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다시 출현한 빈대…유입경로와 박멸대책은?

입력 2023.11.16 (10:45) 수정 2023.11.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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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꾸준한 방역과 위생시스템 개선으로 오래전 자취를 감췄던 빈대가 최근 다시 출현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는데요.

어디서 유입된 것이고, 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김주현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 해외 선진국들의 경우 빈대 문제가 심각하다면서요?

[답변]

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문제가 되기 전에도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십여 년 이전부터 빈대 발생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요.

살충제 저항성 빈대 역시 계속 보고가 되어 왔습니다.

[앵커]

국내에는 빈대가 거의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최근에 이슈가 되어서 많은 분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전국적으로 빈대가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발견되는 것은 빈대와 반날개빈대 두 종입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두 종 빈대의 대부분이, 현재까지 관행적으로 사용해 오던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대해 저항성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앵커]

현재 빈대가 증가한 원인,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빈대는 다른 곤충들과는 다르게 사람과 함께 이동하는 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급속한 돌발증가는 코로나 이후 국내 및 해외 이동이 잦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발견되는 빈대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앵커]

빈대의 번식력이나 생존력은 어떻습니까?

[답변]

한 마리의 암컷 빈대가 한 번 흡혈하면 다섯 개에서 많게는 스무 개 가량의 알을 낳습니다.

몇 달 동안 살면서 평생 100~200개 정도 산란합니다.

알에서 깨어난 유충은 사람을 흡혈하고, 은신처로 돌아가서 탈피한 뒤 다시 흡혈하게 됩니다.

빈대는 굶주림을 굉장히 잘 버티는데요.

적절한 영양분이나 수분이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90일에서 110일가량 생존할 수 있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빈대는 밥을 먹지 못하더라도 어딘가에 숨어서 이동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빈대 문제가 생긴 집에서 매트리스나 가구 등을 버리려고 밖에 내놓으면 오랜 기간 섭식을 중단한 채로 숨어있다가 그것을 가져간 사람의 집에서 다시 번식한 사례도 많고요.

마찬가지로 해외로 보내는 우편물이나 짐 등에 빈대가 존재하면, 몇 주가 걸려 다른 나라에 도착했을 때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앵커]

빈대가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답변]

빈대는 일반적으로 두 면이 만나는 곳에서 한 번 피를 먹고, 조금 옆으로 이동해서 다시 먹고 하는 등의 습성이 있어서, 사람이 잘 때 물렸다면 침구와 피부가 닿는 부분에서 일렬로 물린 자국을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고 일어났을 때 벌레에 물린 자국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모기와 다르게 나란히 생겨있다 하면 빈대일 가능성이 높고요.

건물 내에 빈대가 살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빈대의 배설물 자국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빈대는 사람의 피를 먹고 나서 배설을 이곳저곳에 많이 하는데, 그것이 까만색이나 갈색, 회색 등의 점 모양으로 보입니다.

빈대는 몸이 납작해서 좁은 틈에 잘 숨고 개체들끼리 뭉쳐져서 있는 특성이 있어서, 매트리스의 테두리, 가구의 틈이나 가구가 벽과 닿는 부분, 액자 뒤쪽, 찢어진 벽지나 갈라진 틈 사이 등에 배설물이 모인 상태로 잘 관찰됩니다.

[앵커]

해외 유입 가능성을 이야기했는데, 개인이 해외여행 전후로 빈대를 예방할 수 있는 법이 있습니까?

[답변]

일단 빈대는 모기처럼 날아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방이나 물건을 통해서 옮겨지기 때문에, 우리가 이동하면서 집으로 빈대를 가지고 들어오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일단 빈대가 출몰하는 곳은 가지 않는 곳이 좋겠지만, 굳이 가야 한다면 숙소 후기를 잘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종종 후기에 빈대를 발견했다는 글이 발견되는데 그런 곳은 피하셔야 하겠고요.

숙소에 들어가서 여행가방을 열기 전에, 좀 전에 말씀드린 빈대가 잘 발견되는 부분, 매트리스 테두리 아래나 가구와 벽 사이 등을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보통 빈대가 여행가방 안에 기어들어가 숨어서 집으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여행가방을 밀봉해서 보관할 수 있는 큰 비닐백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빈대가 의심될 경우에는 여행가방을 실외에서 열고 확인하고, 세탁이 가능한 옷가지 등은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됩니다.

[앵커]

빈대는 살충제 저항성으로 박멸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류가 현재 빈대에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는지요?

[답변]

빈대가 저항성을 보이는 살충제 종류는 현재까지 많이 사용해 오던 피레스로이드계 약제인데, 이것과 작용기작이 다른 살충제를 올바로 선정해서 사용하면 방역이 가능합니다.

저희 연구팀에서 실제 피레스로이드계 저항성 빈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환경부에서 살생물제로 허가한 약제 중 이미다클로프리드가 높은 살충률을 보여 사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고요.

이것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용되고 있는 약제입니다.

신규 대체 약제를 도입하고, 또 이것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저항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채집 및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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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6 10:45:08
    • 수정2023-11-16 10: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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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방역과 위생시스템 개선으로 오래전 자취를 감췄던 빈대가 최근 다시 출현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는데요.

어디서 유입된 것이고, 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김주현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 해외 선진국들의 경우 빈대 문제가 심각하다면서요?

[답변]

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문제가 되기 전에도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십여 년 이전부터 빈대 발생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요.

살충제 저항성 빈대 역시 계속 보고가 되어 왔습니다.

[앵커]

국내에는 빈대가 거의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최근에 이슈가 되어서 많은 분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전국적으로 빈대가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발견되는 것은 빈대와 반날개빈대 두 종입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두 종 빈대의 대부분이, 현재까지 관행적으로 사용해 오던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대해 저항성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앵커]

현재 빈대가 증가한 원인,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빈대는 다른 곤충들과는 다르게 사람과 함께 이동하는 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급속한 돌발증가는 코로나 이후 국내 및 해외 이동이 잦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발견되는 빈대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앵커]

빈대의 번식력이나 생존력은 어떻습니까?

[답변]

한 마리의 암컷 빈대가 한 번 흡혈하면 다섯 개에서 많게는 스무 개 가량의 알을 낳습니다.

몇 달 동안 살면서 평생 100~200개 정도 산란합니다.

알에서 깨어난 유충은 사람을 흡혈하고, 은신처로 돌아가서 탈피한 뒤 다시 흡혈하게 됩니다.

빈대는 굶주림을 굉장히 잘 버티는데요.

적절한 영양분이나 수분이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90일에서 110일가량 생존할 수 있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빈대는 밥을 먹지 못하더라도 어딘가에 숨어서 이동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빈대 문제가 생긴 집에서 매트리스나 가구 등을 버리려고 밖에 내놓으면 오랜 기간 섭식을 중단한 채로 숨어있다가 그것을 가져간 사람의 집에서 다시 번식한 사례도 많고요.

마찬가지로 해외로 보내는 우편물이나 짐 등에 빈대가 존재하면, 몇 주가 걸려 다른 나라에 도착했을 때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앵커]

빈대가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답변]

빈대는 일반적으로 두 면이 만나는 곳에서 한 번 피를 먹고, 조금 옆으로 이동해서 다시 먹고 하는 등의 습성이 있어서, 사람이 잘 때 물렸다면 침구와 피부가 닿는 부분에서 일렬로 물린 자국을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고 일어났을 때 벌레에 물린 자국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모기와 다르게 나란히 생겨있다 하면 빈대일 가능성이 높고요.

건물 내에 빈대가 살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빈대의 배설물 자국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빈대는 사람의 피를 먹고 나서 배설을 이곳저곳에 많이 하는데, 그것이 까만색이나 갈색, 회색 등의 점 모양으로 보입니다.

빈대는 몸이 납작해서 좁은 틈에 잘 숨고 개체들끼리 뭉쳐져서 있는 특성이 있어서, 매트리스의 테두리, 가구의 틈이나 가구가 벽과 닿는 부분, 액자 뒤쪽, 찢어진 벽지나 갈라진 틈 사이 등에 배설물이 모인 상태로 잘 관찰됩니다.

[앵커]

해외 유입 가능성을 이야기했는데, 개인이 해외여행 전후로 빈대를 예방할 수 있는 법이 있습니까?

[답변]

일단 빈대는 모기처럼 날아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방이나 물건을 통해서 옮겨지기 때문에, 우리가 이동하면서 집으로 빈대를 가지고 들어오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일단 빈대가 출몰하는 곳은 가지 않는 곳이 좋겠지만, 굳이 가야 한다면 숙소 후기를 잘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종종 후기에 빈대를 발견했다는 글이 발견되는데 그런 곳은 피하셔야 하겠고요.

숙소에 들어가서 여행가방을 열기 전에, 좀 전에 말씀드린 빈대가 잘 발견되는 부분, 매트리스 테두리 아래나 가구와 벽 사이 등을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보통 빈대가 여행가방 안에 기어들어가 숨어서 집으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여행가방을 밀봉해서 보관할 수 있는 큰 비닐백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빈대가 의심될 경우에는 여행가방을 실외에서 열고 확인하고, 세탁이 가능한 옷가지 등은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됩니다.

[앵커]

빈대는 살충제 저항성으로 박멸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류가 현재 빈대에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는지요?

[답변]

빈대가 저항성을 보이는 살충제 종류는 현재까지 많이 사용해 오던 피레스로이드계 약제인데, 이것과 작용기작이 다른 살충제를 올바로 선정해서 사용하면 방역이 가능합니다.

저희 연구팀에서 실제 피레스로이드계 저항성 빈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환경부에서 살생물제로 허가한 약제 중 이미다클로프리드가 높은 살충률을 보여 사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고요.

이것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용되고 있는 약제입니다.

신규 대체 약제를 도입하고, 또 이것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저항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채집 및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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