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쪄 죽는다”…미국에 아직도 수상 감옥이

입력 2023.1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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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아직도 수상감옥이 있습니다. 뉴욕 이스트 강편에 떠 있는 바지선입니다.

Vernon C. Bain Center라는 이름의 이곳은 축구장 두 개 길이에 5층 높이의 수상 교도소입니다. 8백 명까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흡사 컨테이너선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5백 명 정도가 수감돼 있습니다.

이 수상 감옥이 생긴 건 1992년입니다. '크랙'이라는 신종 마약이 유행하면서 수감자가 급격히 늘자 4개의 수상 감옥을 운영했고, 마지막 남은 게 이 교도소입니다.

지상에 있는 시설도 아니고, 수감자들을 빽빽하게 수용한 선박이다 보니 시설 관리가 제대로 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외관도 이미 낡아보이고, 내부는 빗물이 새고 때때로 전기가 나간다고 합니다. 벽과 천장에는 녹 덩어리가 갈라진 채 붙어 있다고 합니다.

여름이면 숨 막힐 정도로 덥고, 위생상태도 좋지 않아 곰팡이나 설치류의 위협도 있습니다.

지난해엔 24살 생일을 며칠 앞 둔 수감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습니다. 설치류가 옮긴 바이러스에 림프구성 수막염에 걸렸고 그 합병증으로 숨진 겁니다. 이 병이 일반적으로는 치명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이 감옥에 대해 인권 옹호단체인 프리덤 어젠다(Freedom Agenda)의 공동책임자인 대런 맥은 "최소한의 감독으로 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 남성인 수감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창고"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뉴욕 시는 이 수상 감옥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주말이면 수감자들을 인근 교도소로 옮길 예정입니다.

이 배가 비워지는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0년대 중반에 한 때 폐쇄되기도 했지만, 다시 감옥으로 전환됐습니다. 뉴욕시 교정 당국은 아직 이 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으니 다시 어찌될 지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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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1 09: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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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아직도 수상감옥이 있습니다. 뉴욕 이스트 강편에 떠 있는 바지선입니다.

Vernon C. Bain Center라는 이름의 이곳은 축구장 두 개 길이에 5층 높이의 수상 교도소입니다. 8백 명까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흡사 컨테이너선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5백 명 정도가 수감돼 있습니다.

이 수상 감옥이 생긴 건 1992년입니다. '크랙'이라는 신종 마약이 유행하면서 수감자가 급격히 늘자 4개의 수상 감옥을 운영했고, 마지막 남은 게 이 교도소입니다.

지상에 있는 시설도 아니고, 수감자들을 빽빽하게 수용한 선박이다 보니 시설 관리가 제대로 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외관도 이미 낡아보이고, 내부는 빗물이 새고 때때로 전기가 나간다고 합니다. 벽과 천장에는 녹 덩어리가 갈라진 채 붙어 있다고 합니다.

여름이면 숨 막힐 정도로 덥고, 위생상태도 좋지 않아 곰팡이나 설치류의 위협도 있습니다.

지난해엔 24살 생일을 며칠 앞 둔 수감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습니다. 설치류가 옮긴 바이러스에 림프구성 수막염에 걸렸고 그 합병증으로 숨진 겁니다. 이 병이 일반적으로는 치명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이 감옥에 대해 인권 옹호단체인 프리덤 어젠다(Freedom Agenda)의 공동책임자인 대런 맥은 "최소한의 감독으로 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 남성인 수감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창고"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뉴욕 시는 이 수상 감옥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주말이면 수감자들을 인근 교도소로 옮길 예정입니다.

이 배가 비워지는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0년대 중반에 한 때 폐쇄되기도 했지만, 다시 감옥으로 전환됐습니다. 뉴욕시 교정 당국은 아직 이 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으니 다시 어찌될 지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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