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중용 이유 ‘균형·잠수함·K방산’…“다음달 10일까지 3성 교체”

입력 2023.10.30 (09:36) 수정 2023.10.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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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장과 해군참모총장에 발탁된 김명수·양용모 중장합참의장과 해군참모총장에 발탁된 김명수·양용모 중장

■현역 군 서열 1위 합참의장, 53년 만에 '중장' 발탁

"정보지겠지"

국방부 안팎에서는 지난주부터 '받은 글'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4성 장군 하마평 정보지, 시쳇말로 '지라시'가 돌았습니다.

 정보지로 떠돌던 4성 장군 인사 하마평 메시지. 정보지로 떠돌던 4성 장군 인사 하마평 메시지.

이때만 하더라도 일각에서는 '이게 신빙성이 있는 내용이냐' '3성 장군이 갑자기 군 서열 1위로 오는 게 가능한가?' '육군도 아닌 해군 3성 장군이 합참의장에 온다고?' 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저 역시 현역 시절을 포함해 이후 국방부를 세번째 출입하면서도 들어보지 못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실이었습니다. 현 해군작전사령관인 김명수 중장(해사 43기)이 합동참모의장에 내정됐다고 어제(29일) 국방부가 발표했습니다.

이런 사례는 무려 53년 전인 1970년에 있었습니다.

당시 육사 2기로 임관해 1967년에 중장으로 진급했던 심홍선 전 총무처 장관이자 공보부 장관이 1970년에 제12대 합동참모의장으로 발탁됐습니다.

고 심홍선 제12대 합동참모의장고 심홍선 제12대 합동참모의장

해군참모총장 인사도 파격적이었습니다. 현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인 해사 44기 양용모 중장이 대장으로 진급하며 총장으로 취임할 예정인데요. 그동안 해군참모총장들은 함정 병과에서도 구축함이나 호위함, 초계함이나 유도탄고속함 등을 일컫는 '수상함'에서 배출됐습니다. 하지만 양용모 중장은 최초의 잠수함 특기를 가진 참모총장이 됐습니다.

군 당국이 이렇게 해군을 중용하며 각각 합참의장과 해군총장을 깜짝 발탁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궁합과 균형, 잠수함, 그리고 'K-방산'"

정부 고위관계자와 군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파격 인사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의중이 전적으로 반영된 결과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김선호 신임 국방부 차관을 포함한 관련 인사들 모두 국방부 장관에게 이번 4성 장군 인사, 특히 합참의장과 해군총장에 대한 내정과 인사를 일임한 것으로 안다"고 KBS에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우선 한미 공군 전력이 북한군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인 점, 그리고 육군 전력 역시 북한군을 비교적 압도하는 상황에서 신원식 장관 본인 스스로도 '육군 출신 작전통'인 부분을 고려해 해군 의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장관이 합참의장으로 해군 출신을 두면서 해군의 도움을 받는 게 합참 내부에서나 군 수뇌부 전체적으로나 궁합과 균형이 맞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력이나 군 수뇌부 인력풀이 충분한 육군이나 공군보다는 해군 출신 합참의장을 두는 것이 전력과 작전 운용 등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출처: 2022국방백서)(출처: 2022국방백서)

최초로 잠수함 특기 참모총장을 임명한 이유도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군 고위관계자는 "북한군 함정이 척수는 많을지 몰라도 우리 해군의 첨단 기술력이나 기동력 등 수상함 전력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잠수함의 경우 꼭 그렇지 않다"며 "잠수함은 탐지가 어려운데다 북한군의 경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까지 탑재해 비대칭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어 신 장관이 해군 잠수함 전력 증강을 염두에 두고 잠수함사령관 출신을 총장에 임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KBS에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군 고위관계자는 해군 중용의 마지막 키워드는 'K-방산'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육군의 경우 K-9 자주포를 비롯해 전차와 장갑차, 다연장 로켓포 등 다양한 무기를, 공군의 경우 FA-50부터 KF-21전투기까지 수출 효자 종목이 많은 데 비해 해군 무기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어 해군 중용을 통해 K-방산 수출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해외 여러 나라에서 특히 우리 해군의 '잠수함'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와 폴란드, 필리핀의 경우 각각 60조와 5조, 3조 원 규모의 잠수함 도입 발주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과 독일 등 주요 잠수함 생산국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SLBM 수직 발사체계가 탑재된 디젤 전기추진식 잠수함을 개발하는 등 수출 규모를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3성 장군 후속 인사 다음 달 10일 마무리"

군에서 4성 장군 인사가 나면 뒤이어 군단장급의 3성 장군 인사까지 발표됩니다.

이 시점은 4성 장군 취임 이후에 비교적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이뤄지곤 하는데요.

하지만 KBS 취재결과 3성 장군 후속 인사 발표는 다음 달 초순 무렵에 이뤄질 예정이며 이·취임식 등 인사 교체는 다음 달 10일까지 모두 끝낼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군 고위관계자는 "신원식 장관 등 안보 관계관들은 현 안보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전력 공백 최소화'를 위해 후속 인사 발표와 교체 기간을 최단기간으로 단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명수 합참의장 내정자의 뒤를 이을 유력한 중장급 해군작전사령관에는 지난 6월 해군작전사령부 등과 함께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 추정 물체 인양을 지휘한 '작전통' 해사 46기 안상민 현 해군2함대사령관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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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10-30 14: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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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군 서열 1위 합참의장, 53년 만에 '중장' 발탁

"정보지겠지"

국방부 안팎에서는 지난주부터 '받은 글'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4성 장군 하마평 정보지, 시쳇말로 '지라시'가 돌았습니다.

 정보지로 떠돌던 4성 장군 인사 하마평 메시지.
이때만 하더라도 일각에서는 '이게 신빙성이 있는 내용이냐' '3성 장군이 갑자기 군 서열 1위로 오는 게 가능한가?' '육군도 아닌 해군 3성 장군이 합참의장에 온다고?' 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저 역시 현역 시절을 포함해 이후 국방부를 세번째 출입하면서도 들어보지 못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실이었습니다. 현 해군작전사령관인 김명수 중장(해사 43기)이 합동참모의장에 내정됐다고 어제(29일) 국방부가 발표했습니다.

이런 사례는 무려 53년 전인 1970년에 있었습니다.

당시 육사 2기로 임관해 1967년에 중장으로 진급했던 심홍선 전 총무처 장관이자 공보부 장관이 1970년에 제12대 합동참모의장으로 발탁됐습니다.

고 심홍선 제12대 합동참모의장
해군참모총장 인사도 파격적이었습니다. 현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인 해사 44기 양용모 중장이 대장으로 진급하며 총장으로 취임할 예정인데요. 그동안 해군참모총장들은 함정 병과에서도 구축함이나 호위함, 초계함이나 유도탄고속함 등을 일컫는 '수상함'에서 배출됐습니다. 하지만 양용모 중장은 최초의 잠수함 특기를 가진 참모총장이 됐습니다.

군 당국이 이렇게 해군을 중용하며 각각 합참의장과 해군총장을 깜짝 발탁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궁합과 균형, 잠수함, 그리고 'K-방산'"

정부 고위관계자와 군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파격 인사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의중이 전적으로 반영된 결과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김선호 신임 국방부 차관을 포함한 관련 인사들 모두 국방부 장관에게 이번 4성 장군 인사, 특히 합참의장과 해군총장에 대한 내정과 인사를 일임한 것으로 안다"고 KBS에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우선 한미 공군 전력이 북한군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인 점, 그리고 육군 전력 역시 북한군을 비교적 압도하는 상황에서 신원식 장관 본인 스스로도 '육군 출신 작전통'인 부분을 고려해 해군 의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장관이 합참의장으로 해군 출신을 두면서 해군의 도움을 받는 게 합참 내부에서나 군 수뇌부 전체적으로나 궁합과 균형이 맞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력이나 군 수뇌부 인력풀이 충분한 육군이나 공군보다는 해군 출신 합참의장을 두는 것이 전력과 작전 운용 등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출처: 2022국방백서)
최초로 잠수함 특기 참모총장을 임명한 이유도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군 고위관계자는 "북한군 함정이 척수는 많을지 몰라도 우리 해군의 첨단 기술력이나 기동력 등 수상함 전력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잠수함의 경우 꼭 그렇지 않다"며 "잠수함은 탐지가 어려운데다 북한군의 경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까지 탑재해 비대칭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어 신 장관이 해군 잠수함 전력 증강을 염두에 두고 잠수함사령관 출신을 총장에 임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KBS에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군 고위관계자는 해군 중용의 마지막 키워드는 'K-방산'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육군의 경우 K-9 자주포를 비롯해 전차와 장갑차, 다연장 로켓포 등 다양한 무기를, 공군의 경우 FA-50부터 KF-21전투기까지 수출 효자 종목이 많은 데 비해 해군 무기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어 해군 중용을 통해 K-방산 수출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해외 여러 나라에서 특히 우리 해군의 '잠수함'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와 폴란드, 필리핀의 경우 각각 60조와 5조, 3조 원 규모의 잠수함 도입 발주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과 독일 등 주요 잠수함 생산국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SLBM 수직 발사체계가 탑재된 디젤 전기추진식 잠수함을 개발하는 등 수출 규모를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3성 장군 후속 인사 다음 달 10일 마무리"

군에서 4성 장군 인사가 나면 뒤이어 군단장급의 3성 장군 인사까지 발표됩니다.

이 시점은 4성 장군 취임 이후에 비교적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이뤄지곤 하는데요.

하지만 KBS 취재결과 3성 장군 후속 인사 발표는 다음 달 초순 무렵에 이뤄질 예정이며 이·취임식 등 인사 교체는 다음 달 10일까지 모두 끝낼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군 고위관계자는 "신원식 장관 등 안보 관계관들은 현 안보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전력 공백 최소화'를 위해 후속 인사 발표와 교체 기간을 최단기간으로 단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명수 합참의장 내정자의 뒤를 이을 유력한 중장급 해군작전사령관에는 지난 6월 해군작전사령부 등과 함께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 추정 물체 인양을 지휘한 '작전통' 해사 46기 안상민 현 해군2함대사령관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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