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1+1이 더 비싼데?…‘다크패턴’ 조심하세요

입력 2023.11.07 (12:45) 수정 2023.11.0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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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라인 쇼핑몰에서 싸다고 해서 결제하려니, 실제 가격이 더 비싸거나 품절 상품으로 나와 당황했던 경험 종종 있을 겁니다.

이런 상술을 '다크 패턴'이라고 하는데, 주요 쇼핑몰에도 평균 5개 이상씩 숨어있었습니다.

친절한뉴스에서 짚어봤습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곧 품절이라며 제품 판매 마감이 임박했다고 써 붙이거나, 이 사이트가 상품 가격이 가장 싸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공짜로 더 준다, 온라인 쇼핑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솔깃한 문구들인데, 막상 들어가 보면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해야 살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른바 '다크 패턴'이라 하죠.

'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로 비합리적인 지출을 유도하는 눈속임 화면 배치' 말이 좀 어렵죠.

거짓으로 '마감 임박' 정보를 제공하거나, 물건의 가격 비교를 어렵게, 헷갈리게 하고, 할인이라 해놓고 막상 마지막 결제 단계에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 스마트폰 앱의 경우 무료 서비스 기간이라며 가입하게 한 뒤, 그 기간이 끝나면 알림 없이 등록된 신용카드로 비용을 청구하는 것도 다크 패턴입니다.

다크 패턴의 교묘한 유형은 이 밖에도 많습니다.

실제 사례를 한 번 보시죠.

로션 2개 묶음에 3만 8천 원 정도, 정가에서 10% 정도 할인된 가격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개별 상품 가격을 보니, 9천 원대로 더 쌉니다.

'거짓 할인'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쇼핑몰과 비교해 1/3 수준으로, 최저 가격이라는 샴푸.

구매를 하기 위해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이미 품절 됐다고 나옵니다.

'유인 판매'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국내 온라인 쇼핑몰 38곳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조사했습니다.

다크 패턴, 429개를 포착했습니다.

쇼핑몰마다 평균 5개가 넘는 수법이 숨어있었습니다.

이런 상술, 설명하면 황당하다 생각 들지만, 일상적인 쇼핑 환경이 돼버렸습니다.

취재진이 이번엔 30대 소비자와 함께 실제로 책상을 구매해봤습니다.

92%나 할인된 상품이 바로 검색이 돼 사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사실 책상 상판만의 가격입니다.

책상 다리 등 선택 사항을 추가하니 검색했을 때 나온 가격의 10배로 뜁니다.

[류태민/직장인 : "다른 사이트를 들어갈 기회나 이런 걸 놓친 거잖아요. 굉장히 황당하고 좀 어이가 없어서 기분이 굉장히 상했어요."]

물론 다크 패턴은 법으로 어느 정도 제재할 수 있습니다.

'거짓·과장·기만'을 사용한 소비자 유인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크 패턴도 계속해서 수법이 진화하면서, 이런 요건을 피해 나간다는 겁니다.

대표적 경우가 '탈퇴 방해'입니다.

취재진이 한 쇼핑몰에서 따져보니, 해지 의사를 다시 묻고, 이유를 묻고, 9단계를 거쳐야 겨우 계정을 해지를 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엄연히 다크 패턴인데, 막을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정혜운/한국소비자원 온라인거래조사팀장 : "탈퇴 방해 등 총 여섯 가지 유형은 현행법으로 규율할 수 없어 관련 법률의 개정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결국 쇼핑을 하는 소비자 스스로 결제 직전까지 상품 정보를 꼼꼼하게 살피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은 일찍이 다크 패턴 제재에 나섰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은 적발되면 과태료를 매기고, 이런 행태가 반복되면 쇼핑몰을 폐쇄하는 법안을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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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1+1이 더 비싼데?…‘다크패턴’ 조심하세요
    • 입력 2023-11-07 12:45:27
    • 수정2023-11-07 14:11:10
    뉴스 12
[앵커]

온라인 쇼핑몰에서 싸다고 해서 결제하려니, 실제 가격이 더 비싸거나 품절 상품으로 나와 당황했던 경험 종종 있을 겁니다.

이런 상술을 '다크 패턴'이라고 하는데, 주요 쇼핑몰에도 평균 5개 이상씩 숨어있었습니다.

친절한뉴스에서 짚어봤습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곧 품절이라며 제품 판매 마감이 임박했다고 써 붙이거나, 이 사이트가 상품 가격이 가장 싸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공짜로 더 준다, 온라인 쇼핑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솔깃한 문구들인데, 막상 들어가 보면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해야 살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른바 '다크 패턴'이라 하죠.

'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로 비합리적인 지출을 유도하는 눈속임 화면 배치' 말이 좀 어렵죠.

거짓으로 '마감 임박' 정보를 제공하거나, 물건의 가격 비교를 어렵게, 헷갈리게 하고, 할인이라 해놓고 막상 마지막 결제 단계에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 스마트폰 앱의 경우 무료 서비스 기간이라며 가입하게 한 뒤, 그 기간이 끝나면 알림 없이 등록된 신용카드로 비용을 청구하는 것도 다크 패턴입니다.

다크 패턴의 교묘한 유형은 이 밖에도 많습니다.

실제 사례를 한 번 보시죠.

로션 2개 묶음에 3만 8천 원 정도, 정가에서 10% 정도 할인된 가격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개별 상품 가격을 보니, 9천 원대로 더 쌉니다.

'거짓 할인'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쇼핑몰과 비교해 1/3 수준으로, 최저 가격이라는 샴푸.

구매를 하기 위해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이미 품절 됐다고 나옵니다.

'유인 판매'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국내 온라인 쇼핑몰 38곳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조사했습니다.

다크 패턴, 429개를 포착했습니다.

쇼핑몰마다 평균 5개가 넘는 수법이 숨어있었습니다.

이런 상술, 설명하면 황당하다 생각 들지만, 일상적인 쇼핑 환경이 돼버렸습니다.

취재진이 이번엔 30대 소비자와 함께 실제로 책상을 구매해봤습니다.

92%나 할인된 상품이 바로 검색이 돼 사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사실 책상 상판만의 가격입니다.

책상 다리 등 선택 사항을 추가하니 검색했을 때 나온 가격의 10배로 뜁니다.

[류태민/직장인 : "다른 사이트를 들어갈 기회나 이런 걸 놓친 거잖아요. 굉장히 황당하고 좀 어이가 없어서 기분이 굉장히 상했어요."]

물론 다크 패턴은 법으로 어느 정도 제재할 수 있습니다.

'거짓·과장·기만'을 사용한 소비자 유인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크 패턴도 계속해서 수법이 진화하면서, 이런 요건을 피해 나간다는 겁니다.

대표적 경우가 '탈퇴 방해'입니다.

취재진이 한 쇼핑몰에서 따져보니, 해지 의사를 다시 묻고, 이유를 묻고, 9단계를 거쳐야 겨우 계정을 해지를 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엄연히 다크 패턴인데, 막을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정혜운/한국소비자원 온라인거래조사팀장 : "탈퇴 방해 등 총 여섯 가지 유형은 현행법으로 규율할 수 없어 관련 법률의 개정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결국 쇼핑을 하는 소비자 스스로 결제 직전까지 상품 정보를 꼼꼼하게 살피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은 일찍이 다크 패턴 제재에 나섰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은 적발되면 과태료를 매기고, 이런 행태가 반복되면 쇼핑몰을 폐쇄하는 법안을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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