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신냉전 구도 속 전쟁이 재촉한 군비 경쟁

입력 2023.11.10 (10:45) 수정 2023.11.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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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세계의 군비 경쟁이 심화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러시아와 미국이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군축 합의를 잇따라 파기하고 있는데요.

신 냉전 구도 속 전쟁이 가속화한 위태로운 국제 안보 현실을 알아봅니다.

지구촌 돋보기, 허효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세계 최대 무기수출국인 미국이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사실인가요?

[기자]

미국이 앞으로는 중동 전쟁의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지만 뒤로는 무기를 판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미 국무부가 최근 이스라엘에 4,000억 원 상당의 정밀유도탄 장비 판매를 승인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폭탄의 타격 정밀도를 높이는 키트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 2월 초, 이 무기를 사들여서 활용을 해 왔고요.

올해 초에 추가 구입을 위해 미 국무부에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여태껏 통과가 안되다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한창 공습하던 지난달 31일에야 승인이 이뤄졌습니다.

이스라엘의 전력을 우회적으로 지원해줘서 민간인 희생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 무기 수출의 45%를 차지했는데요.

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얼마나 많은 무기를 판매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세계 각국이 국방 예산을 크게 늘렸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세계 국가들이 책정한 무기 획득 예산만 우리돈 900조 원에 육박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이미 여러 나라들이 국방 예산을 크게 늘렸는데요.

미국은 올해 국방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정했습니다.

지난해보다도 10% 늘어난 우리돈 1,000조 원대입니다.

독일과 영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은 자국 방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무기 원조를 위해서 GDP의 2% 수준까지 국방 예산을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폴란드도 올해 GDP의 4%까지 국방 예산을 늘렸고, 수년 내에 5%까지 올리겠다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도 지난해 국방 예산이 우리돈 261조 원 정도로, 7% 올린 거였는데 남중국해 이슈나 인도태평양 갈등 등을 감안하면 올해도 7% 이상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방 예산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나라끼리 무기 확장을 막자, 이러면서 맺었던 군축 조약들도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고요?

[기자]

무기 확장을 막아왔던 봉인이 해제됐다, 이런 표현까지 나오는데요.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서방과 소련이 맺었던 여러 조약들이 잇따라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최근 '유럽 재래식 무기 감축 조약' CFE를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는데요.

CFE는 말 그대로 재래식 무기의 보유 목록과 수량을 제한하도록 한 조약입니다.

러시아는 이 조약이 러시아의 무기만 제한하고 나토 확장에 이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도 CFE 효력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러시아가 빠진 조약을 나토 회원국만 준수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핵무기 관련 조약들도 속속 효력이 중단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일에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CTBT 비준 철회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미국은 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하고도 비준하지 않았고 반면 러시아는 서명하고 비준했습니다. 이론적으로 우리도 미국처럼 똑같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미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공식적인 무기 통제 장벽이 제거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로써 '신전략무기감축협정' 뉴스타트와 '중거리핵전력조약' INF까지 러시아와 미국이 번갈아가며 관련 조약을 파기했습니다.

[앵커]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주 요인이겠지만 양국이 조약을 파기하는 것이 중국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고요?

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거죠?

[기자]

과거에는 미국과 러시아 두 축이었던 군비 경쟁이 이제는 중국까지 포함해 3자 구도가 됐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빠진 기존 군축체제가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건데요.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올해 5월 기준으로 이미 5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미·중·러 3자 간의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는 군비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윌리엄 알베르크/국제전략연구소 국장 : "양자 구도의 군축 합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앞으로 군비 통제는 훨씬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풀려버린 무기들이 세계 안보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인데요.

전쟁이 끝나도 지역 간이나 국가 간 경쟁에 이 무기들이 활용돼 갈등을 더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최근 핵 관련 대화를 진행했거든요.

미국은 핵 투명성 제고를 강조한 반면 중국이 주권 존중을 얘기해 서로의 포인트는 달랐지만 핵 관련 협력 필요성은 공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뉴욕타임스는 미·중의 대화를 환영하며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기 전 군비 경쟁을 중단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조언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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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신냉전 구도 속 전쟁이 재촉한 군비 경쟁
    • 입력 2023-11-10 10:45:02
    • 수정2023-11-10 10: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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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세계의 군비 경쟁이 심화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러시아와 미국이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군축 합의를 잇따라 파기하고 있는데요.

신 냉전 구도 속 전쟁이 가속화한 위태로운 국제 안보 현실을 알아봅니다.

지구촌 돋보기, 허효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세계 최대 무기수출국인 미국이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사실인가요?

[기자]

미국이 앞으로는 중동 전쟁의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지만 뒤로는 무기를 판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미 국무부가 최근 이스라엘에 4,000억 원 상당의 정밀유도탄 장비 판매를 승인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폭탄의 타격 정밀도를 높이는 키트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 2월 초, 이 무기를 사들여서 활용을 해 왔고요.

올해 초에 추가 구입을 위해 미 국무부에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여태껏 통과가 안되다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한창 공습하던 지난달 31일에야 승인이 이뤄졌습니다.

이스라엘의 전력을 우회적으로 지원해줘서 민간인 희생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 무기 수출의 45%를 차지했는데요.

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얼마나 많은 무기를 판매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세계 각국이 국방 예산을 크게 늘렸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세계 국가들이 책정한 무기 획득 예산만 우리돈 900조 원에 육박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이미 여러 나라들이 국방 예산을 크게 늘렸는데요.

미국은 올해 국방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정했습니다.

지난해보다도 10% 늘어난 우리돈 1,000조 원대입니다.

독일과 영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은 자국 방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무기 원조를 위해서 GDP의 2% 수준까지 국방 예산을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폴란드도 올해 GDP의 4%까지 국방 예산을 늘렸고, 수년 내에 5%까지 올리겠다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도 지난해 국방 예산이 우리돈 261조 원 정도로, 7% 올린 거였는데 남중국해 이슈나 인도태평양 갈등 등을 감안하면 올해도 7% 이상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방 예산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나라끼리 무기 확장을 막자, 이러면서 맺었던 군축 조약들도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고요?

[기자]

무기 확장을 막아왔던 봉인이 해제됐다, 이런 표현까지 나오는데요.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서방과 소련이 맺었던 여러 조약들이 잇따라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최근 '유럽 재래식 무기 감축 조약' CFE를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는데요.

CFE는 말 그대로 재래식 무기의 보유 목록과 수량을 제한하도록 한 조약입니다.

러시아는 이 조약이 러시아의 무기만 제한하고 나토 확장에 이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도 CFE 효력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러시아가 빠진 조약을 나토 회원국만 준수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핵무기 관련 조약들도 속속 효력이 중단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일에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CTBT 비준 철회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미국은 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하고도 비준하지 않았고 반면 러시아는 서명하고 비준했습니다. 이론적으로 우리도 미국처럼 똑같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미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공식적인 무기 통제 장벽이 제거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로써 '신전략무기감축협정' 뉴스타트와 '중거리핵전력조약' INF까지 러시아와 미국이 번갈아가며 관련 조약을 파기했습니다.

[앵커]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주 요인이겠지만 양국이 조약을 파기하는 것이 중국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고요?

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거죠?

[기자]

과거에는 미국과 러시아 두 축이었던 군비 경쟁이 이제는 중국까지 포함해 3자 구도가 됐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빠진 기존 군축체제가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건데요.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올해 5월 기준으로 이미 5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미·중·러 3자 간의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는 군비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윌리엄 알베르크/국제전략연구소 국장 : "양자 구도의 군축 합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앞으로 군비 통제는 훨씬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풀려버린 무기들이 세계 안보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인데요.

전쟁이 끝나도 지역 간이나 국가 간 경쟁에 이 무기들이 활용돼 갈등을 더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최근 핵 관련 대화를 진행했거든요.

미국은 핵 투명성 제고를 강조한 반면 중국이 주권 존중을 얘기해 서로의 포인트는 달랐지만 핵 관련 협력 필요성은 공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뉴욕타임스는 미·중의 대화를 환영하며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기 전 군비 경쟁을 중단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조언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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