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촬영날 ‘노쇼’…경찰, 유명 헤어업체 먹튀 의혹 수사 중

입력 2023.11.03 (16:29) 수정 2023.11.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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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촬영 시 머리를 다듬어주는, 이른바 '헤어변형 서비스' 업체의 대표가 결혼을 앞둔 신부들에게서 예약금 수천만 원을 챙긴 뒤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와 군포경찰서, 서울 종암경찰서,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말부터 헤어변형 업체 대표 박 모 씨에 대한 고소장을 잇따라 접수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박 씨가 결혼사진 촬영을 앞둔 예비 신부들에게서 20~40만 원에 이르는 예약금을 받은 뒤 지난달 27일부터 전화번호를 해지하고 잠적했다는 것이 고소장의 주요 내용입니다.

박 씨로부터 이러한 사기를 당했다는 예비 신부들이 가입한 단체 대화방에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피해 금액만 6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박 씨의 업체에 비용을 선불로 완납하고 예약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박 씨의 업체에 비용을 선불로 완납하고 예약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

"지난 7월에 예약해서 열흘 뒤 14일이 촬영일이에요. 예약할 때도 다른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니 빨리 결정하라고 재촉하길래 진짜인 줄 알았죠. 웨딩 카페에 사기 의혹이 불거지고 나서 연락하니 며칠 동안 답이 없다가 메신저 자체를 탈퇴해버렸습니다."(웨딩 촬영 헤어변형 예약자 A 씨)

"예비 신부뿐만 아니라 가족 행사 때문에 예약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어요. 당장 내일 돌잔치인데…. 방금 송파경찰서에 신고하러 가니 비슷한 사건이 여러 건 이미 접수된 상태라고 하더군요."(돌잔치 메이크업 예약자 B 씨)

하지만 웨딩 촬영은 보통 실제 촬영일보다 수개월 앞서 예약을 하기 때문에, 촬영 날짜가 많이 남아서 이런 상황을 아직 인지하지 못한 추가 피해자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박 씨의 업체에서 일했던 직원들도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씨의 업체는 '1인 업체'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박 씨가 직원을 고용해 촬영 당일에 직원들을 대신 내보냈다는 의심도 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박 씨가 임금을 제대로 안 주자 그만뒀고, 이 자리를 대신 할 다른 직원을 못 구하면서 이번 피해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경찰은 박 씨의 주거지를 파악하는 대로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에 이 사건을 제보한 업계 관계자는 "웨딩 촬영 관련 업체들은 보통 예약금 5~10만 원 먼저 받고 촬영 직전에 나머지 요금을 완납하도록 하는데, 박 씨의 업체는 요금을 할인해준다는 이유로 선불 완납을 요구해서 피해 금액이 커졌다"며 "예약을 할 때 완납을 유도하는 업체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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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11-03 16: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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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촬영 시 머리를 다듬어주는, 이른바 '헤어변형 서비스' 업체의 대표가 결혼을 앞둔 신부들에게서 예약금 수천만 원을 챙긴 뒤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와 군포경찰서, 서울 종암경찰서,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말부터 헤어변형 업체 대표 박 모 씨에 대한 고소장을 잇따라 접수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박 씨가 결혼사진 촬영을 앞둔 예비 신부들에게서 20~40만 원에 이르는 예약금을 받은 뒤 지난달 27일부터 전화번호를 해지하고 잠적했다는 것이 고소장의 주요 내용입니다.

박 씨로부터 이러한 사기를 당했다는 예비 신부들이 가입한 단체 대화방에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피해 금액만 6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박 씨의 업체에 비용을 선불로 완납하고 예약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
"지난 7월에 예약해서 열흘 뒤 14일이 촬영일이에요. 예약할 때도 다른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니 빨리 결정하라고 재촉하길래 진짜인 줄 알았죠. 웨딩 카페에 사기 의혹이 불거지고 나서 연락하니 며칠 동안 답이 없다가 메신저 자체를 탈퇴해버렸습니다."(웨딩 촬영 헤어변형 예약자 A 씨)

"예비 신부뿐만 아니라 가족 행사 때문에 예약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어요. 당장 내일 돌잔치인데…. 방금 송파경찰서에 신고하러 가니 비슷한 사건이 여러 건 이미 접수된 상태라고 하더군요."(돌잔치 메이크업 예약자 B 씨)

하지만 웨딩 촬영은 보통 실제 촬영일보다 수개월 앞서 예약을 하기 때문에, 촬영 날짜가 많이 남아서 이런 상황을 아직 인지하지 못한 추가 피해자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박 씨의 업체에서 일했던 직원들도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씨의 업체는 '1인 업체'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박 씨가 직원을 고용해 촬영 당일에 직원들을 대신 내보냈다는 의심도 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박 씨가 임금을 제대로 안 주자 그만뒀고, 이 자리를 대신 할 다른 직원을 못 구하면서 이번 피해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경찰은 박 씨의 주거지를 파악하는 대로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에 이 사건을 제보한 업계 관계자는 "웨딩 촬영 관련 업체들은 보통 예약금 5~10만 원 먼저 받고 촬영 직전에 나머지 요금을 완납하도록 하는데, 박 씨의 업체는 요금을 할인해준다는 이유로 선불 완납을 요구해서 피해 금액이 커졌다"며 "예약을 할 때 완납을 유도하는 업체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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