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동북아 외교전 예고…한미일중 관전 포인트는?

입력 2023.10.30 (17: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초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개최된 후 한반도가 신냉전의 격랑에 빠져들 거란 분석이 많았죠. 수년 째 이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불협화음이 국제 정세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북러의 밀착이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구도를 굳어지게 해, 우리 외교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네 나라의 연쇄 외교전이 예고돼있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올해를 딱 두 달 남겨놓고 11월에 펼쳐질 외교전,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회담 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출처/AFP연합뉴스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회담 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출처/AFP연합뉴스

■ '메인 이벤트'는 미중 정상회담..."관계 관리 차원 회담될 것"

다음 달 예정된 수많은 고위급 회담 가운데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메인 이벤트는 바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입니다.

양국은 다음 달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하자고 원칙적 합의를 맺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6일부터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바이든 미국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관계 관리'에 집중할 것이란 게 외교가의 전망입니다.

경제·안보 분야에서 서로 견제하며 갈등을 빚긴 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와 경제 회복세를 끌어올려야 하는 중국 정부 사이에 '긴장 완화'라는 이해 관계가 맞물린 거란 분석입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관계 관리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가시화됐다"며 "핫라인을 통해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겠다는 합의가 가장 큰 결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나 긴장을 줄이고 갈등을 관리하는 국면을 확실하게 만들어낸다면, 우리의 외교적 공간도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출처/로이터연합뉴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블링컨 한국 방문 논의…"미중 정상회담 의제 협력해야"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다음 달 7~8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후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협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방한인 데다 APEC을 앞둔 시점이라 회담에서 미중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 미중 정상회담에 어떤 의제가 올라가야 할지 한국과 미국이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이번 블링컨 외교장관의 방한은 지난 8월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 이후 구체적인 합의 이행을 점검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양자회담 전 악수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양자회담 전 악수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 한중일 외교 장관 회담..."한중 관계 개선 여지 있어"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도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 말에는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르면 연내 개최될 3국 정상회담을 위해 준비 차원의 회담입니다. 북러 밀착이 북중러 3국 협력 구도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정부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이후 분위기가 풀어진다면, 중국으로서도 한국과 관계 다지기에 나설 동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 중국이 북러 관계 등을 고려해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중 협력을 모색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북러 간 밀착이 한중 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고려해 중국이 북한에 간접적인 메시지는 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1월 동북아 외교전 예고…한미일중 관전 포인트는?
    • 입력 2023-10-30 17:57:33
    심층K
지난달 초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개최된 후 한반도가 신냉전의 격랑에 빠져들 거란 분석이 많았죠. 수년 째 이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불협화음이 국제 정세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북러의 밀착이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구도를 굳어지게 해, 우리 외교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네 나라의 연쇄 외교전이 예고돼있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올해를 딱 두 달 남겨놓고 11월에 펼쳐질 외교전,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회담 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출처/AFP연합뉴스
■ '메인 이벤트'는 미중 정상회담..."관계 관리 차원 회담될 것"

다음 달 예정된 수많은 고위급 회담 가운데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메인 이벤트는 바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입니다.

양국은 다음 달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하자고 원칙적 합의를 맺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6일부터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바이든 미국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관계 관리'에 집중할 것이란 게 외교가의 전망입니다.

경제·안보 분야에서 서로 견제하며 갈등을 빚긴 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와 경제 회복세를 끌어올려야 하는 중국 정부 사이에 '긴장 완화'라는 이해 관계가 맞물린 거란 분석입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관계 관리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가시화됐다"며 "핫라인을 통해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겠다는 합의가 가장 큰 결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나 긴장을 줄이고 갈등을 관리하는 국면을 확실하게 만들어낸다면, 우리의 외교적 공간도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블링컨 한국 방문 논의…"미중 정상회담 의제 협력해야"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다음 달 7~8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후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협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방한인 데다 APEC을 앞둔 시점이라 회담에서 미중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 미중 정상회담에 어떤 의제가 올라가야 할지 한국과 미국이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이번 블링컨 외교장관의 방한은 지난 8월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 이후 구체적인 합의 이행을 점검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양자회담 전 악수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 한중일 외교 장관 회담..."한중 관계 개선 여지 있어"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도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 말에는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르면 연내 개최될 3국 정상회담을 위해 준비 차원의 회담입니다. 북러 밀착이 북중러 3국 협력 구도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정부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이후 분위기가 풀어진다면, 중국으로서도 한국과 관계 다지기에 나설 동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 중국이 북러 관계 등을 고려해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중 협력을 모색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북러 간 밀착이 한중 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고려해 중국이 북한에 간접적인 메시지는 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