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개미들이 원하던 ‘공매도 금지’…증권가는 왜 우려?

입력 2023.11.06 (19:44) 수정 2023.11.06 (19: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오늘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면서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공매도가 무엇인지 논란이 왜 이는지 친절한뉴스에서 정리해봤습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매도, 한자를 보면 '빌 공'자죠.

없는 것을 판다는 겁니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낮은 가격에 되사는 행위입니다.

영어로는 숏 셀링, 줄여서 숏이라고 합니다.

보통 물건을 사고 파는 개념으로는 이해가 잘되지 않는데요.

그림으로 다시 설명해드리면요.

어느 한 주식의 주가가 만 원 정도일 때, 증권사에 주식 100주를 빌려 100만 원에 팝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7천 원으로 떨어지면요.

이때의 주가로 앞서 빌린 100주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겁니다.

70만 원이면 매입하니까, 30만 원의 차익이 발생했죠.

그래서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진다 예측하고 실제 떨어질 때 돈을 버는 매매 기법이고, 반대로 오르면 손해를 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개장부터였죠.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 시장에서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공매도 행위가 시장 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특히 '무차입 공매도'가 문제입니다.

앞서, 공매도가 주식을 빌려 판 뒤에 갚는 방식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무차입, 그러니까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먼저 판 뒤에 나중에 빌리는 겁니다.

시세차익만 챙기는 '유령 거래' 같은 거고, 애초에 빌리지도 않았으니, 행여 싼 값에라도 주식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주식시장이 교란되겠죠.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엄연히 불법인데, 최근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수백억 원대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습니다.

[김주현/금융위원장 :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으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불공정 거래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공매도 제도 자체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비판받던, 개인과 기관 간 차별적인 담보 비율이나 주식을 빌려주는 기간 차이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세에 투자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관에서 공매도하면, 주식이 오를 거라 기대하고 투자한 개인들은 손실을 입게 되죠.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도 공매도용 주식을 빌려주지만, 기관과 좀 차별적입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공매도 세력이 주가 급락을 일으킨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늘 공매도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애초에 공매도가 왜 도입이 됐는지를 생각해야 하는데요.

주식 가격은 매수세와 매도세의 비율로 결정됩니다.

주식이 오를 거라 믿는 투자자는 그냥 지금 주식을 사면 됩니다.

아무런 제약이 없고, 이 올려 산 가격은 그대로 시장에 반영됩니다.

그런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 입장을 생각해보면요.

공매도가 없다면, 주식을 파는 건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가능한 건데, 그런 사람들은 이미 팔았을 테니까, 지금부터 팔 사람은 제한적이고, 시장에서 매도세가 늘 매수세보다 약하게 되죠.

'저 주식은 지금 너무 고평가되어있고, 사업전망이 나빠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는 의견은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매도가 없는 시장에서는 항상 주식 가격이 본래 가치보다 고평가받는 거품이 형성됩니다.

어차피 투자자에게는 이익인 거 아니냐 주식 가격이 왜 내려야 하느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도한 거품은 때때로 걷어내 줘야, 지나친 투기심리를 예방하고, 다른 새로운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죠.

물론, 이런 이론이 꼭 현실에 맞는지는 반박 견해도 있지만, 이번 정부 조치로, 공매도의 순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우리나라 공매도 금지, 처음은 아닙니다.

2008년 리먼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코로나19 때 등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경제위기가 이유였고, 경제위기도 아닌데 공매도를 금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공매도 재개 여부는 금융당국이 내년 6월 말 이후 여러 여건을 감안해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친절한 뉴스K] 개미들이 원하던 ‘공매도 금지’…증권가는 왜 우려?
    • 입력 2023-11-06 19:44:55
    • 수정2023-11-06 19:51:54
    뉴스7(청주)
[앵커]

정부가 오늘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면서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공매도가 무엇인지 논란이 왜 이는지 친절한뉴스에서 정리해봤습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매도, 한자를 보면 '빌 공'자죠.

없는 것을 판다는 겁니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낮은 가격에 되사는 행위입니다.

영어로는 숏 셀링, 줄여서 숏이라고 합니다.

보통 물건을 사고 파는 개념으로는 이해가 잘되지 않는데요.

그림으로 다시 설명해드리면요.

어느 한 주식의 주가가 만 원 정도일 때, 증권사에 주식 100주를 빌려 100만 원에 팝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7천 원으로 떨어지면요.

이때의 주가로 앞서 빌린 100주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겁니다.

70만 원이면 매입하니까, 30만 원의 차익이 발생했죠.

그래서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진다 예측하고 실제 떨어질 때 돈을 버는 매매 기법이고, 반대로 오르면 손해를 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개장부터였죠.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 시장에서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공매도 행위가 시장 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특히 '무차입 공매도'가 문제입니다.

앞서, 공매도가 주식을 빌려 판 뒤에 갚는 방식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무차입, 그러니까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먼저 판 뒤에 나중에 빌리는 겁니다.

시세차익만 챙기는 '유령 거래' 같은 거고, 애초에 빌리지도 않았으니, 행여 싼 값에라도 주식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주식시장이 교란되겠죠.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엄연히 불법인데, 최근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수백억 원대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습니다.

[김주현/금융위원장 :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으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불공정 거래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공매도 제도 자체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비판받던, 개인과 기관 간 차별적인 담보 비율이나 주식을 빌려주는 기간 차이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세에 투자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관에서 공매도하면, 주식이 오를 거라 기대하고 투자한 개인들은 손실을 입게 되죠.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도 공매도용 주식을 빌려주지만, 기관과 좀 차별적입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공매도 세력이 주가 급락을 일으킨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늘 공매도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애초에 공매도가 왜 도입이 됐는지를 생각해야 하는데요.

주식 가격은 매수세와 매도세의 비율로 결정됩니다.

주식이 오를 거라 믿는 투자자는 그냥 지금 주식을 사면 됩니다.

아무런 제약이 없고, 이 올려 산 가격은 그대로 시장에 반영됩니다.

그런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 입장을 생각해보면요.

공매도가 없다면, 주식을 파는 건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가능한 건데, 그런 사람들은 이미 팔았을 테니까, 지금부터 팔 사람은 제한적이고, 시장에서 매도세가 늘 매수세보다 약하게 되죠.

'저 주식은 지금 너무 고평가되어있고, 사업전망이 나빠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는 의견은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매도가 없는 시장에서는 항상 주식 가격이 본래 가치보다 고평가받는 거품이 형성됩니다.

어차피 투자자에게는 이익인 거 아니냐 주식 가격이 왜 내려야 하느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도한 거품은 때때로 걷어내 줘야, 지나친 투기심리를 예방하고, 다른 새로운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죠.

물론, 이런 이론이 꼭 현실에 맞는지는 반박 견해도 있지만, 이번 정부 조치로, 공매도의 순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우리나라 공매도 금지, 처음은 아닙니다.

2008년 리먼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코로나19 때 등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경제위기가 이유였고, 경제위기도 아닌데 공매도를 금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공매도 재개 여부는 금융당국이 내년 6월 말 이후 여러 여건을 감안해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청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