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잠적한 대전 베이비 스튜디오…산부인과 폐업 때문?

입력 2023.11.17 (15:49) 수정 2023.11.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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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100일 촬영인데" … 대전 유명 베이비 스튜디오 선납금 받고 돌연 잠적

대전의 한 유명 베이비 스튜디오 대표가 아기 성장앨범 제작 선납금을 받고는 잠적해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 대표는 지난달 30일, 촬영 예약이 된 이들에게 "일주일 동안 임시 휴업을 한다"는 내용의 문자만 남기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이후 해당 업체 온라인 카페에는 "사진을 찍고 석 달이 지나도록 수정 사진이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두 번이나 촬영 계획이 취소됐다." 등 피해 글이 속속 올라왔고, 업체 대표는 그제서야 온라인 카페 공지로 자신의 현재 상황과 처지를 토로하며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찾겠다는 양해 글을 올렸습니다.

피해자들이 나중에 알아 보니 직원들도 임금체불로 이미 모두 그만둔 상태였고, 이런 재정 악화에도 업체 대표는 지난 8월까지 대전에서 개최된 베이비 페어에 참여하는 등 고객 유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피해자만 6백여 명 … 경찰 수사에도 잠적 '여전'

업체 대표가 잠적한 지 한 달 가까이 되는 동안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만 벌써 600명을 넘어 섰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만삭이나 신생아, 50일·100일·돌 촬영까지 아이가 크는 모습을 촬영하는 풀 패키지로 계약하고 업체에 선금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약금은 인당 8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다양하며 피해 금액은 5억∼6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피해자들이 개설한 단체 대화방에는 언론사 제보부터 경찰 고발까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의논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재 대전서부경찰서는 해당 업체 관계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상황이지만 업체 대표는 여전히 잠적한 상태로, 수사에 별다른 진척은 없습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스튜디오 작가끼리 활동하는 소셜네트워크에 스튜디오를 매각하겠다는 글을 올렸음에도, 환불을 요구한 고객의 연락을 무시하고 현재까지도 돈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산부인과 폐업이 스튜디오 파산의 원인..?

해당 업체는 대전에서 10년 넘게 운영한 유명 스튜디오로, 대전에서 열렸던 여러 베이비페어에 입점한 업체이기도 합니다.

인근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 등과 협업해 운영해 온 곳인데, 대부분 산모에게 추가 서비스나 할인을 내세우며 선결제를 유도해 촬영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기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을 빼앗기 쉬운 구조인 겁니다.

하지만 출산율 저하 등으로 지난 9월 해당 스튜디오와 협업한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폐업하자 자연스럽게 파산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체 대표를 검거한다고 해도 피해 금액을 보장받을 확률이 현저히 낮다 보니 피해자들의 한숨은 날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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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11-17 16: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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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100일 촬영인데" … 대전 유명 베이비 스튜디오 선납금 받고 돌연 잠적

대전의 한 유명 베이비 스튜디오 대표가 아기 성장앨범 제작 선납금을 받고는 잠적해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 대표는 지난달 30일, 촬영 예약이 된 이들에게 "일주일 동안 임시 휴업을 한다"는 내용의 문자만 남기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이후 해당 업체 온라인 카페에는 "사진을 찍고 석 달이 지나도록 수정 사진이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두 번이나 촬영 계획이 취소됐다." 등 피해 글이 속속 올라왔고, 업체 대표는 그제서야 온라인 카페 공지로 자신의 현재 상황과 처지를 토로하며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찾겠다는 양해 글을 올렸습니다.

피해자들이 나중에 알아 보니 직원들도 임금체불로 이미 모두 그만둔 상태였고, 이런 재정 악화에도 업체 대표는 지난 8월까지 대전에서 개최된 베이비 페어에 참여하는 등 고객 유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피해자만 6백여 명 … 경찰 수사에도 잠적 '여전'

업체 대표가 잠적한 지 한 달 가까이 되는 동안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만 벌써 600명을 넘어 섰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만삭이나 신생아, 50일·100일·돌 촬영까지 아이가 크는 모습을 촬영하는 풀 패키지로 계약하고 업체에 선금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약금은 인당 8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다양하며 피해 금액은 5억∼6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피해자들이 개설한 단체 대화방에는 언론사 제보부터 경찰 고발까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의논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재 대전서부경찰서는 해당 업체 관계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상황이지만 업체 대표는 여전히 잠적한 상태로, 수사에 별다른 진척은 없습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스튜디오 작가끼리 활동하는 소셜네트워크에 스튜디오를 매각하겠다는 글을 올렸음에도, 환불을 요구한 고객의 연락을 무시하고 현재까지도 돈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산부인과 폐업이 스튜디오 파산의 원인..?

해당 업체는 대전에서 10년 넘게 운영한 유명 스튜디오로, 대전에서 열렸던 여러 베이비페어에 입점한 업체이기도 합니다.

인근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 등과 협업해 운영해 온 곳인데, 대부분 산모에게 추가 서비스나 할인을 내세우며 선결제를 유도해 촬영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기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을 빼앗기 쉬운 구조인 겁니다.

하지만 출산율 저하 등으로 지난 9월 해당 스튜디오와 협업한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폐업하자 자연스럽게 파산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체 대표를 검거한다고 해도 피해 금액을 보장받을 확률이 현저히 낮다 보니 피해자들의 한숨은 날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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