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화재영웅 장병’ 찾았다…“할 일 했을 뿐”

입력 2023.11.01 (15:57) 수정 2023.11.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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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진화에 나선 장병들(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초기진화에 나선 장병들(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진 영웅들
지난달 27일 여주시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는 큰 화재가 났습니다. 아찔한 상황에서 화재를 직접 진압하고, 2차 사고까지 막은 '영웅'들이 나타났습니다.

소방서 화재진압 인력이 도착하기도 전에 초동조치를 한 사람들입니다. 차량 내부에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더니 소화기로 불을 끄고,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차량들을 다른 차로로 유도하기까지 했던 것이죠.

그 덕에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화면으로 보이는 건, 버스에서 내린 군인들. 그런데 이 장병들이 화재를 확실히 진압하고, 유유히 가버렸습니다.
소방당국은 이 군인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이 퍼지자 칭찬하는 댓글과 반응이 달렸고 언론에서도 관련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연관 기사] “이 장병들 찾습니다”…수소문 나선 사연 [잇슈 키워드] (KBS 〈뉴스광장〉, 11월 1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06890

(영상: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영웅 장병'들 찾았다...맹호부대 11인
주인공은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맹호부대) 11인입니다.

인터뷰 등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복기합니다.

10월 27일은 맹호부대원들이 2주 가량 영외에서 머물며 호국훈련을 한 뒤 복귀하는 날이었습니다.

지쳐있던 장병들이 버스 2대에 나눠 타 복귀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 때 이광선 중대장이 탄 차량에서 '불'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불을 끄는 사람이 없었죠. 불에 휩싸인 SUV의 차주는 소지품을 급하게 빼고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중대장이 고속도로에서 달리던 버스를 급히 세우자는 판단을 내리는 데 걸린 시간은 3초 남짓이었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갓길에 정차시켰습니다. 먼저 SUV 차주를 대피시켰습니다. 화재지점이 고속도로인만큼 병사들은 하치시키지 않았습니다. 장교 2명과 부사관 9명이 버스에서 내려서 초기진화를 시작했습니다. 119에도 빠르게 신고했습니다. 고속도로 위 차량을 한쪽으로 주행하도록 유도하는 모습까지 나왔습니다.

특히, 평소 '팀워크 훈련'을 자주 해서 재빠른 대응이 가능했다는 설명입니다. 소화기로 불을 끄고, 신고하고, 차량 유도할 사람을 바로 정해 빠르게 대응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모두 화재가 진화된 것을 확인하고, 굳이 신원을 알려줘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 장병들은 냉큼(?) 부대로 복귀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고속도로 위 주행 차량을 한 쪽으로 유도해 2차사고까지 막은 맹호부대원들 (영상: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고속도로 위 주행 차량을 한 쪽으로 유도해 2차사고까지 막은 맹호부대원들 (영상: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경기도소방본부 "용기내줘서 고맙습니다"
'장병 영웅'을 찾아 나선 경기도소방본부도 감사를 전했습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장병들이 용기 내줘서 고맙고, 직접 만나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소방본부 관계자도 "우리가 애타게 찾았지만 어려웠다"면서 "표창을 수여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하게 마음을 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재난 이기려면...'협력'이 중요
고속도로나 도로터널 등에 불이 나면 ▲유턴 금지 ▲양 옆으로 주차해 긴급차량 통로 확보 ▲키를 꽂아둔 채 신속하게 하차 ▲119에 구조 요청 등으로 신속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이 화재는 소방당국에서 처리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것이 소방당국의 역할이죠. 다만, 훈련에 지친 군 장병이 나서서 도왔다는 것을 보면 재난을 이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장병들이 보여준 자세는 '협력'이었습니다. 재난이 닥치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돕는다는 인식이 필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역대 대부분의 인명 참사는 '누적된 무관심'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특히 공무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재난이 닥쳤을 때 협력한다면 재난을 이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장병들의 용기 있는 모습 덕에 얻은 중요한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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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로 화재영웅 장병’ 찾았다…“할 일 했을 뿐”
    • 입력 2023-11-01 15:57:43
    • 수정2023-11-01 15: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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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진화에 나선 장병들(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진 영웅들
지난달 27일 여주시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는 큰 화재가 났습니다. 아찔한 상황에서 화재를 직접 진압하고, 2차 사고까지 막은 '영웅'들이 나타났습니다.

소방서 화재진압 인력이 도착하기도 전에 초동조치를 한 사람들입니다. 차량 내부에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더니 소화기로 불을 끄고,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차량들을 다른 차로로 유도하기까지 했던 것이죠.

그 덕에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화면으로 보이는 건, 버스에서 내린 군인들. 그런데 이 장병들이 화재를 확실히 진압하고, 유유히 가버렸습니다.
소방당국은 이 군인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이 퍼지자 칭찬하는 댓글과 반응이 달렸고 언론에서도 관련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연관 기사] “이 장병들 찾습니다”…수소문 나선 사연 [잇슈 키워드] (KBS 〈뉴스광장〉, 11월 1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06890

(영상: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영웅 장병'들 찾았다...맹호부대 11인
주인공은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맹호부대) 11인입니다.

인터뷰 등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복기합니다.

10월 27일은 맹호부대원들이 2주 가량 영외에서 머물며 호국훈련을 한 뒤 복귀하는 날이었습니다.

지쳐있던 장병들이 버스 2대에 나눠 타 복귀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 때 이광선 중대장이 탄 차량에서 '불'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불을 끄는 사람이 없었죠. 불에 휩싸인 SUV의 차주는 소지품을 급하게 빼고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중대장이 고속도로에서 달리던 버스를 급히 세우자는 판단을 내리는 데 걸린 시간은 3초 남짓이었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갓길에 정차시켰습니다. 먼저 SUV 차주를 대피시켰습니다. 화재지점이 고속도로인만큼 병사들은 하치시키지 않았습니다. 장교 2명과 부사관 9명이 버스에서 내려서 초기진화를 시작했습니다. 119에도 빠르게 신고했습니다. 고속도로 위 차량을 한쪽으로 주행하도록 유도하는 모습까지 나왔습니다.

특히, 평소 '팀워크 훈련'을 자주 해서 재빠른 대응이 가능했다는 설명입니다. 소화기로 불을 끄고, 신고하고, 차량 유도할 사람을 바로 정해 빠르게 대응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모두 화재가 진화된 것을 확인하고, 굳이 신원을 알려줘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 장병들은 냉큼(?) 부대로 복귀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고속도로 위 주행 차량을 한 쪽으로 유도해 2차사고까지 막은 맹호부대원들 (영상: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경기도소방본부 "용기내줘서 고맙습니다"
'장병 영웅'을 찾아 나선 경기도소방본부도 감사를 전했습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장병들이 용기 내줘서 고맙고, 직접 만나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소방본부 관계자도 "우리가 애타게 찾았지만 어려웠다"면서 "표창을 수여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하게 마음을 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재난 이기려면...'협력'이 중요
고속도로나 도로터널 등에 불이 나면 ▲유턴 금지 ▲양 옆으로 주차해 긴급차량 통로 확보 ▲키를 꽂아둔 채 신속하게 하차 ▲119에 구조 요청 등으로 신속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이 화재는 소방당국에서 처리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것이 소방당국의 역할이죠. 다만, 훈련에 지친 군 장병이 나서서 도왔다는 것을 보면 재난을 이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장병들이 보여준 자세는 '협력'이었습니다. 재난이 닥치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돕는다는 인식이 필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역대 대부분의 인명 참사는 '누적된 무관심'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특히 공무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재난이 닥쳤을 때 협력한다면 재난을 이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장병들의 용기 있는 모습 덕에 얻은 중요한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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