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체험인 줄 알았는데…렌터카 사기

[앵커]

한 금융사 직원이 신차를 일정 기간 무료로 탈 수 있다며 지인들에게 렌터카 계약을 유도한 뒤 잠적한 사건이 발생해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피해자만 10명이 넘어 피해액이 십여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구제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합니다.

보도에 곽동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대 A씨는 지난 4월 한 금융사에 다니는 지인 B씨에게 솔깃한 제안을 들었습니다.

자신의 회사에서 신형 고급 승용차를 무료로 렌트할 수 있는 행사를 연다는 겁니다.

실적이 쌓일 수 있도록 A 씨의 명의로 렌터카를 계약하면 두 달 동안 무료로 탈 수 있게 해주고, 이후 다른 고객에게 명의를 넘기는 승계처리까지 해주겠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약속한 시간이 지난 뒤 승계는 커녕 B 씨는 잠적했고, 렌터카를 떠안게 된 A 씨는 차량 대여금 독촉장에 연체 경고 문자까지 받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대여료 미납한 것을 납부 안 하면 본인에게 불이익이 갈 것이다. 신용상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제 돈으로 납부한 상황이고, 삼백만 원 정도 되고요."]

알고 보니 해당 금융사는 이런 행사를 연 적도 없었습니다.

B 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10여 명의 명의로 출고한 차량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25대.

대부분 대당 6천만 원이 넘어 피해액은 십여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들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가운데 해당 금융사도 뒤늦게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캐피털 관계자/음성변조 : "본사에서 최대한 차량을 승계를, 다른 영업장들도 승계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긴 한데..."]

피해자들이 스스로 명의를 빌려준 탓에 구제 방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전국에서 비슷한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며, 무료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차량 계약 명의를 빌려주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