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택배 사망’ 노동자의 사라진 산재 배상금…변호사 “좀 썼다”

입력 2023.10.31 (21:24) 수정 2023.10.3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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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배상금이 석 달 가까이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 측이 중간에서 이 돈을 당겨 쓴 거였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변호사 측은 오늘(31일)에서야 배상금을 입금했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리안 드림'을 품고 4년 전 한국에 왔다가 사고로 숨진 베트남 노동자 당꾸이중.

[KBS 뉴스9 /지난 7월 :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상자 속 우레탄폼 제품이 갑자기 폭발해 숨졌습니다."]

그는 숨지기 전에도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2년 전, 공장에서 나무 자르는 기계에 손을 다친 겁니다.

[김진항/당꾸이중 사촌 매형 : "프레스인가 뭐 거기다 이렇게 잘라졌다고, 손가락이 안 구부러지니까 장애 됐죠."]

당꾸이중은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후, 공장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고, 공장 측이 천만 원을 배상하란 1심 판결은 항소 없이 확정됐습니다.

당꾸이중이 세상을 떠나고 보름이 지나서였습니다.

그런데 유족은 판결 확정 후 석 달 넘게 배상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공장 측에선 송금했는데 전달이 되지 않은 겁니다.

[웬티프엉/당꾸이중 어머니 : "아들은 (생전에) 손가락 치료가 다 끝나고 보험금이랑 회사에서 주는 배상금을 받으면 베트남으로 돌아오겠다고 했었어요."]

법무법인 측에 문의했더니 황당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법무법인 직원/음성변조 : "이제 돈이 없어서 그런 거죠. 원래는 주는 게 맞는데 그거를 다른 용도로 사용이 됐던 모양이에요."]

담당 변호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

[당꾸이중 담당 변호사/음성변조 : "4대 보험이랑 좀 밀리고 했었어요. 모자라면 제가 채워 넣으면 되니까."]

하지만 배상금을 판결 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 피고 측에선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문철기/KBS 자문변호사 : "판결금을 수령하고도 뚜렷한 이유 없이 위임인에게 반환을 지체하는 것은 변호사법 제24조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

KBS가 취재에 들어가자 변호사 측은 오늘 오후 유족에게 배상금을 송금했다고 밝혔습니다.

당꾸이중 사망 사고는 책임 소재에 대해 아직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최하운/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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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택배 사망’ 노동자의 사라진 산재 배상금…변호사 “좀 썼다”
    • 입력 2023-10-31 21:24:36
    • 수정2023-10-31 22:03:17
    뉴스 9
[앵커]

공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배상금이 석 달 가까이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 측이 중간에서 이 돈을 당겨 쓴 거였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변호사 측은 오늘(31일)에서야 배상금을 입금했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리안 드림'을 품고 4년 전 한국에 왔다가 사고로 숨진 베트남 노동자 당꾸이중.

[KBS 뉴스9 /지난 7월 :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상자 속 우레탄폼 제품이 갑자기 폭발해 숨졌습니다."]

그는 숨지기 전에도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2년 전, 공장에서 나무 자르는 기계에 손을 다친 겁니다.

[김진항/당꾸이중 사촌 매형 : "프레스인가 뭐 거기다 이렇게 잘라졌다고, 손가락이 안 구부러지니까 장애 됐죠."]

당꾸이중은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후, 공장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고, 공장 측이 천만 원을 배상하란 1심 판결은 항소 없이 확정됐습니다.

당꾸이중이 세상을 떠나고 보름이 지나서였습니다.

그런데 유족은 판결 확정 후 석 달 넘게 배상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공장 측에선 송금했는데 전달이 되지 않은 겁니다.

[웬티프엉/당꾸이중 어머니 : "아들은 (생전에) 손가락 치료가 다 끝나고 보험금이랑 회사에서 주는 배상금을 받으면 베트남으로 돌아오겠다고 했었어요."]

법무법인 측에 문의했더니 황당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법무법인 직원/음성변조 : "이제 돈이 없어서 그런 거죠. 원래는 주는 게 맞는데 그거를 다른 용도로 사용이 됐던 모양이에요."]

담당 변호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

[당꾸이중 담당 변호사/음성변조 : "4대 보험이랑 좀 밀리고 했었어요. 모자라면 제가 채워 넣으면 되니까."]

하지만 배상금을 판결 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 피고 측에선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문철기/KBS 자문변호사 : "판결금을 수령하고도 뚜렷한 이유 없이 위임인에게 반환을 지체하는 것은 변호사법 제24조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

KBS가 취재에 들어가자 변호사 측은 오늘 오후 유족에게 배상금을 송금했다고 밝혔습니다.

당꾸이중 사망 사고는 책임 소재에 대해 아직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최하운/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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