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만 14범’ 소년 또 차량 털다 구속…보호관찰 인력 태부족

입력 2023.10.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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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

이른 아침 제주시 내 한 아파트 입구에 경찰차 한 대가 들어섭니다.

지난 11일 오전 7시 40분쯤, '내 차에서 누군가 내린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재빠르게 현장에 도착한 겁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공원에서 차 안에 있던 현금을 훔친 이른바 '차 털이범'을 붙잡았습니다.

■ '사이드미러' 펼쳐진 차량 노린 차 털이범…전과 14범 소년범

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

경찰에 붙잡힌 '차 털이범'은 15살 청소년인 A 군.

경찰 조사 결과, A 군은 전과만 14범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8월 말, 소년원에서 나온 A 군은 보호관찰 기간임에도 차량털이를 일삼았습니다. 최근 한 달여 사이 제주시 내에서 차량털이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피의자를 A 군으로 특정하기도 했습니다.

파출소에 있는 모든 팀이 상습 차량털이범인 A 군의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지난 11일에도 사이드미러가 접혀있지 않은 차량을 골라 현금을 훔친 A 군은 결국,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차량털이 피해 신고를 받고 피해자와 계속 통화하며 차량털이범의 인상착의를 파악한 후, 도주한 A 군을 붙잡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A 군은 차량털이를 소년원에서 배웠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절도 행각은 확인되는 것만 11차례, 피해 금품은 600만 원어치에 달합니다. 피해금은 대부분 현금이었습니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절도 등의 혐의로 A 군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소년원에서 나온 후에도 계속해 범행을 저지르는 데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봤습니다.

■ 소년원에서 나온 후에도 계속 재범...보호관찰 인력 부족

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

제주에는 A 군처럼 계속해 범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최근 3년간 제주 지역 청소년 재범률은 30%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주에서 청소년의 범죄를 예방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3명뿐인 청소년 보호관찰관이
130명 넘는 보호관찰대상 청소년을 맡는 실정입니다.

'청소년 보호관찰'은 소년원에 구금하지 않고, 보호관찰관 감독 아래 사회생활을 하면서 범죄예방 교육 등을 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청소년의 재범 방지를 위해서는 보호관찰 청소년 한명 한명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개별지도가 필요하죠.

그러나 제주에서는 1명의 청소년 보호관찰관이 40명이 넘는 보호관찰 청소년을 관리 하다 보니, 세밀한 관리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승욱 제주보호관찰소 관찰과장도 "보호관찰 청소년에 대해서는 교육·상담 ·치료 지원·제재 조치 등 여러 단계별로 개입을 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하고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지금 인력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청소년 보호관찰관이 행정적인 업무도 맡다 보니, 청소년 보호관찰에 집중하긴 어렵다고도 합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도 "보호관찰관 1명이 5명의 보호관찰 청소년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심리적인 부분까지 살펴볼 수 있다"며 "현재는 보호관찰관이 다수의 청소년을 관리하고, 행정 업무까지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기에, 정책적으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적인 청소년 교화 프로그램 마련 필요

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

청소년 보호관찰 대상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할 체계적인 교육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변화하는 청소년의 특성에 맞는 교화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현재 교화 프로그램은 지금의 청소년들한테 맞지 않아 (청소년들한테) 거부감이 많다"며 "청소년들도 변한만큼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기존에 있던 교화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소년 보호처분 대상자들한테 적절한지부터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청소년들이 다시 범죄의 굴레로 빠져들지 않도록, 범죄 예방을 위한 인력 확충과 제도 개선이 시급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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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제주시 내 한 아파트 입구에 경찰차 한 대가 들어섭니다.

지난 11일 오전 7시 40분쯤, '내 차에서 누군가 내린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재빠르게 현장에 도착한 겁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공원에서 차 안에 있던 현금을 훔친 이른바 '차 털이범'을 붙잡았습니다.

■ '사이드미러' 펼쳐진 차량 노린 차 털이범…전과 14범 소년범

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
경찰에 붙잡힌 '차 털이범'은 15살 청소년인 A 군.

경찰 조사 결과, A 군은 전과만 14범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8월 말, 소년원에서 나온 A 군은 보호관찰 기간임에도 차량털이를 일삼았습니다. 최근 한 달여 사이 제주시 내에서 차량털이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피의자를 A 군으로 특정하기도 했습니다.

파출소에 있는 모든 팀이 상습 차량털이범인 A 군의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지난 11일에도 사이드미러가 접혀있지 않은 차량을 골라 현금을 훔친 A 군은 결국,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차량털이 피해 신고를 받고 피해자와 계속 통화하며 차량털이범의 인상착의를 파악한 후, 도주한 A 군을 붙잡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A 군은 차량털이를 소년원에서 배웠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절도 행각은 확인되는 것만 11차례, 피해 금품은 600만 원어치에 달합니다. 피해금은 대부분 현금이었습니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절도 등의 혐의로 A 군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소년원에서 나온 후에도 계속해 범행을 저지르는 데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봤습니다.

■ 소년원에서 나온 후에도 계속 재범...보호관찰 인력 부족

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
제주에는 A 군처럼 계속해 범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최근 3년간 제주 지역 청소년 재범률은 30%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주에서 청소년의 범죄를 예방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3명뿐인 청소년 보호관찰관이
130명 넘는 보호관찰대상 청소년을 맡는 실정입니다.

'청소년 보호관찰'은 소년원에 구금하지 않고, 보호관찰관 감독 아래 사회생활을 하면서 범죄예방 교육 등을 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청소년의 재범 방지를 위해서는 보호관찰 청소년 한명 한명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개별지도가 필요하죠.

그러나 제주에서는 1명의 청소년 보호관찰관이 40명이 넘는 보호관찰 청소년을 관리 하다 보니, 세밀한 관리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승욱 제주보호관찰소 관찰과장도 "보호관찰 청소년에 대해서는 교육·상담 ·치료 지원·제재 조치 등 여러 단계별로 개입을 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하고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지금 인력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청소년 보호관찰관이 행정적인 업무도 맡다 보니, 청소년 보호관찰에 집중하긴 어렵다고도 합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도 "보호관찰관 1명이 5명의 보호관찰 청소년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심리적인 부분까지 살펴볼 수 있다"며 "현재는 보호관찰관이 다수의 청소년을 관리하고, 행정 업무까지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기에, 정책적으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적인 청소년 교화 프로그램 마련 필요

2023년 10월 26일 KBS 제주 뉴스
청소년 보호관찰 대상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할 체계적인 교육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변화하는 청소년의 특성에 맞는 교화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현재 교화 프로그램은 지금의 청소년들한테 맞지 않아 (청소년들한테) 거부감이 많다"며 "청소년들도 변한만큼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기존에 있던 교화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소년 보호처분 대상자들한테 적절한지부터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청소년들이 다시 범죄의 굴레로 빠져들지 않도록, 범죄 예방을 위한 인력 확충과 제도 개선이 시급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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