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서 초겨울로…갑작스런 한파 이유는?

입력 2023.11.07 (15:11) 수정 2023.11.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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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불과 5일 전 경남 김해의 한 거리입니다. 낙엽 위에 올려놓은 온도계는 31.2도를 나타냈고,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의 학생이 거리를 걷고 있는데요.오른쪽은 오늘 아침 서울의 출근길 모습입니다. 패딩 등 두꺼운 겉옷을 입고, 털이 달린 모자를 쓴 사람도 볼 수 있는데요. 불과 5일 만에 초여름에서 초겨울 날씨로 바뀐 셈입니다.

■ 약한 대륙 고기압에…11월 낮 기온 '30도'
지난주 목요일 김해는 낮 기온이 30.9도까지 올랐습니다. 김해 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23~29도로 평년보다 6~10도가 높아 초여름 날씨를 보였습니다. 특히 강릉은 29.1도, 순천은 28.3도, 서울은 25.9도 등 11월 기준으로 관측 이래 가장 높은 낮 기온을 기록한 곳도 많았습니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 초여름 날씨까지 가게 된 이유는 대륙 고기압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대륙 고기압은 말 그대로 대륙에서 발생하는 고기압으로 우리나라는 이맘때쯤 시베리아 부근에 위치한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내려갑니다

오른쪽 분홍색 점선 사각형으로 표시된 10월 하순을 보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졌던 걸 볼 수 있다오른쪽 분홍색 점선 사각형으로 표시된 10월 하순을 보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졌던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달 기온을 보면, 유달리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던 구간이 보입니다. 바로 10월 하순인데요. 10월에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6차례 정도 받긴 받았지만, 특히 하순에는 유라시아 대륙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가운데 대륙 고기압의 강도가 약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베이징도 10월 하순 낮 기온이 15도 안팎까지 오르며 1961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이렇게 10월 말부터 평년보다 따뜻한 날이 이어지며 열이 쌓이고, 여기에 남쪽에서는 평년보다 뜨거운 바다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11월이 되자마자 기록적인 고온이 나타난 겁니다.


■ 강풍·한파 몰고 온 찬 공기 품은 저기압

그런데 주말 동안 요란한 가을비가 쏟아진 뒤, 오늘 아침 철원은 영하 6.5도를 기록했고 서울과 춘천은 3도 안팎까지 떨어졌는데요. 수도권 동부와 강원 영서 등지의 아침 기온은 어제 아침보다 10~15도 이상 뚝 떨어지면서 올가을 첫 한파 특보가 내려졌습니다.

오늘 (7일) 아침 최저 기온 (자료: 기상청)오늘 (7일) 아침 최저 기온 (자료: 기상청)

찬 공기를 품은 상층 저기압이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남서쪽에는 고기압이 있는 가운데 저기압이 북서쪽에서 강하게 내려오면서 우리나라를 사이에 두고 기압 차이가 매우 커졌는데요. 바람은 기압 차이가 클수록 강해 전국적으로 강풍이 불었고, 어제 전남 여수와 강원 인제에는 각각 순간적으로 초속 33.3m, 19.4m의 말그대로 '태풍급 강풍'이 불면서 11월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강한 바람으로 기록됐습니다.

어제 (6일) 오후 일기도 (자료: 기상청)어제 (6일) 오후 일기도 (자료: 기상청)

강한 바람에 찬 공기도 밀려 내려오며 기온도 떨어졌는데요. 5km 상공 기준으로 영하 25도 안팎의 찬 공기도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오면서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겁니다.

■ 제자리 찾은 날씨?…주말에 다시 기온 내려가
밀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초겨울 추위는 내일도 이어지겠습니다. 기상청은 내일 아침 기온은 오늘보다 2~5도정도 더 낮아질 거로 예보했는데요. 이에따라 경북 영천과 경남 함안등 영남 일부 지역은 한파 주의보가 발표됐습니다.

출처: 기상청출처: 기상청

내일 낮부터는 기온이 점차 오르겠는데요. 하지만 주말에 다시 기온이 떨어질 전망입니다. 기상청의 예보를 보면 서울은 이번 주말 0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고, 월요일에는 영하 2도로 예측됐습니다. 현재의 예측으로는 금요일 비가 내린 뒤 북서쪽에서 대륙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해오기 때문입니다.

출처: 기상청출처: 기상청

기록적으로 따뜻한 날이 이어지다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노약자 등 한파 취약 계층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보온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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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여름에서 초겨울로…갑작스런 한파 이유는?
    • 입력 2023-11-07 15:11:53
    • 수정2023-11-10 15: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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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불과 5일 전 경남 김해의 한 거리입니다. 낙엽 위에 올려놓은 온도계는 31.2도를 나타냈고,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의 학생이 거리를 걷고 있는데요.오른쪽은 오늘 아침 서울의 출근길 모습입니다. 패딩 등 두꺼운 겉옷을 입고, 털이 달린 모자를 쓴 사람도 볼 수 있는데요. 불과 5일 만에 초여름에서 초겨울 날씨로 바뀐 셈입니다.

■ 약한 대륙 고기압에…11월 낮 기온 '30도'
지난주 목요일 김해는 낮 기온이 30.9도까지 올랐습니다. 김해 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23~29도로 평년보다 6~10도가 높아 초여름 날씨를 보였습니다. 특히 강릉은 29.1도, 순천은 28.3도, 서울은 25.9도 등 11월 기준으로 관측 이래 가장 높은 낮 기온을 기록한 곳도 많았습니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 초여름 날씨까지 가게 된 이유는 대륙 고기압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대륙 고기압은 말 그대로 대륙에서 발생하는 고기압으로 우리나라는 이맘때쯤 시베리아 부근에 위치한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내려갑니다

오른쪽 분홍색 점선 사각형으로 표시된 10월 하순을 보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졌던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달 기온을 보면, 유달리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던 구간이 보입니다. 바로 10월 하순인데요. 10월에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6차례 정도 받긴 받았지만, 특히 하순에는 유라시아 대륙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가운데 대륙 고기압의 강도가 약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베이징도 10월 하순 낮 기온이 15도 안팎까지 오르며 1961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이렇게 10월 말부터 평년보다 따뜻한 날이 이어지며 열이 쌓이고, 여기에 남쪽에서는 평년보다 뜨거운 바다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11월이 되자마자 기록적인 고온이 나타난 겁니다.


■ 강풍·한파 몰고 온 찬 공기 품은 저기압

그런데 주말 동안 요란한 가을비가 쏟아진 뒤, 오늘 아침 철원은 영하 6.5도를 기록했고 서울과 춘천은 3도 안팎까지 떨어졌는데요. 수도권 동부와 강원 영서 등지의 아침 기온은 어제 아침보다 10~15도 이상 뚝 떨어지면서 올가을 첫 한파 특보가 내려졌습니다.

오늘 (7일) 아침 최저 기온 (자료: 기상청)
찬 공기를 품은 상층 저기압이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남서쪽에는 고기압이 있는 가운데 저기압이 북서쪽에서 강하게 내려오면서 우리나라를 사이에 두고 기압 차이가 매우 커졌는데요. 바람은 기압 차이가 클수록 강해 전국적으로 강풍이 불었고, 어제 전남 여수와 강원 인제에는 각각 순간적으로 초속 33.3m, 19.4m의 말그대로 '태풍급 강풍'이 불면서 11월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강한 바람으로 기록됐습니다.

어제 (6일) 오후 일기도 (자료: 기상청)
강한 바람에 찬 공기도 밀려 내려오며 기온도 떨어졌는데요. 5km 상공 기준으로 영하 25도 안팎의 찬 공기도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오면서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겁니다.

■ 제자리 찾은 날씨?…주말에 다시 기온 내려가
밀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초겨울 추위는 내일도 이어지겠습니다. 기상청은 내일 아침 기온은 오늘보다 2~5도정도 더 낮아질 거로 예보했는데요. 이에따라 경북 영천과 경남 함안등 영남 일부 지역은 한파 주의보가 발표됐습니다.

출처: 기상청
내일 낮부터는 기온이 점차 오르겠는데요. 하지만 주말에 다시 기온이 떨어질 전망입니다. 기상청의 예보를 보면 서울은 이번 주말 0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고, 월요일에는 영하 2도로 예측됐습니다. 현재의 예측으로는 금요일 비가 내린 뒤 북서쪽에서 대륙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해오기 때문입니다.

출처: 기상청
기록적으로 따뜻한 날이 이어지다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노약자 등 한파 취약 계층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보온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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