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리면 100만 원” 더는 못 판다…과열 경쟁 소비자 피해로

입력 2023.11.03 (09:52) 수정 2023.11.0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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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주변에서 독감 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독감 진단을 받기만 하면 1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보험상품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독감처럼 많은 사람이 쉽게 걸릴 수 있는 질병에 대한 보장 수준을 이렇게까지 높이는 게 꼭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까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손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감 보험 가입이 유행처럼 번진 건 지난달 중순부터입니다.

온라인에선 독감에 걸려 보험금을 받았다, 가족 모두를 가입시키려 한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종합보험 등에 특약형태로 포함된 독감 치료비는 출시 당시 독감 진단을 받고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으면 1년에 한 번 최대 2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그런데 월 만 원을 내면 최대 100만 원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나오자 입소문이 퍼졌습니다.

한 달만 판매한다는 이른바 '절판 마케팅'까지 더해지며, 한 보험사에서만 20일 만에 10만 건 이상 팔렸습니다.

KBS 취재결과 다른 주요 보험사들의 독감 특약상품 판매 건수도 보장 한도를 올린 뒤 급증했습니다.

겨울철 독감 환자가 더 늘 수 있는 만큼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받을 보험료보다 줄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이어서, 독감에 걸리지 않은 가입자의 부담이 늘 수 있습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상품을 팔아서) 역마진 날 가능성도 있어서 그것들이 중장기적으로 보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금융감독원은 과잉 진료를 부추길 수 있고, 약관을 잘 모른 채 가입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실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김범수/금융감독원 상품심사판매분석국 국장 : "과도한 보장금액만 강조하고 특히 절판 마케팅을 부추기며 제대로 상품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최근엔 변호사 선임 비용 1억 원을 특약으로 내건 운전자 보험과 하루 입원할 때마다 최대 26만 원을 받을 수 있었던 간호·간병 보험도 논란이 됐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촬영기자:김승욱/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김지훈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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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감 걸리면 100만 원” 더는 못 판다…과열 경쟁 소비자 피해로
    • 입력 2023-11-03 09:52:07
    • 수정2023-11-03 09: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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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주변에서 독감 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독감 진단을 받기만 하면 1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보험상품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독감처럼 많은 사람이 쉽게 걸릴 수 있는 질병에 대한 보장 수준을 이렇게까지 높이는 게 꼭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까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손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감 보험 가입이 유행처럼 번진 건 지난달 중순부터입니다.

온라인에선 독감에 걸려 보험금을 받았다, 가족 모두를 가입시키려 한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종합보험 등에 특약형태로 포함된 독감 치료비는 출시 당시 독감 진단을 받고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으면 1년에 한 번 최대 2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그런데 월 만 원을 내면 최대 100만 원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나오자 입소문이 퍼졌습니다.

한 달만 판매한다는 이른바 '절판 마케팅'까지 더해지며, 한 보험사에서만 20일 만에 10만 건 이상 팔렸습니다.

KBS 취재결과 다른 주요 보험사들의 독감 특약상품 판매 건수도 보장 한도를 올린 뒤 급증했습니다.

겨울철 독감 환자가 더 늘 수 있는 만큼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받을 보험료보다 줄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이어서, 독감에 걸리지 않은 가입자의 부담이 늘 수 있습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상품을 팔아서) 역마진 날 가능성도 있어서 그것들이 중장기적으로 보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금융감독원은 과잉 진료를 부추길 수 있고, 약관을 잘 모른 채 가입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실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김범수/금융감독원 상품심사판매분석국 국장 : "과도한 보장금액만 강조하고 특히 절판 마케팅을 부추기며 제대로 상품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최근엔 변호사 선임 비용 1억 원을 특약으로 내건 운전자 보험과 하루 입원할 때마다 최대 26만 원을 받을 수 있었던 간호·간병 보험도 논란이 됐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촬영기자:김승욱/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김지훈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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