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돈 있었는데…없어요”…‘미친 물가’ 더 오른다?

입력 2023.11.09 (19:31) 수정 2023.11.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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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장보기 인증 사진입니다.

각각 얼마였을까요?

7만 원어치, 20만 원어치였습니다.

"5만 원이면 되던 장보기가 7만 원이 됐다" "몇 개 안 담았는데 20만 원이다" 이렇게 장보기가 무섭다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실제 지난달 기준, 주요 품목 가격 변동을 살펴보면 1년 전과 비교해 햄과 케첩이 30% 후반대, 된장, 간장이 20% 후반대, 생수 17%, 우유는 14%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유통업체 할인까지 반영된 수치고요.

농산물 소비자물가는 상승 폭이 더 큽니다.

사과가 72%, 상추는 41%, 쌀도 19% 올랐습니다.

의식주 중 하나인 의류 및 신발 소비자물가는 31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가 상승 요인은 다양하지만, 전쟁을 비롯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 원유 같은 원자재 가격이 오른 탓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농산물은 이상기후로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자잿값 상승은 전 세계가 함께 맞닥뜨린 상황이죠.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물가는 유독 비싼 편인데요.

국가·도시 비교 사이트 넘베오를 보면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서울의 물가는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품목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물가는 왜 이렇게 높은 걸까요?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원자재, 원재료의 가격 인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비자물가가 오른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원자재가 얼마만큼 인상돼서 소비자물가가 이렇게 많이 오를까,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건 알고 있는데 소비자물가에 혹시 그 이상으로 반영되고 있는 건 아닌가…."]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살펴보면 소주와 맥주, 막걸리 같은 주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넘지 않았지만, 식당에서 파는 주류는 그보다 4배, 많게는 12배 가까이 물가 상승률이 가팔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세계 주요 투자은행 8곳은 내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많이 오를 거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우리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요?

그동안 정부는 기업들을 압박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해 왔습니다.

지난 6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뒤, 실제로 일부 라면과 과자 가격이 내리기도 했죠.

기업들은 정부의 압박에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양을 줄였습니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난 건데요.

정부가 이런 가격 압박 기조를 이어간다면 '슈링크플레이션'은 더욱 가속화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정부는 오늘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을 책임지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물가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밀착 관리하고, 현장 중심의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건데요.

단속만으로 충분한 걸까요?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물가를 단속한다고 지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먼저 그 원인에 대한 진단과 함께 과도하게 인상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혹은 인상 요인이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따라가는 그런 인상은 없는지, 파악과 관리 감독이 우선 이뤄지면 좋지 않을까…."]

물가 상승에는 분명 정부도 어쩌지 못할, 불가피한 요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정부가 국민들 많이 먹는 식품은 원가를 만들어 공개해달라" "가격을 한번 올리면 내리지 않으니 문제다" "소주, 맥주 1병에 100원 오르면 왜 식당에서는 천 원 올리는 건지 설명 좀 해달라" 이렇게 갑갑해 하는 목소리에는 정부가 명쾌한 답을 내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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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9 19:31:35
    • 수정2023-11-09 20: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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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장보기 인증 사진입니다.

각각 얼마였을까요?

7만 원어치, 20만 원어치였습니다.

"5만 원이면 되던 장보기가 7만 원이 됐다" "몇 개 안 담았는데 20만 원이다" 이렇게 장보기가 무섭다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실제 지난달 기준, 주요 품목 가격 변동을 살펴보면 1년 전과 비교해 햄과 케첩이 30% 후반대, 된장, 간장이 20% 후반대, 생수 17%, 우유는 14%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유통업체 할인까지 반영된 수치고요.

농산물 소비자물가는 상승 폭이 더 큽니다.

사과가 72%, 상추는 41%, 쌀도 19% 올랐습니다.

의식주 중 하나인 의류 및 신발 소비자물가는 31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가 상승 요인은 다양하지만, 전쟁을 비롯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 원유 같은 원자재 가격이 오른 탓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농산물은 이상기후로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자잿값 상승은 전 세계가 함께 맞닥뜨린 상황이죠.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물가는 유독 비싼 편인데요.

국가·도시 비교 사이트 넘베오를 보면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서울의 물가는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품목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물가는 왜 이렇게 높은 걸까요?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원자재, 원재료의 가격 인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비자물가가 오른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원자재가 얼마만큼 인상돼서 소비자물가가 이렇게 많이 오를까,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건 알고 있는데 소비자물가에 혹시 그 이상으로 반영되고 있는 건 아닌가…."]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살펴보면 소주와 맥주, 막걸리 같은 주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넘지 않았지만, 식당에서 파는 주류는 그보다 4배, 많게는 12배 가까이 물가 상승률이 가팔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세계 주요 투자은행 8곳은 내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많이 오를 거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우리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요?

그동안 정부는 기업들을 압박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해 왔습니다.

지난 6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뒤, 실제로 일부 라면과 과자 가격이 내리기도 했죠.

기업들은 정부의 압박에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양을 줄였습니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난 건데요.

정부가 이런 가격 압박 기조를 이어간다면 '슈링크플레이션'은 더욱 가속화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정부는 오늘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을 책임지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물가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밀착 관리하고, 현장 중심의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건데요.

단속만으로 충분한 걸까요?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물가를 단속한다고 지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먼저 그 원인에 대한 진단과 함께 과도하게 인상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혹은 인상 요인이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따라가는 그런 인상은 없는지, 파악과 관리 감독이 우선 이뤄지면 좋지 않을까…."]

물가 상승에는 분명 정부도 어쩌지 못할, 불가피한 요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정부가 국민들 많이 먹는 식품은 원가를 만들어 공개해달라" "가격을 한번 올리면 내리지 않으니 문제다" "소주, 맥주 1병에 100원 오르면 왜 식당에서는 천 원 올리는 건지 설명 좀 해달라" 이렇게 갑갑해 하는 목소리에는 정부가 명쾌한 답을 내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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