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쾌거, 메디치상 수상…“작별하지 않는 마음 느끼길”

입력 2023.11.10 (21:49) 수정 2023.11.1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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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 권위의 부커상을 받았던 작가 한강이 이번에는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했습니다.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작품으로 영예를 안았는데,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입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눈 내리는 벌판과 밑동만 남은 검은 나무, 그리고 무덤.

소설은 작가가 경험한 꿈 속 풍경에서 시작합니다.

[작가 낭독 : "마치 수천 명의 남녀들과 야윈 아이들이 어깨를 웅크린 채 눈을 맞고 있는 것 같았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은 작가 한강이 2021년 펴낸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입니다.

제주 4·3 사건 당시 민간인 학살에 얽힌 한 가족의 비극을 세 여자의 시선으로 풀어냈습니다.

[한강/소설가 :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학살에 대해서까지 이렇게 뻗어 나가는 그런 소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은 지난 8월 '불가능한 작별'이란 제목으로 프랑스에서도 출간됐습니다.

이번에 한국 작가 작품으론 처음으로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됐습니다.

[한강/소설가 :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고 해도 우리가 인간으로서 공유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현실적이면서도 역사적인 맥락을 놓치지 않고 경이로운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고 이 작품을 소개했습니다.

[파스칼 호즈/메디치 문학상 심사위원 : "(이 소설은) 감정과 환상적인 부분, 친밀함,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어요."]

현지 출판사도 프랑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강/소설가 : "결국 제가 닿고 싶었던 마음은 그 마음이거든요, 작별하지 않는 마음. 그 마음을 느껴주시면 그게 가장 좋을 것 같고요."]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이웅/그래픽:박미주/자료조사:이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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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의 쾌거, 메디치상 수상…“작별하지 않는 마음 느끼길”
    • 입력 2023-11-10 21:49:08
    • 수정2023-11-10 2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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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 권위의 부커상을 받았던 작가 한강이 이번에는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했습니다.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작품으로 영예를 안았는데,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입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눈 내리는 벌판과 밑동만 남은 검은 나무, 그리고 무덤.

소설은 작가가 경험한 꿈 속 풍경에서 시작합니다.

[작가 낭독 : "마치 수천 명의 남녀들과 야윈 아이들이 어깨를 웅크린 채 눈을 맞고 있는 것 같았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은 작가 한강이 2021년 펴낸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입니다.

제주 4·3 사건 당시 민간인 학살에 얽힌 한 가족의 비극을 세 여자의 시선으로 풀어냈습니다.

[한강/소설가 :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학살에 대해서까지 이렇게 뻗어 나가는 그런 소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은 지난 8월 '불가능한 작별'이란 제목으로 프랑스에서도 출간됐습니다.

이번에 한국 작가 작품으론 처음으로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됐습니다.

[한강/소설가 :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고 해도 우리가 인간으로서 공유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현실적이면서도 역사적인 맥락을 놓치지 않고 경이로운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고 이 작품을 소개했습니다.

[파스칼 호즈/메디치 문학상 심사위원 : "(이 소설은) 감정과 환상적인 부분, 친밀함,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어요."]

현지 출판사도 프랑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강/소설가 : "결국 제가 닿고 싶었던 마음은 그 마음이거든요, 작별하지 않는 마음. 그 마음을 느껴주시면 그게 가장 좋을 것 같고요."]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이웅/그래픽:박미주/자료조사:이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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