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유럽 방위산업의 위기…현황과 교훈은?

입력 2023.11.02 (10:47) 수정 2023.11.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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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유럽의 탄약 재고가 소진돼 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위기를 맞은 유럽 방위산업의 현황 알아봅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연결돼 있습니다.

유럽의 탄약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면서요?

[답변]

한 마디로 러-우 전쟁이 20개월이 넘게 장기화되면서 유럽의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격전지를 중심으로 포병전, 소모전이 계속되면서 155밀리 포탄, 7.62밀리 소총탄 등 재래식 탄약 공급이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폴이됩니다.

우크라이나는 매일 5,000~10,000발 정도의 포탄을 소모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지난 20개월간 400~600만 발 정도의 포탄을 소모했다고 추정됩니다.

미국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포탄 200만 발을 지원했고 영국 등 유럽도 80만 발 정도를 지원했으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금년 초 EU 공동으로 22억 달러를 지원하여 100만 발 이상의 탄약 생산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만, 생산공장 증설과 시설, 장비 확충, 인력 확보 등에 최소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지원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유럽 방위산업이 이렇게 위축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변]

잘 아시다시피,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 이후 30여 년간 탈냉전 시대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동안 일부 국지전과 테러전은 있었으나 러-우 전쟁과 같은 대규모 탄약, 장비가 소모되는 장기간 전쟁은 없었습니다.

아울러, 유럽에서 이번 러-우 전쟁과 같은 대규모 직접 지원도 없었고요.

지난 30여 년간 유럽 방위산업도 미래전, 우주전 등에 대비해 첨단 전투기, 무인기, 우주 등에 집중해 와서 상대적으로 재래식 전쟁에 대한 준비는 매우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러-우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차, 자주포 등을 활용한 지상전, 포병전으로 변화되면서 그동안 소홀히 했던 재래식 탄약, 특히 155밀리 포탄 등에 대한 생산 측면에서는 커다란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지난 수년간 코로나 19에 따른 방산공급망 유지의 어려움, 예를 들어 인력 해고 및 신규 충원 및 교육 문제, 원재료 확보 어려움, 구조 조정 등이 겹쳐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앵커]

유럽도 이제 방위산업 재건을 위해 힘쓰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러- 우 전쟁 이후 유럽 주요국들의 방위산업 재건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크게 3가지로 설명드리면, 먼저 유럽 주요국들의 국방예산이 급증 추세라는 점입니다.

최근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여 31개국이 2025년까지 GDP의 2% 이상으로 국방예산을 증액하겠다라고 합의했습니다.

이미 폴란드는 금년 GDP의 4% 수준이고 독일도 작년 특별 방위기금 1000억 유로를 편성했습니다.

프랑스, 영국, 동·북유럽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있습니다.

둘째, 국방예산 증액에 따라 향후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대량으로 획득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폴란드가 작년 한국의 K-2 전차, K-9 장갑차, 천무, FA-50 등 124억 달러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외에 미국으로부터 M1A2 전차 250대 등을 수입하고 있고요.

우크라이나 주변국인 루마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발틱 3국, 노르웨이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향후 수년간 대규모 무기 수입을 추진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무기 구매 시 자국 방위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현지생산, 기술이전 등의 반대급부 요구가 높아지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폴란드가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현지생산 공장을 요구한 것이나 천무 차량은 폴란드 자국 업체로 계약했다는 점, 노르웨이가 절충교역으로 자국 방산부품 수출 100%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유럽 주요국들은 단순히 완제품 구매에서 벗어나 자국 방산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국의 독자적인 방산능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유럽 방위산업 위기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답변]

크게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전쟁의 기본을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미래전, 첨단전쟁 시대라고 하더라도 전쟁은 결국 지상에서 일정 지역을 확보하기 위한 밀고 밀리는 전투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이 지난 30여 년간 기동전, 화력전, 지상전, 소모전, 포격전에 대한 준비가 매우 소홀했다는 점을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둘째, 동맹 및 우방국의 중요성입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해 세계는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블록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도 주요 무기체계와 탄약류, 미사일 등에 대한 수출과 함께 현지생산, 공동개발 등을 통해 유사시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한 방산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주국방의 중요성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습니다.

러-우 전쟁 양상과 유럽 방위산업의 위기를 고려해 볼 때, 이를 반면교사로 하여 유사시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보다 강건한 방위산업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안정적인 국방예산 확보와 이에 따른 충실한 방위력 개선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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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2 10:47:42
    • 수정2023-11-02 10: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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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유럽의 탄약 재고가 소진돼 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위기를 맞은 유럽 방위산업의 현황 알아봅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연결돼 있습니다.

유럽의 탄약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면서요?

[답변]

한 마디로 러-우 전쟁이 20개월이 넘게 장기화되면서 유럽의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격전지를 중심으로 포병전, 소모전이 계속되면서 155밀리 포탄, 7.62밀리 소총탄 등 재래식 탄약 공급이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폴이됩니다.

우크라이나는 매일 5,000~10,000발 정도의 포탄을 소모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지난 20개월간 400~600만 발 정도의 포탄을 소모했다고 추정됩니다.

미국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포탄 200만 발을 지원했고 영국 등 유럽도 80만 발 정도를 지원했으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금년 초 EU 공동으로 22억 달러를 지원하여 100만 발 이상의 탄약 생산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만, 생산공장 증설과 시설, 장비 확충, 인력 확보 등에 최소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지원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유럽 방위산업이 이렇게 위축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변]

잘 아시다시피,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 이후 30여 년간 탈냉전 시대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동안 일부 국지전과 테러전은 있었으나 러-우 전쟁과 같은 대규모 탄약, 장비가 소모되는 장기간 전쟁은 없었습니다.

아울러, 유럽에서 이번 러-우 전쟁과 같은 대규모 직접 지원도 없었고요.

지난 30여 년간 유럽 방위산업도 미래전, 우주전 등에 대비해 첨단 전투기, 무인기, 우주 등에 집중해 와서 상대적으로 재래식 전쟁에 대한 준비는 매우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러-우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차, 자주포 등을 활용한 지상전, 포병전으로 변화되면서 그동안 소홀히 했던 재래식 탄약, 특히 155밀리 포탄 등에 대한 생산 측면에서는 커다란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지난 수년간 코로나 19에 따른 방산공급망 유지의 어려움, 예를 들어 인력 해고 및 신규 충원 및 교육 문제, 원재료 확보 어려움, 구조 조정 등이 겹쳐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앵커]

유럽도 이제 방위산업 재건을 위해 힘쓰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러- 우 전쟁 이후 유럽 주요국들의 방위산업 재건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크게 3가지로 설명드리면, 먼저 유럽 주요국들의 국방예산이 급증 추세라는 점입니다.

최근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여 31개국이 2025년까지 GDP의 2% 이상으로 국방예산을 증액하겠다라고 합의했습니다.

이미 폴란드는 금년 GDP의 4% 수준이고 독일도 작년 특별 방위기금 1000억 유로를 편성했습니다.

프랑스, 영국, 동·북유럽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있습니다.

둘째, 국방예산 증액에 따라 향후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대량으로 획득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폴란드가 작년 한국의 K-2 전차, K-9 장갑차, 천무, FA-50 등 124억 달러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외에 미국으로부터 M1A2 전차 250대 등을 수입하고 있고요.

우크라이나 주변국인 루마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발틱 3국, 노르웨이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향후 수년간 대규모 무기 수입을 추진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무기 구매 시 자국 방위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현지생산, 기술이전 등의 반대급부 요구가 높아지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폴란드가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현지생산 공장을 요구한 것이나 천무 차량은 폴란드 자국 업체로 계약했다는 점, 노르웨이가 절충교역으로 자국 방산부품 수출 100%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유럽 주요국들은 단순히 완제품 구매에서 벗어나 자국 방산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국의 독자적인 방산능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유럽 방위산업 위기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답변]

크게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전쟁의 기본을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미래전, 첨단전쟁 시대라고 하더라도 전쟁은 결국 지상에서 일정 지역을 확보하기 위한 밀고 밀리는 전투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이 지난 30여 년간 기동전, 화력전, 지상전, 소모전, 포격전에 대한 준비가 매우 소홀했다는 점을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둘째, 동맹 및 우방국의 중요성입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해 세계는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블록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도 주요 무기체계와 탄약류, 미사일 등에 대한 수출과 함께 현지생산, 공동개발 등을 통해 유사시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한 방산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주국방의 중요성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습니다.

러-우 전쟁 양상과 유럽 방위산업의 위기를 고려해 볼 때, 이를 반면교사로 하여 유사시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보다 강건한 방위산업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안정적인 국방예산 확보와 이에 따른 충실한 방위력 개선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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