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해도 문자 폭탄”…교수가 간호사 수년 간 ‘스토킹’

입력 2023.10.26 (21:42) 수정 2023.10.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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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국립대병원 교수가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원치 않는 구애를 하며 괴롭혀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간호사가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문자 폭탄은 휴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김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경상국립대병원 간호사인 20대 A씨, 3년 전, 40대 의사인 교수가 담당 과장으로 부임하면서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업무를 빌미로 시작된 연락이 어느 순간 사적인 만남 요구로 둔갑했기 때문입니다.

점심시간 교수의 차량으로 불러 "해외 학회에 같이 가자"라고 하거나, 부서 회식이 끝나면 "단둘이서 2차를 가자"며 몰래 전화하기도 했습니다.

"웃는 모습은 언제봐도 좋다", "목소리가 듣고 싶다", 답장하지 않아도 일방적인 문자 메시지는 주말과 휴일, 밤낮없이 계속됐습니다.

[간호사 A씨/음성변조 : "주말마다 연락이 오고 바다 보러 가자, 커피 마시러 가자 이렇게 퇴근 후에도 연락이 오고…."]

교수의 집요한 연락은 3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직장 상사인 탓에 신고도 못한 채 견뎌야만 했습니다.

A씨는 여러 차례 거절이나 불편하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오히려 교수는 마음 정리가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만남을 요구했습니다.

근무 강도가 높은 부서로 인사 조치 하겠다며 압박까지 했습니다.

[간호사 A씨/음성변조 : "저한테 부서 이동을 시키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현재 A씨는 공포심과 불안감 등을 호소하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성원/변호사 : "연락의 반복성이라든지 지속 기간이라든지, 원하지 않는 의사 표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도가 심한 것으로 보여서 충분히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KBS 취재가 시작되자, 병원 측은 교수와 간호사를 분리 조치하고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해당 교수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금은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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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부해도 문자 폭탄”…교수가 간호사 수년 간 ‘스토킹’
    • 입력 2023-10-26 21:42:47
    • 수정2023-10-26 21: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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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국립대병원 교수가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원치 않는 구애를 하며 괴롭혀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간호사가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문자 폭탄은 휴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김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경상국립대병원 간호사인 20대 A씨, 3년 전, 40대 의사인 교수가 담당 과장으로 부임하면서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업무를 빌미로 시작된 연락이 어느 순간 사적인 만남 요구로 둔갑했기 때문입니다.

점심시간 교수의 차량으로 불러 "해외 학회에 같이 가자"라고 하거나, 부서 회식이 끝나면 "단둘이서 2차를 가자"며 몰래 전화하기도 했습니다.

"웃는 모습은 언제봐도 좋다", "목소리가 듣고 싶다", 답장하지 않아도 일방적인 문자 메시지는 주말과 휴일, 밤낮없이 계속됐습니다.

[간호사 A씨/음성변조 : "주말마다 연락이 오고 바다 보러 가자, 커피 마시러 가자 이렇게 퇴근 후에도 연락이 오고…."]

교수의 집요한 연락은 3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직장 상사인 탓에 신고도 못한 채 견뎌야만 했습니다.

A씨는 여러 차례 거절이나 불편하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오히려 교수는 마음 정리가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만남을 요구했습니다.

근무 강도가 높은 부서로 인사 조치 하겠다며 압박까지 했습니다.

[간호사 A씨/음성변조 : "저한테 부서 이동을 시키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현재 A씨는 공포심과 불안감 등을 호소하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성원/변호사 : "연락의 반복성이라든지 지속 기간이라든지, 원하지 않는 의사 표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도가 심한 것으로 보여서 충분히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KBS 취재가 시작되자, 병원 측은 교수와 간호사를 분리 조치하고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해당 교수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금은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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