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 정순택씨 시신 북으로

입력 2005.10.02 (22:14)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다음소식입니다. 비전향 장기수 정순택 씨의 시신이 오늘 북쪽의 유가족에게 돌아갔습니다.

휴전선을 넘어 시신이 전달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남파 간첩이자 31년을 감옥에서 보낸 장기수 정순택씨가 시신으로 나마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47년 동안 보지못했던 가족들이 84살이 되어 돌아온 아버지를 맞았습니다.

<녹취> 정태두(정순택씨 장남) : "자식들은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바랐는데 시체로 돌아와서 유감스럽습니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북으로 돌아갔지만, 정 씨는 강압적인 상태에서 쓴 전향서 때문에 합류하지 못하자 공개적으로 북송을 희망해왔습니다.

<녹취>정순택(지난 2000년 8월 기자회견) : "여생을 얼마 못가진 80 고령자에게 가족과의 재회의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어찌 화해의 길이며,미래지향적인 일이라 하겠습니까."

남에서건 북에서건 상대측 지역 유가족들에게 시신이 전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씨의 병세가 갑자기 나빠져 비록 성사는 되지 않았지만, 우리측이 북측 유가족이 임종을 하도록 배려한 것이나, 북측의 시신 송환 요청을 즉각 수용한 점은 앞으로 전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욱이 정 씨의 죽음으로, 28명이 된 나머지 북송 희망 장기수에게 이번 조처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강 담 (24년 복역 장기수) : "신부가 자기아버지 손에 잡혀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것을 봤는데 엄청 눈물 흘렸습니다 우리딸이 결혼식에서 아빠를 얼마나 찾았겠는가."

더욱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던 남북 적십자 회담 에서 북측이 장기수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송환이 남북이 서로 꺼려하는 과거 분단의 숙제를 털어내는 계기로 전개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kbs 뉴스 조일수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장기수 정순택씨 시신 북으로
    • 입력 2005-10-02 21:02:41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멘트> 다음소식입니다. 비전향 장기수 정순택 씨의 시신이 오늘 북쪽의 유가족에게 돌아갔습니다. 휴전선을 넘어 시신이 전달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남파 간첩이자 31년을 감옥에서 보낸 장기수 정순택씨가 시신으로 나마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47년 동안 보지못했던 가족들이 84살이 되어 돌아온 아버지를 맞았습니다. <녹취> 정태두(정순택씨 장남) : "자식들은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바랐는데 시체로 돌아와서 유감스럽습니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북으로 돌아갔지만, 정 씨는 강압적인 상태에서 쓴 전향서 때문에 합류하지 못하자 공개적으로 북송을 희망해왔습니다. <녹취>정순택(지난 2000년 8월 기자회견) : "여생을 얼마 못가진 80 고령자에게 가족과의 재회의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어찌 화해의 길이며,미래지향적인 일이라 하겠습니까." 남에서건 북에서건 상대측 지역 유가족들에게 시신이 전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씨의 병세가 갑자기 나빠져 비록 성사는 되지 않았지만, 우리측이 북측 유가족이 임종을 하도록 배려한 것이나, 북측의 시신 송환 요청을 즉각 수용한 점은 앞으로 전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욱이 정 씨의 죽음으로, 28명이 된 나머지 북송 희망 장기수에게 이번 조처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강 담 (24년 복역 장기수) : "신부가 자기아버지 손에 잡혀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것을 봤는데 엄청 눈물 흘렸습니다 우리딸이 결혼식에서 아빠를 얼마나 찾았겠는가." 더욱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던 남북 적십자 회담 에서 북측이 장기수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송환이 남북이 서로 꺼려하는 과거 분단의 숙제를 털어내는 계기로 전개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kbs 뉴스 조일수 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