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9년 만에 무죄 확정

입력 2023.11.02 (21:32) 수정 2023.11.0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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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당시 초기 대응을 잘못해 구조에 실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경 지휘부들에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9년 만입니다.

먼저 진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4년 4월 16일, 304명이 목숨을 잃고 142명이 다친 세월호 참사.

초기 대응을 잘못해 인명 구조에 실패한 혐의로 해경 지휘부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첫 검찰 수사 때는 기소되지 않았지만, 특별수사단 수사로 기소된 거였습니다.

[김석균/전 해경청장/2020년 1월 : "(더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무거운 마음 뿐입니다."]

쟁점은 법리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검찰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즉각 퇴선하게 유도하고, 선체에 진입해 인명을 구조했어야 하는데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유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법리상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또 회피할 수 있는 조치가 가능한데도 하지 못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는 취지에섭니다.

1,2심은 "사후적으로 평가할 때 최선의 방법으로 지휘하지 못했다고 해서 업무상 주의를 다하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법리 오해나 판단 누락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지 9년여 만, 특수단이 재판에 넘긴 지는 3년 9개월 만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건 김석균 전 해경청장 등 10명.

다만 퇴선 명령을 했다는 허위 공문서 작성에 관여한 김문홍 전 목포해양서장 등 2명은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앵커]

오늘(2일) 판결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는 사법부 판단이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정부 측 관계자는 단 한 명 뿐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은 궤변 같은 판결이라며 분노했습니다.

이어서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했던 목포해경 123정.

먼저 선장과 선원들을 구조했고, 승객 퇴선 안내는 하지 않았습니다.

[김경일/전 해경 123정 정장/2014년 국정감사 :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당황해 가지고 퇴선방송은 제가 부장한테 지시를 못 내려 가지고…."]

김경일 당시 정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형이 확정됐습니다.

이후 특별수사단은 해경 지휘부 10명을 같은 혐의로 재판에 추가로 넘겼습니다.

[임관혁/검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장/2021년 1월 : "해경 지휘부가 승객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퇴선조치 등 주의 의무를 위반하여…."]

그리고 오늘 전원에 대해 대법원의 무죄 판단이 나온 겁니다.

세월호 침몰과 구조 실패에 형사 책임을 묻는 재판은 이로써 모두 끝났습니다.

그동안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 등도 과실치사상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정부 관계자 중 형사 책임이 최종 인정된 건 김경일 전 정장, 한 명뿐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은 궤변 같은 판결이라며 분노했고, 아직 공소시효는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종기/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반드시 책임을 물어 끝까지 처벌할 것입니다. 역사의 심판대에 세워서 국민의 처벌을 받게 만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번 판결은 자연스럽게, 현재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 재판과도 맞물립니다.

구조 실패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제한한 판단인 만큼 이태원 참사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관련 판례를 검토했던 이태원 참사 수사 관계자는 핼러윈 인파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구조가 힘든 해상이 아니라 육지에서 일어난 참사라는 점은 결정적인 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은 모두 7명.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선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김지훈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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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9년 만에 무죄 확정
    • 입력 2023-11-02 21:32:54
    • 수정2023-11-02 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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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당시 초기 대응을 잘못해 구조에 실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경 지휘부들에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9년 만입니다.

먼저 진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4년 4월 16일, 304명이 목숨을 잃고 142명이 다친 세월호 참사.

초기 대응을 잘못해 인명 구조에 실패한 혐의로 해경 지휘부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첫 검찰 수사 때는 기소되지 않았지만, 특별수사단 수사로 기소된 거였습니다.

[김석균/전 해경청장/2020년 1월 : "(더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무거운 마음 뿐입니다."]

쟁점은 법리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검찰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즉각 퇴선하게 유도하고, 선체에 진입해 인명을 구조했어야 하는데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유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법리상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또 회피할 수 있는 조치가 가능한데도 하지 못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는 취지에섭니다.

1,2심은 "사후적으로 평가할 때 최선의 방법으로 지휘하지 못했다고 해서 업무상 주의를 다하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법리 오해나 판단 누락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지 9년여 만, 특수단이 재판에 넘긴 지는 3년 9개월 만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건 김석균 전 해경청장 등 10명.

다만 퇴선 명령을 했다는 허위 공문서 작성에 관여한 김문홍 전 목포해양서장 등 2명은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앵커]

오늘(2일) 판결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는 사법부 판단이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정부 측 관계자는 단 한 명 뿐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은 궤변 같은 판결이라며 분노했습니다.

이어서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했던 목포해경 123정.

먼저 선장과 선원들을 구조했고, 승객 퇴선 안내는 하지 않았습니다.

[김경일/전 해경 123정 정장/2014년 국정감사 :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당황해 가지고 퇴선방송은 제가 부장한테 지시를 못 내려 가지고…."]

김경일 당시 정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형이 확정됐습니다.

이후 특별수사단은 해경 지휘부 10명을 같은 혐의로 재판에 추가로 넘겼습니다.

[임관혁/검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장/2021년 1월 : "해경 지휘부가 승객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퇴선조치 등 주의 의무를 위반하여…."]

그리고 오늘 전원에 대해 대법원의 무죄 판단이 나온 겁니다.

세월호 침몰과 구조 실패에 형사 책임을 묻는 재판은 이로써 모두 끝났습니다.

그동안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 등도 과실치사상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정부 관계자 중 형사 책임이 최종 인정된 건 김경일 전 정장, 한 명뿐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은 궤변 같은 판결이라며 분노했고, 아직 공소시효는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종기/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반드시 책임을 물어 끝까지 처벌할 것입니다. 역사의 심판대에 세워서 국민의 처벌을 받게 만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번 판결은 자연스럽게, 현재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 재판과도 맞물립니다.

구조 실패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제한한 판단인 만큼 이태원 참사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관련 판례를 검토했던 이태원 참사 수사 관계자는 핼러윈 인파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구조가 힘든 해상이 아니라 육지에서 일어난 참사라는 점은 결정적인 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은 모두 7명.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선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김지훈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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