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주식시장, 뭉칫돈 빨아들이는 공모주 시장…사기도 기승

입력 2023.11.02 (06:19) 수정 2023.11.0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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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테크에 관심있는 경우라면 공모주 청약, 그러니까 새로 상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걸 고려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요즘 주가는 좀처럼 맥을 못 추지만 공모주 청약에는 조 단위의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투자자들을 노린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손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번달 공모주 청약 일정을 잡은 기업은 20여 곳, 그 규모가 역대급 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인데, 이러다보니 공모주 시장엔 돈이 몰렸습니다.

증시는 침체인데 참여 열기가 뜨거운 배경엔 기대감도 있습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주식공부 모임에 가입했던 이 남성, 외국계 유명 투자사라며 접근한 세력이 자신들 몫의 공모주를 나눠주겠다는 제안에 2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청약을 넣어도 1~2주 정도 받기 마련인 개인 투자자에겐 솔깃한 제안이었습니다.

[전○○/'공모주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자기들은 외국 기관이기 때문에 이미 국내기관보다 더 많은 배정을 받아서 가지고 있다, 배정받은 물량이 있기 때문에 너희들한테 나눠주겠다는 거죠."]

투자자들에게 배정받은 공모주 가격이 올랐다며 주식계좌를 보여준 뒤 추가투자를 유도했습니다.

[전○○/'공모주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공모주(청약)이 연속으로 있는 거예요. 그 간격 자체가 며칠이 안 돼요. 1만 주에 대한 그 금액만 넣으면 주겠다 이 이야기인 거예요."]

그러나 수익회수를 위해 돈을 빼려고 하자 수수료부터 요구하는 등 이상한 조짐이 드러났습니다.

[최○○/'공모주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필요 없으니까 너희들이 다 가져가라. 일단 내 원금 그것만. 그러니까 (그쪽에서) 수익금의 20%를 수수료로 내라고."]

피해자들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알고보니 이들은 유명 투자사와는 상관이 없었고 이들이 투자자에게 보여준 계좌도 모의투자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확인된 피해자가 60여 명, 추정 피해액은 130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공모주 청약 투자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일반 공모주 청약은 증권 신고서에 공시된 청약 절차를 통해서만 진행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자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이효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하루 중 변동 폭, 첫날 상장하고 나서 가격변동 폭이 확대가 되어서 오히려 투자손실을 보실 수 있는 위험도 커졌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부터 철저히 따져봐야 합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영상편집:이형주/그래픽:김성일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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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린 주식시장, 뭉칫돈 빨아들이는 공모주 시장…사기도 기승
    • 입력 2023-11-02 06:19:46
    • 수정2023-11-02 0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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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테크에 관심있는 경우라면 공모주 청약, 그러니까 새로 상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걸 고려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요즘 주가는 좀처럼 맥을 못 추지만 공모주 청약에는 조 단위의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투자자들을 노린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손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번달 공모주 청약 일정을 잡은 기업은 20여 곳, 그 규모가 역대급 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인데, 이러다보니 공모주 시장엔 돈이 몰렸습니다.

증시는 침체인데 참여 열기가 뜨거운 배경엔 기대감도 있습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주식공부 모임에 가입했던 이 남성, 외국계 유명 투자사라며 접근한 세력이 자신들 몫의 공모주를 나눠주겠다는 제안에 2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청약을 넣어도 1~2주 정도 받기 마련인 개인 투자자에겐 솔깃한 제안이었습니다.

[전○○/'공모주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자기들은 외국 기관이기 때문에 이미 국내기관보다 더 많은 배정을 받아서 가지고 있다, 배정받은 물량이 있기 때문에 너희들한테 나눠주겠다는 거죠."]

투자자들에게 배정받은 공모주 가격이 올랐다며 주식계좌를 보여준 뒤 추가투자를 유도했습니다.

[전○○/'공모주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공모주(청약)이 연속으로 있는 거예요. 그 간격 자체가 며칠이 안 돼요. 1만 주에 대한 그 금액만 넣으면 주겠다 이 이야기인 거예요."]

그러나 수익회수를 위해 돈을 빼려고 하자 수수료부터 요구하는 등 이상한 조짐이 드러났습니다.

[최○○/'공모주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필요 없으니까 너희들이 다 가져가라. 일단 내 원금 그것만. 그러니까 (그쪽에서) 수익금의 20%를 수수료로 내라고."]

피해자들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알고보니 이들은 유명 투자사와는 상관이 없었고 이들이 투자자에게 보여준 계좌도 모의투자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확인된 피해자가 60여 명, 추정 피해액은 130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공모주 청약 투자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일반 공모주 청약은 증권 신고서에 공시된 청약 절차를 통해서만 진행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자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이효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하루 중 변동 폭, 첫날 상장하고 나서 가격변동 폭이 확대가 되어서 오히려 투자손실을 보실 수 있는 위험도 커졌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부터 철저히 따져봐야 합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영상편집:이형주/그래픽:김성일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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