어땠는지 위성을 통해 들여다봤습니다.

KBS 취재 결과, 미국의 발표 시점 이후에도 최소 4차례 이상 비슷한 패턴의 선적과 출항이 이어졌습니다.


■ 이달 들어 최소 4번째 '수상한 선적과 출항'…미국이 공개한 패턴과 유사

10월 7일 나진항의 3개 부두 중 북한 전용 부두의 모습입니다. 125미터 길이의 화물선에 컨테이너 300개를 싣고 있는 모습인데, 미국이 공개한 바로 그 장면입니다.

8일에 모든 컨테이너가 사라졌지만, 9일부터 다시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하더니 11일 비슷한 선박에 또 약 300개의 컨테이너가 선적됐습니다. 12일에는 컨테이너를 모두 채운 선박이 출항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13일부터 부두에 다시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며칠간은 날씨 때문에 위성사진이 찍히지 않았는데, 16일 위성 사진에선 부두가 텅 비어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한 번의 선박 출항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16일 부두가 비워지자마자 다시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16일부터 쌓인 컨테이너는 17일에 또 모습을 감췄습니다. 이 또한 선박이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출항했음을 추정케 합니다.


19일 또다시 컨테이너는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약 300개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또 125미터 길이의 선박이 같은 곳에 정박했습니다.


20일 오전 11시쯤엔 컨테이너가 모두 선박으로 실어졌습니다. 그리고 오후 3시쯤 선박은 부두를 떠났습니다.


10월 21일, 출항 하루가 지나지 않아 열차에 실려 온 컨테이너가 또다시 부두에 쌓였습니다.


22일엔 크레인으로 컨테이너 배열을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23일 오후 2시쯤엔 또다시 125미터 짜리 선박이 부두에 정박했습니다. 부두에 쌓인 컨테이너는 역시 300여 개로 추정됩니다.


■ 미국 발표 이후 오히려 분주해져…'소문'이라더니 대놓고 거래?

미국의 발표 이후에도 이달에만 최소 4번 이상 컨테이너를 300개씩 실어나른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옮겨진 컨테이너는 1,200개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미국이 10월 8일까지 컨테이너 천 개 이상이 건너갔다고 주장했는데, 모두 그 2배가 넘습니다.

미국의 발표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는 미국의 주장일 뿐이고 소문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물론 위성 사진만 가지고 이 선적과 출항이 모두 무기 거래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이 지목한 곳에서 비슷한 패턴으로 활발하게 선적과 출항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은 "나진항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나진 하산 프로젝트가 중단된 이후 별다른 활동이나 움직임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화물 선적과 출항이 빈번해졌다"며 "백악관 발표대로 군수물자를 싣는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러 정상회담 전에 이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군수공장 방문을 통해서 대량 생산 체계를 최종적으로 확인을 했고, 이때 시작을 해서 현재 계속적으로 안정적인 대러시아 무기 공급을 본격화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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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10-24 15: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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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위성 사진으로 베일에 싸인 북한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랩스의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활용하는데, 지상의 가로 세로 0.5 미터 크기 물체의 식별이 가능한, 기본적인 군용 정찰위성 수준입니다. 대상 선정과 분석 작업은 전문가 자문단을 꾸려 연중 함께 합니다. 이번 순서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목된 장소, 북한 나진항의 상황을 들여다봅니다.

자료: 미국 백악관
■ 미국이 지목한 북러 무기 거래 장소 '나진항' 들여다보니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보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며, 10월 7일과 8일 북한 나진항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길이 6미터의 컨테이너 약 300개가 부두에 쌓여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도 안 돼 3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러시아 선박이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두나이항에 정박했습니다.

이렇게 선박과 열차 등을 이용해 북한의 군사 장비와 탄약이 러시아로 건너갔다는 건데, 몇 주 사이 전달된 것만 컨테이너 천 개 이상 분량이라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 나진항의 상황은 어땠는지 위성을 통해 들여다봤습니다.

KBS 취재 결과, 미국의 발표 시점 이후에도 최소 4차례 이상 비슷한 패턴의 선적과 출항이 이어졌습니다.


■ 이달 들어 최소 4번째 '수상한 선적과 출항'…미국이 공개한 패턴과 유사

10월 7일 나진항의 3개 부두 중 북한 전용 부두의 모습입니다. 125미터 길이의 화물선에 컨테이너 300개를 싣고 있는 모습인데, 미국이 공개한 바로 그 장면입니다.

8일에 모든 컨테이너가 사라졌지만, 9일부터 다시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하더니 11일 비슷한 선박에 또 약 300개의 컨테이너가 선적됐습니다. 12일에는 컨테이너를 모두 채운 선박이 출항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13일부터 부두에 다시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며칠간은 날씨 때문에 위성사진이 찍히지 않았는데, 16일 위성 사진에선 부두가 텅 비어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한 번의 선박 출항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16일 부두가 비워지자마자 다시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16일부터 쌓인 컨테이너는 17일에 또 모습을 감췄습니다. 이 또한 선박이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출항했음을 추정케 합니다.


19일 또다시 컨테이너는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약 300개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또 125미터 길이의 선박이 같은 곳에 정박했습니다.


20일 오전 11시쯤엔 컨테이너가 모두 선박으로 실어졌습니다. 그리고 오후 3시쯤 선박은 부두를 떠났습니다.


10월 21일, 출항 하루가 지나지 않아 열차에 실려 온 컨테이너가 또다시 부두에 쌓였습니다.


22일엔 크레인으로 컨테이너 배열을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23일 오후 2시쯤엔 또다시 125미터 짜리 선박이 부두에 정박했습니다. 부두에 쌓인 컨테이너는 역시 300여 개로 추정됩니다.


■ 미국 발표 이후 오히려 분주해져…'소문'이라더니 대놓고 거래?

미국의 발표 이후에도 이달에만 최소 4번 이상 컨테이너를 300개씩 실어나른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옮겨진 컨테이너는 1,200개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미국이 10월 8일까지 컨테이너 천 개 이상이 건너갔다고 주장했는데, 모두 그 2배가 넘습니다.

미국의 발표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는 미국의 주장일 뿐이고 소문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물론 위성 사진만 가지고 이 선적과 출항이 모두 무기 거래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이 지목한 곳에서 비슷한 패턴으로 활발하게 선적과 출항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은 "나진항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나진 하산 프로젝트가 중단된 이후 별다른 활동이나 움직임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화물 선적과 출항이 빈번해졌다"며 "백악관 발표대로 군수물자를 싣는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러 정상회담 전에 이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군수공장 방문을 통해서 대량 생산 체계를 최종적으로 확인을 했고, 이때 시작을 해서 현재 계속적으로 안정적인 대러시아 무기 공급을 본격화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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