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600억 클럽마약 밀수·유통조직 일망 타진…어떻게?

입력 2023.11.20 (15:22) 수정 2023.11.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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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와 전국에 퍼뜨린 밀수조직과 유통조직이 일망타진됐습니다.

강원도 평창경찰서와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케타민과 필로폰 등 30kg 시가 600억 원어치의 마약을 밀수해 서울의 강남지역 클럽 등에 유통시킨 조직원 30여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직은 밀수 담당과 유통 담당으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각 조직원은 또 '탈퇴 시 보복' 등 엄격한 행동강령 아래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약 밀수조직이 태국에서 몰래 들여온 마약류들.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마약 밀수조직이 태국에서 몰래 들여온 마약류들.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

이들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된 29살 박 모 씨 등 일명 '에까마이(태국 방콕 마을 이름)파' 밀수 조직원 20여 명과 국내 유통을 담당한 일명 '왕십리파' 3명, 매수·투약자 등 모두 32명입니다.

20명은 구속상태로, 7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또 이들 중 13명에 대해선 범죄집단·가입·활동죄도 적용됐습니다. 나머지 5명은 불구속 입건 상태로 검찰에서 보완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 시가 102억 원 상당의 마약류 3.4㎏(7만 명 동시 투약분)과 판매대금 3,500만 원을 압수하고, 1억 7천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습니다.

■ 태국에 마약 밀수 전담조직 …행동 강령에 문신 과시

마약 밀수조직 '에까마이파'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태국에서 국내로 30차례에 걸쳐 시가 600억 원 상당의 케타민과 코카인 등 마약류 30㎏을 항공편으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마약 30㎏은 6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태국으로 출국해 총책과 자금책, 모집책, 관리책, 운반책, 판매책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마약 밀수 ‘에까마이파’ 조직도.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마약 밀수 ‘에까마이파’ 조직도.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

이들은 행동강령을 만들어 조직원들을 관리했습니다. '범행 누설 시 수사기관에 여권정보를 넘겨 국제 미아로 만들겠다', '공항에서 적발되면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하라', '태국에서 모르는 사람 부탁을 받아 한 일이라고 둘러대면 추후에 대형 법률회사를 소개해 주겠다.' 등 밀수조직을 들키지 않고 범행을 이어가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어, 태국 현지 마약 판매 조직에 대량으로 마약류를 사들였습니다.

운반책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보장해준다는 내용 등으로 텔레그램에 광고를 내 유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운반책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주로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 비행편으로 태국에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왔습니다. 운반책에게는 1회당 300~500만 원의 수당이 지급됐고, 사타구니 등 신체 은밀한 부위에 마약을 300g씩 붙이는 방식이 사용됐습니다. 운반책 중에는 마약인 줄 모르고, 의약품을 옮기는 것으로 알고 있던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운반책이 마약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지 않는지 밀착 동행해 감시하는 관리책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월급 500만 원을 받으면서, 밀수 1건당 추가 100만 원 이상 받았습니다. 이들은 운반책이 공항 세관을 통과하기 전
체포된 밀수조직원들. 이들은 MZ조폭 행세를 하며 세관직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사진제공: 강원 평창경찰서체포된 밀수조직원들. 이들은 MZ조폭 행세를 하며 세관직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사진제공: 강원 평창경찰서

문신 등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이른바 ' MZ조폭' 행세를 하며 세관 직원들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모집책은 운반책 1명 모집에 50만 원, 판매책은 마약 판매대금 일정 비율을 인센티브 형식으로 받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나눈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습니다.

■ 밀수 마약 '왕십리파' 조직 통해 서울 강남 등지 유통

이렇게 국내에 들어온 마약은 서울 왕십리 일대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왕십리파' 유통조직이 퍼뜨렸습니다. 이들은 점조직으로 활동하며 별명을 사용하는 등 서로의 신분을 철저히 숨겼습니다.

이들이 유통시킨 마약류는 대다수가 '케타민'으로 일명 '케이' 또는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이 마약류가 소매상들을 통해 강남 클럽 등지를 비롯해 전국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 수사 초기부터 빛난 검경 공조…수사 확대 계획

올해 7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힌 마약 밀수조직의 관리책 중 한 명.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올해 7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힌 마약 밀수조직의 관리책 중 한 명.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

경찰과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수사협의회를 열고, 수시로 수사 상황과 자료를 공유하며 수사 방향을 논의하는 등 4개월에 걸친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규모 마약 밀수 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밀수 유통된 시가 600억 원 상당, 30㎏ 마약 중 수사과정에서 압수된 양을 제외하곤 모두 전국에 유통됐을 것으로 보고 유통조직과 매수자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에서 잠적한 밀수 총책에 대해서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내렸습니다.

조상현 강원 평창경찰서 수사과장은 "최초 입수한 범죄 정보를 바탕으로 끈질기게 추적해 차례로 조직원을 검거하고, 그 결과 단기간에 핵심 조직원 대부분을 잡을 수 있었다."라며 "이는 검찰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동헌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는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밀수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도록 경찰을 최대한 지원했고, 그 결과 구속영장 청구한 피의자 전원이 구속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검경의 역할을 따로 두지 않고 최대한 협력해 대규모 마약류 밀수 조직을 엄단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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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와 전국에 퍼뜨린 밀수조직과 유통조직이 일망타진됐습니다.<br /><br />강원도 평창경찰서와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케타민과 필로폰 등 30kg 시가 600억 원어치의 마약을 밀수해 서울의 강남지역 클럽 등에 유통시킨 조직원 30여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직은 밀수 담당과 유통 담당으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각 조직원은 또 '탈퇴 시 보복' 등 엄격한 행동강령 아래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약 밀수조직이 태국에서 몰래 들여온 마약류들.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
이들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된 29살 박 모 씨 등 일명 '에까마이(태국 방콕 마을 이름)파' 밀수 조직원 20여 명과 국내 유통을 담당한 일명 '왕십리파' 3명, 매수·투약자 등 모두 32명입니다.

20명은 구속상태로, 7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또 이들 중 13명에 대해선 범죄집단·가입·활동죄도 적용됐습니다. 나머지 5명은 불구속 입건 상태로 검찰에서 보완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 시가 102억 원 상당의 마약류 3.4㎏(7만 명 동시 투약분)과 판매대금 3,500만 원을 압수하고, 1억 7천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습니다.

■ 태국에 마약 밀수 전담조직 …행동 강령에 문신 과시

마약 밀수조직 '에까마이파'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태국에서 국내로 30차례에 걸쳐 시가 600억 원 상당의 케타민과 코카인 등 마약류 30㎏을 항공편으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마약 30㎏은 6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태국으로 출국해 총책과 자금책, 모집책, 관리책, 운반책, 판매책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마약 밀수 ‘에까마이파’ 조직도.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
이들은 행동강령을 만들어 조직원들을 관리했습니다. '범행 누설 시 수사기관에 여권정보를 넘겨 국제 미아로 만들겠다', '공항에서 적발되면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하라', '태국에서 모르는 사람 부탁을 받아 한 일이라고 둘러대면 추후에 대형 법률회사를 소개해 주겠다.' 등 밀수조직을 들키지 않고 범행을 이어가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어, 태국 현지 마약 판매 조직에 대량으로 마약류를 사들였습니다.

운반책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보장해준다는 내용 등으로 텔레그램에 광고를 내 유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운반책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주로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 비행편으로 태국에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왔습니다. 운반책에게는 1회당 300~500만 원의 수당이 지급됐고, 사타구니 등 신체 은밀한 부위에 마약을 300g씩 붙이는 방식이 사용됐습니다. 운반책 중에는 마약인 줄 모르고, 의약품을 옮기는 것으로 알고 있던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운반책이 마약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지 않는지 밀착 동행해 감시하는 관리책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월급 500만 원을 받으면서, 밀수 1건당 추가 100만 원 이상 받았습니다. 이들은 운반책이 공항 세관을 통과하기 전
체포된 밀수조직원들. 이들은 MZ조폭 행세를 하며 세관직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사진제공: 강원 평창경찰서
문신 등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이른바 ' MZ조폭' 행세를 하며 세관 직원들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모집책은 운반책 1명 모집에 50만 원, 판매책은 마약 판매대금 일정 비율을 인센티브 형식으로 받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나눈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습니다.

■ 밀수 마약 '왕십리파' 조직 통해 서울 강남 등지 유통

이렇게 국내에 들어온 마약은 서울 왕십리 일대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왕십리파' 유통조직이 퍼뜨렸습니다. 이들은 점조직으로 활동하며 별명을 사용하는 등 서로의 신분을 철저히 숨겼습니다.

이들이 유통시킨 마약류는 대다수가 '케타민'으로 일명 '케이' 또는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이 마약류가 소매상들을 통해 강남 클럽 등지를 비롯해 전국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 수사 초기부터 빛난 검경 공조…수사 확대 계획

올해 7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힌 마약 밀수조직의 관리책 중 한 명. 강원 평창경찰서 제공.
경찰과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수사협의회를 열고, 수시로 수사 상황과 자료를 공유하며 수사 방향을 논의하는 등 4개월에 걸친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규모 마약 밀수 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밀수 유통된 시가 600억 원 상당, 30㎏ 마약 중 수사과정에서 압수된 양을 제외하곤 모두 전국에 유통됐을 것으로 보고 유통조직과 매수자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에서 잠적한 밀수 총책에 대해서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내렸습니다.

조상현 강원 평창경찰서 수사과장은 "최초 입수한 범죄 정보를 바탕으로 끈질기게 추적해 차례로 조직원을 검거하고, 그 결과 단기간에 핵심 조직원 대부분을 잡을 수 있었다."라며 "이는 검찰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동헌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는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밀수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도록 경찰을 최대한 지원했고, 그 결과 구속영장 청구한 피의자 전원이 구속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검경의 역할을 따로 두지 않고 최대한 협력해 대규모 마약류 밀수 조직을 엄단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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