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어느새 1년…이태원 참사 후, 뭐가 달라졌나
입력 2023.10.25 (18:30)
수정 2023.10.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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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벌써 1년이 다 돼 갑니다.
지난해 10월 29일, 멀쩡하게 길을 걷던 행인들이 갑자기 한 골목에서 숨진,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날입니다.
당시 사망자만 159명, 참사 직후 책임자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았고, 각 기관들은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지난 수사를 되짚어보고, 대비는 충분히 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부 황다예 기자 나와있습니다.
황 기자, 수사 상황 먼저 살펴보죠.
벌써 1년이 다 돼가는데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적 처벌은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사고의 책임을 가리자면서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던 게 지난해 11월 1일이었습니다.
참사 3일만이었으니 초기 대응은 매우 빨랐던 거죠.
특수본은 지난 1월 책임자 23명을 대거 송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1심에서라도 유죄 선고를 받은 책임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그 사이에 구속됐던 경찰 관계자 4명과 구청 관계자 2명, 모두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뭐가 문제길래 이렇게 관련 재판이 늦어지고 있는거죠?
[기자]
검찰이 일부 경찰 책임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면서, 이미 기소된 피고인들 재판까지 연달아 늦어지는 겁니다.
현재까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경찰 책임자는 8명입니다.
사건은 두 갈래인데, 하나는 참사 직후 관련 문건 삭제를 둘러싼 정보라인 경찰 사건이 하나고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용산경찰서 경찰들 사건이 다른 하나 입니다.
하지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등 서울경찰청 관계자 3명은 아직 기소조차 안 된 상탭니다.
[앵커]
기소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검찰 수사팀은 이미 지난 4월 기소하려 했지만, 대검이 보완 수사 지시를 내리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검찰은 참사 사례를 검토하고 있단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진동/서울서부지검장/지난 17일 국정감사 : "(사법처리와 관련해) 의견들이 너무 다양하게 나와서 계속 검토 중에 있으면서 부족한 게 없는지 확인 중에 있는데..."]
[앵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길래, 검찰 판단이 늦어지는 건가요?
[기자]
혐의명 '업무상과실치사상', 풀어 설명하면 핼러윈과 관련한 치안·경비 책임자로서 참사 전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겁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핼러윈 한 달 가까이 전부터 위험성을 인지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0월 4일 화상회의에서, "해운대 서장 시절 불꽃 축제에 갔다가 깔려죽을 뻔 했다"며 "혼잡경비는 사전대비가 중요하다", "현장도 가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주 뒤 열린 두 차례 회의에서도 "불꽃축제처럼 성황을 이룰 것"이라며 "촘촘한 사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합니다.
"깔려 죽을뻔 했다",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인파 사고의 위험성, 사전 대비 필요성을 인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책임자가 이처럼 사전 대비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면, 지시를 했을법 한데,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그게 풀려야할 의혹 중 하나입니다.
김 청장은 지난해 10월 14일 정보부 보고를 시작으로, 참사 당일 이임재 용산서장 보고까지 합치면 핼러윈 인파 예상 보고만 10여 차례를 받았습니다.
참사 이틀 전엔 핼러윈 관련 보고를 받은 후 경비부장에게 전화해 "주말 경력이 있냐"까지 물었는데요.
하지만 참사 당일 김 청장 지시로 경찰력이 향했던 곳은 이태원이 아닌 용산 대통령실 집회 현장이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인데요.
민변 TF도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전수진/변호사/민변 법률지원 TF : "때문에 주요 내용은 집회 시위에 (경찰력을) 집중한 이유가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이 대통령실 이전에 따라서 경력 배치가 달라졌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앵커]
1년이 되어가도록, 처벌받은 책임자가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달라진 제도나, 정책을 짚어보죠.
[기자]
비슷한 사고 발생을 막겠다며 마련된 대부분의 대책들,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부랴부랴 마련되는 모습입니다.
실시간으로 밀집 위험도를 파악하는 인공지능 CCTV가 그 중 하나입니다.
KBS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점검 해보니, 같은 구역을 두 대가 찍고 있거나, 정작 위험성을 경고할 수단은 없는 등, 한계가 뚜렷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대책들이 참사 골목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참사 당시 골목에 설치됐던 불법 증축물들이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현장에 다시 가 보니, 참사 골목의 증축물만 철거됐을 뿐 주변 골목 곳곳에는 여전히 불법 시설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해 참사 후 지난달까지, 용산구에서 적발된 불법 증축물 중 200개 정도가 아직 철거되지 않은 상탭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한효정
벌써 1년이 다 돼 갑니다.
지난해 10월 29일, 멀쩡하게 길을 걷던 행인들이 갑자기 한 골목에서 숨진,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날입니다.
당시 사망자만 159명, 참사 직후 책임자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았고, 각 기관들은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지난 수사를 되짚어보고, 대비는 충분히 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부 황다예 기자 나와있습니다.
황 기자, 수사 상황 먼저 살펴보죠.
벌써 1년이 다 돼가는데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적 처벌은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사고의 책임을 가리자면서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던 게 지난해 11월 1일이었습니다.
참사 3일만이었으니 초기 대응은 매우 빨랐던 거죠.
특수본은 지난 1월 책임자 23명을 대거 송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1심에서라도 유죄 선고를 받은 책임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그 사이에 구속됐던 경찰 관계자 4명과 구청 관계자 2명, 모두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뭐가 문제길래 이렇게 관련 재판이 늦어지고 있는거죠?
[기자]
검찰이 일부 경찰 책임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면서, 이미 기소된 피고인들 재판까지 연달아 늦어지는 겁니다.
현재까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경찰 책임자는 8명입니다.
사건은 두 갈래인데, 하나는 참사 직후 관련 문건 삭제를 둘러싼 정보라인 경찰 사건이 하나고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용산경찰서 경찰들 사건이 다른 하나 입니다.
하지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등 서울경찰청 관계자 3명은 아직 기소조차 안 된 상탭니다.
[앵커]
기소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검찰 수사팀은 이미 지난 4월 기소하려 했지만, 대검이 보완 수사 지시를 내리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검찰은 참사 사례를 검토하고 있단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진동/서울서부지검장/지난 17일 국정감사 : "(사법처리와 관련해) 의견들이 너무 다양하게 나와서 계속 검토 중에 있으면서 부족한 게 없는지 확인 중에 있는데..."]
[앵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길래, 검찰 판단이 늦어지는 건가요?
[기자]
혐의명 '업무상과실치사상', 풀어 설명하면 핼러윈과 관련한 치안·경비 책임자로서 참사 전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겁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핼러윈 한 달 가까이 전부터 위험성을 인지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0월 4일 화상회의에서, "해운대 서장 시절 불꽃 축제에 갔다가 깔려죽을 뻔 했다"며 "혼잡경비는 사전대비가 중요하다", "현장도 가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주 뒤 열린 두 차례 회의에서도 "불꽃축제처럼 성황을 이룰 것"이라며 "촘촘한 사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합니다.
"깔려 죽을뻔 했다",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인파 사고의 위험성, 사전 대비 필요성을 인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책임자가 이처럼 사전 대비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면, 지시를 했을법 한데,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그게 풀려야할 의혹 중 하나입니다.
김 청장은 지난해 10월 14일 정보부 보고를 시작으로, 참사 당일 이임재 용산서장 보고까지 합치면 핼러윈 인파 예상 보고만 10여 차례를 받았습니다.
참사 이틀 전엔 핼러윈 관련 보고를 받은 후 경비부장에게 전화해 "주말 경력이 있냐"까지 물었는데요.
하지만 참사 당일 김 청장 지시로 경찰력이 향했던 곳은 이태원이 아닌 용산 대통령실 집회 현장이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인데요.
민변 TF도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전수진/변호사/민변 법률지원 TF : "때문에 주요 내용은 집회 시위에 (경찰력을) 집중한 이유가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이 대통령실 이전에 따라서 경력 배치가 달라졌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앵커]
1년이 되어가도록, 처벌받은 책임자가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달라진 제도나, 정책을 짚어보죠.
[기자]
비슷한 사고 발생을 막겠다며 마련된 대부분의 대책들,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부랴부랴 마련되는 모습입니다.
실시간으로 밀집 위험도를 파악하는 인공지능 CCTV가 그 중 하나입니다.
KBS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점검 해보니, 같은 구역을 두 대가 찍고 있거나, 정작 위험성을 경고할 수단은 없는 등, 한계가 뚜렷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대책들이 참사 골목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참사 당시 골목에 설치됐던 불법 증축물들이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현장에 다시 가 보니, 참사 골목의 증축물만 철거됐을 뿐 주변 골목 곳곳에는 여전히 불법 시설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해 참사 후 지난달까지, 용산구에서 적발된 불법 증축물 중 200개 정도가 아직 철거되지 않은 상탭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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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인사이트] 어느새 1년…이태원 참사 후, 뭐가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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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10-25 18:30:40
- 수정2023-10-25 18:43:21
[앵커]
벌써 1년이 다 돼 갑니다.
지난해 10월 29일, 멀쩡하게 길을 걷던 행인들이 갑자기 한 골목에서 숨진,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날입니다.
당시 사망자만 159명, 참사 직후 책임자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았고, 각 기관들은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지난 수사를 되짚어보고, 대비는 충분히 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부 황다예 기자 나와있습니다.
황 기자, 수사 상황 먼저 살펴보죠.
벌써 1년이 다 돼가는데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적 처벌은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사고의 책임을 가리자면서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던 게 지난해 11월 1일이었습니다.
참사 3일만이었으니 초기 대응은 매우 빨랐던 거죠.
특수본은 지난 1월 책임자 23명을 대거 송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1심에서라도 유죄 선고를 받은 책임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그 사이에 구속됐던 경찰 관계자 4명과 구청 관계자 2명, 모두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뭐가 문제길래 이렇게 관련 재판이 늦어지고 있는거죠?
[기자]
검찰이 일부 경찰 책임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면서, 이미 기소된 피고인들 재판까지 연달아 늦어지는 겁니다.
현재까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경찰 책임자는 8명입니다.
사건은 두 갈래인데, 하나는 참사 직후 관련 문건 삭제를 둘러싼 정보라인 경찰 사건이 하나고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용산경찰서 경찰들 사건이 다른 하나 입니다.
하지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등 서울경찰청 관계자 3명은 아직 기소조차 안 된 상탭니다.
[앵커]
기소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검찰 수사팀은 이미 지난 4월 기소하려 했지만, 대검이 보완 수사 지시를 내리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검찰은 참사 사례를 검토하고 있단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진동/서울서부지검장/지난 17일 국정감사 : "(사법처리와 관련해) 의견들이 너무 다양하게 나와서 계속 검토 중에 있으면서 부족한 게 없는지 확인 중에 있는데..."]
[앵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길래, 검찰 판단이 늦어지는 건가요?
[기자]
혐의명 '업무상과실치사상', 풀어 설명하면 핼러윈과 관련한 치안·경비 책임자로서 참사 전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겁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핼러윈 한 달 가까이 전부터 위험성을 인지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0월 4일 화상회의에서, "해운대 서장 시절 불꽃 축제에 갔다가 깔려죽을 뻔 했다"며 "혼잡경비는 사전대비가 중요하다", "현장도 가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주 뒤 열린 두 차례 회의에서도 "불꽃축제처럼 성황을 이룰 것"이라며 "촘촘한 사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합니다.
"깔려 죽을뻔 했다",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인파 사고의 위험성, 사전 대비 필요성을 인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책임자가 이처럼 사전 대비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면, 지시를 했을법 한데,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그게 풀려야할 의혹 중 하나입니다.
김 청장은 지난해 10월 14일 정보부 보고를 시작으로, 참사 당일 이임재 용산서장 보고까지 합치면 핼러윈 인파 예상 보고만 10여 차례를 받았습니다.
참사 이틀 전엔 핼러윈 관련 보고를 받은 후 경비부장에게 전화해 "주말 경력이 있냐"까지 물었는데요.
하지만 참사 당일 김 청장 지시로 경찰력이 향했던 곳은 이태원이 아닌 용산 대통령실 집회 현장이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인데요.
민변 TF도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전수진/변호사/민변 법률지원 TF : "때문에 주요 내용은 집회 시위에 (경찰력을) 집중한 이유가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이 대통령실 이전에 따라서 경력 배치가 달라졌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앵커]
1년이 되어가도록, 처벌받은 책임자가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달라진 제도나, 정책을 짚어보죠.
[기자]
비슷한 사고 발생을 막겠다며 마련된 대부분의 대책들,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부랴부랴 마련되는 모습입니다.
실시간으로 밀집 위험도를 파악하는 인공지능 CCTV가 그 중 하나입니다.
KBS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점검 해보니, 같은 구역을 두 대가 찍고 있거나, 정작 위험성을 경고할 수단은 없는 등, 한계가 뚜렷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대책들이 참사 골목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참사 당시 골목에 설치됐던 불법 증축물들이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현장에 다시 가 보니, 참사 골목의 증축물만 철거됐을 뿐 주변 골목 곳곳에는 여전히 불법 시설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해 참사 후 지난달까지, 용산구에서 적발된 불법 증축물 중 200개 정도가 아직 철거되지 않은 상탭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한효정
벌써 1년이 다 돼 갑니다.
지난해 10월 29일, 멀쩡하게 길을 걷던 행인들이 갑자기 한 골목에서 숨진,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날입니다.
당시 사망자만 159명, 참사 직후 책임자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았고, 각 기관들은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지난 수사를 되짚어보고, 대비는 충분히 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부 황다예 기자 나와있습니다.
황 기자, 수사 상황 먼저 살펴보죠.
벌써 1년이 다 돼가는데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적 처벌은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사고의 책임을 가리자면서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던 게 지난해 11월 1일이었습니다.
참사 3일만이었으니 초기 대응은 매우 빨랐던 거죠.
특수본은 지난 1월 책임자 23명을 대거 송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1심에서라도 유죄 선고를 받은 책임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그 사이에 구속됐던 경찰 관계자 4명과 구청 관계자 2명, 모두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뭐가 문제길래 이렇게 관련 재판이 늦어지고 있는거죠?
[기자]
검찰이 일부 경찰 책임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면서, 이미 기소된 피고인들 재판까지 연달아 늦어지는 겁니다.
현재까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경찰 책임자는 8명입니다.
사건은 두 갈래인데, 하나는 참사 직후 관련 문건 삭제를 둘러싼 정보라인 경찰 사건이 하나고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용산경찰서 경찰들 사건이 다른 하나 입니다.
하지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등 서울경찰청 관계자 3명은 아직 기소조차 안 된 상탭니다.
[앵커]
기소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검찰 수사팀은 이미 지난 4월 기소하려 했지만, 대검이 보완 수사 지시를 내리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검찰은 참사 사례를 검토하고 있단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진동/서울서부지검장/지난 17일 국정감사 : "(사법처리와 관련해) 의견들이 너무 다양하게 나와서 계속 검토 중에 있으면서 부족한 게 없는지 확인 중에 있는데..."]
[앵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길래, 검찰 판단이 늦어지는 건가요?
[기자]
혐의명 '업무상과실치사상', 풀어 설명하면 핼러윈과 관련한 치안·경비 책임자로서 참사 전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겁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핼러윈 한 달 가까이 전부터 위험성을 인지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0월 4일 화상회의에서, "해운대 서장 시절 불꽃 축제에 갔다가 깔려죽을 뻔 했다"며 "혼잡경비는 사전대비가 중요하다", "현장도 가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주 뒤 열린 두 차례 회의에서도 "불꽃축제처럼 성황을 이룰 것"이라며 "촘촘한 사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합니다.
"깔려 죽을뻔 했다",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인파 사고의 위험성, 사전 대비 필요성을 인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책임자가 이처럼 사전 대비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면, 지시를 했을법 한데,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그게 풀려야할 의혹 중 하나입니다.
김 청장은 지난해 10월 14일 정보부 보고를 시작으로, 참사 당일 이임재 용산서장 보고까지 합치면 핼러윈 인파 예상 보고만 10여 차례를 받았습니다.
참사 이틀 전엔 핼러윈 관련 보고를 받은 후 경비부장에게 전화해 "주말 경력이 있냐"까지 물었는데요.
하지만 참사 당일 김 청장 지시로 경찰력이 향했던 곳은 이태원이 아닌 용산 대통령실 집회 현장이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인데요.
민변 TF도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전수진/변호사/민변 법률지원 TF : "때문에 주요 내용은 집회 시위에 (경찰력을) 집중한 이유가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이 대통령실 이전에 따라서 경력 배치가 달라졌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앵커]
1년이 되어가도록, 처벌받은 책임자가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달라진 제도나, 정책을 짚어보죠.
[기자]
비슷한 사고 발생을 막겠다며 마련된 대부분의 대책들,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부랴부랴 마련되는 모습입니다.
실시간으로 밀집 위험도를 파악하는 인공지능 CCTV가 그 중 하나입니다.
KBS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점검 해보니, 같은 구역을 두 대가 찍고 있거나, 정작 위험성을 경고할 수단은 없는 등, 한계가 뚜렷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대책들이 참사 골목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참사 당시 골목에 설치됐던 불법 증축물들이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현장에 다시 가 보니, 참사 골목의 증축물만 철거됐을 뿐 주변 골목 곳곳에는 여전히 불법 시설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해 참사 후 지난달까지, 용산구에서 적발된 불법 증축물 중 200개 정도가 아직 철거되지 않은 상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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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예 기자 all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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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2주기
다만 해당 기사는 댓글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자체 논의를 거쳐 댓글창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