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가격 폭락에 산지 폐기…“거저 줘도 안 가져가”

입력 2023.11.15 (21:44) 수정 2023.11.15 (2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무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공짜로 뽑아가라고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는데요,

일부 농민들은 밭을 통째로 갈아엎고 있습니다.

이현기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해발 650m, 강원도 평창의 고랭지 무 밭입니다.

수확철이 한참 지난 무가 밭에서 누렇게 시들어 갑니다.

무 가격이 폭락해 2만㎡, 축구장 3개 맞먹는 무밭의 수확을 아예 포기한 겁니다.

주변 김치 공장과 주민에 공짜로 뽑아가라고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임동식/고랭지 무 재배 농가 : "공짜로 가져가라 그래도 작업비가 들어가잖아요. 그러면 그 분들도 돈을 더 투자해야 되는데, 공장에서... 그러니까 그 분들도 못 가져가는 거에요."]

무 수확에 드는 인건비와 운송비, 박스값도 못 건질 형편.

밭을 통째로 갈아엎은 농가도 한두 곳이 아닙니다.

[김명수/고랭지 무 재배 농가 : "누구는 (무를) 언제 심고, 누구는 언제 심으라든가 좀 적게 심으라든가 (농정 당국에서) 이러면 되는데, 그런 게 없이 그냥 뭐... 그러니까 밭에 다 그냥 버리는 거 아니에요."]

실제 올해 무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순까진 상급 무 20kg 한 상자에 만 원 중반을 오르내리다 지속적으로 떨어져 최근 5~6천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반토막 수준입니다.

올해 평창 고랭지에서만 가을 무 재배가 50,000㎡ 늘었는데, 정작 소비는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수확기를 앞두고 봄 비축 물량이 풀린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지남진/평창농협 계촌지점장 : "비축 물량을 너무 일찍 풀고, 어느 정도 생산량을 생각하면서 조절하면서 풀어야 되는데, 그 자체가 없고..."]

특히, 농민들은 이런 문제가 해마다 반복된다며 최저 가격 보장제 등,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무 가격 폭락에 산지 폐기…“거저 줘도 안 가져가”
    • 입력 2023-11-15 21:44:58
    • 수정2023-11-15 22:04:13
    뉴스 9
[앵커]

최근 무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공짜로 뽑아가라고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는데요,

일부 농민들은 밭을 통째로 갈아엎고 있습니다.

이현기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해발 650m, 강원도 평창의 고랭지 무 밭입니다.

수확철이 한참 지난 무가 밭에서 누렇게 시들어 갑니다.

무 가격이 폭락해 2만㎡, 축구장 3개 맞먹는 무밭의 수확을 아예 포기한 겁니다.

주변 김치 공장과 주민에 공짜로 뽑아가라고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임동식/고랭지 무 재배 농가 : "공짜로 가져가라 그래도 작업비가 들어가잖아요. 그러면 그 분들도 돈을 더 투자해야 되는데, 공장에서... 그러니까 그 분들도 못 가져가는 거에요."]

무 수확에 드는 인건비와 운송비, 박스값도 못 건질 형편.

밭을 통째로 갈아엎은 농가도 한두 곳이 아닙니다.

[김명수/고랭지 무 재배 농가 : "누구는 (무를) 언제 심고, 누구는 언제 심으라든가 좀 적게 심으라든가 (농정 당국에서) 이러면 되는데, 그런 게 없이 그냥 뭐... 그러니까 밭에 다 그냥 버리는 거 아니에요."]

실제 올해 무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순까진 상급 무 20kg 한 상자에 만 원 중반을 오르내리다 지속적으로 떨어져 최근 5~6천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반토막 수준입니다.

올해 평창 고랭지에서만 가을 무 재배가 50,000㎡ 늘었는데, 정작 소비는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수확기를 앞두고 봄 비축 물량이 풀린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지남진/평창농협 계촌지점장 : "비축 물량을 너무 일찍 풀고, 어느 정도 생산량을 생각하면서 조절하면서 풀어야 되는데, 그 자체가 없고..."]

특히, 농민들은 이런 문제가 해마다 반복된다며 최저 가격 보장제 등,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