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기춘 ‘블랙리스트’ 파기환송심 징역 7년 구형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부장판사)는 오늘(2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실장 등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에게 특검의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 전 실장은 최후진술에서 “박영수 특별검사가 불미스러운 사정으로 면직돼 공판이 공전했다”며 “부패한 특검의 공명심에 기인한 무리한 수사와 기소에 대해 소상히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령의 중환자인 점, 소위 적폐 수사로 형이 확정된 많은 정치인·경제인·공직자 등이 사면 복권됐다는 점도 유의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김 전 실장 등은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의 이름과 지원 배제 사유를 정리한 문건(블랙리스트)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1심은 지원 배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김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고, 2심에서는 1급 공무원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가 추가로 인정돼 징역 4년으로 형량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0년 1월 직권남용죄에 관한 법리 오해와 심리 미진을 이유로 사건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2021년 1월 시작한 파기환송심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박 전 특검이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사건에 휘말려 사임해 열리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특검법 일부 개정으로 공소유지 주체가 특검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승계되면서 올해 7월 재판이 재개됐습니다.

김 전 실장과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심에서 위증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직권남용 혐의 일부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조 전 수석에게 1심 구형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해 달라고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