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건혜에게

입력 2023.11.13 (07:38) 수정 2023.11.1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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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기기증, 이식대기자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죠.

약 4만 명 정도가 이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실제 장기기증까지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그 희박한 기적을 만들어낸 장기기증자들을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요.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故 김건혜 씨와 유가족의 사연을 서다은 촬영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김보정/故 김건혜 씨 어머니 : "지난 8월 26일 날 강원도에 위치한 해수욕장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도중에 일어난 사고였고요."]

["아이가 하루 이틀이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니까 심장, 간, 양쪽 콩팥 그래서 네 분한테 기증이 됐습니다."]

["건혜 떠난 지 이제 거의 두 달 정도 되어가는데 스물일곱 살 먹은 아가씨가 그냥 반지라고는 프러포즈 할 때 받았던 반지밖에 없어요."]

["너무 검소하게 살았던..."]

["어려운 사람 보면 그냥 못 넘어가고 항상 도와줘야겠다는 그런 생각 먼저 했던 아이고 길 가다가 건혜 또래만 봐도 건혜 생각나요."]

["조금 덜 예쁘고 조금 덜 착했으면 엄마가... 엄마한테 너무 잘해주지 말지. 엄마가 너한테 너무 많은 빚을 졌는데."]

[손기동/성악가/2018년 폐이식 수혜자 : "제가 수술을 받고 숨 쉬고, 걷고, 노래한다는 거 너무 행복하고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물로 받은 삶이기 때문에 이 삶을 모든 유가족들한테 어떤 봉사하는 일이 없을까 이런 걸 많이 찾고 있습니다."]

["저는 천사의 선물이다, 기적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보정/故 김건혜 씨 어머니 : "기증을 바라면서 투병하면서 하루에 8명, 9명 정도가 돌아가신대요."]

["막상 내 아이를 그렇게 한다는 게 너무 무섭고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만약에 그 아이가 모든 걸 내려놓고 간다면 이 아이의 흔적은 좀 남겨뒀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건혜도) 백 프로 동의했을 거고, 또 기뻐했을 거 같아요."]

["우리 아이가 누군가를 살렸다는 거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 많아요."]

["어떻게 보면 그 자부심 하나로 아이를 애도하고 추모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식구들은."]

["그렇게 그냥 두렵고 무섭고 안타까운 게 아니고 진짜 값지고 숭고한 일이라는 거."]

["나의 모든 걸 포기하고 가면서 누군가를 살렸으니 참 값진 사람이다 이렇게만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바라는 건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촬영기자:서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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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이식대기자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죠.

약 4만 명 정도가 이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실제 장기기증까지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그 희박한 기적을 만들어낸 장기기증자들을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요.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故 김건혜 씨와 유가족의 사연을 서다은 촬영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김보정/故 김건혜 씨 어머니 : "지난 8월 26일 날 강원도에 위치한 해수욕장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도중에 일어난 사고였고요."]

["아이가 하루 이틀이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니까 심장, 간, 양쪽 콩팥 그래서 네 분한테 기증이 됐습니다."]

["건혜 떠난 지 이제 거의 두 달 정도 되어가는데 스물일곱 살 먹은 아가씨가 그냥 반지라고는 프러포즈 할 때 받았던 반지밖에 없어요."]

["너무 검소하게 살았던..."]

["어려운 사람 보면 그냥 못 넘어가고 항상 도와줘야겠다는 그런 생각 먼저 했던 아이고 길 가다가 건혜 또래만 봐도 건혜 생각나요."]

["조금 덜 예쁘고 조금 덜 착했으면 엄마가... 엄마한테 너무 잘해주지 말지. 엄마가 너한테 너무 많은 빚을 졌는데."]

[손기동/성악가/2018년 폐이식 수혜자 : "제가 수술을 받고 숨 쉬고, 걷고, 노래한다는 거 너무 행복하고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물로 받은 삶이기 때문에 이 삶을 모든 유가족들한테 어떤 봉사하는 일이 없을까 이런 걸 많이 찾고 있습니다."]

["저는 천사의 선물이다, 기적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보정/故 김건혜 씨 어머니 : "기증을 바라면서 투병하면서 하루에 8명, 9명 정도가 돌아가신대요."]

["막상 내 아이를 그렇게 한다는 게 너무 무섭고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만약에 그 아이가 모든 걸 내려놓고 간다면 이 아이의 흔적은 좀 남겨뒀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건혜도) 백 프로 동의했을 거고, 또 기뻐했을 거 같아요."]

["우리 아이가 누군가를 살렸다는 거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 많아요."]

["어떻게 보면 그 자부심 하나로 아이를 애도하고 추모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식구들은."]

["그렇게 그냥 두렵고 무섭고 안타까운 게 아니고 진짜 값지고 숭고한 일이라는 거."]

["나의 모든 걸 포기하고 가면서 누군가를 살렸으니 참 값진 사람이다 이렇게만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바라는 건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촬영기자:서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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