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합격했는데 ‘입사 취소’…의사소통 문제였다?

입력 2023.11.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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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구직 웹사이트에 올라온 제주신화월드 채용 공고 (화면 출처: 사람인)구인·구직 웹사이트에 올라온 제주신화월드 채용 공고 (화면 출처: 사람인)

"저도 1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했지만, 이번 일로 참 회의감이 듭니다."

불과 2주 전까지, 30대 A 씨는 들떠있었습니다. 전 직장을 그만두고 반년 만에 새로운 직장 입사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A 씨의 새 일터는 제주신화월드. 숙박시설과 테마파크 등을 갖춘 제주도의 대형 복합리조트로, A 씨는 이달 말부터 이곳의 시설 부서에서 일할 예정이었습니다. 서울을 떠나 제주로 이주해야 하는 데다, 내년 봄에 있을 결혼식까지. 새 출발에 따른 설렘만큼 준비할 것도 많아 하루 하루를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설렘은 하루아침에 일그러졌습니다. 회사로부터 입사 취소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 최종 합격한 뒤 '입사 취소'…회사 비상경영 때문?

시간을 돌이켜보면 이렇습니다. A 씨는 서류와 면접을 거쳐 지난달 말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연봉 협의를 마치고 이달 말 출근하기로 입사 날짜도 확정했습니다. 회사의 입사 안내 메일은 없었지만, 인사 담당자에게 출근 날짜를 재차 확인한 뒤 제주 이주를 준비했습니다.

제주신화월드 인사 담당자로부터 입사 날짜를 재확인한 제보자 A씨제주신화월드 인사 담당자로부터 입사 날짜를 재확인한 제보자 A씨

그러던 지난주, A 씨는 인사 담당자로부터 입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출근을 2주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통화 내용에 따르면, 회사 인사 담당자는 "회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채용이 당장엔 중단됐다"며 입사가 상당 기간 보류될 것 같다고 알려왔습니다.

하지만 입사 보류는 이내 입사 취소로 이어졌습니다. 회사가 더는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입사 취소를 통보한 겁니다.

■ " 다른 회사 입사도 포기했는데"…예비 신랑의 호소

A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허망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같은 시기 다른 회사에도 합격해 입사 제의를 받았지만, 입사 포기 의사를 전달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입사가 취소됐는데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절망적이었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어 "발품 팔아 알아봤던 서울 아파트 계약도 파기하고, 제주 항공권과 선박 예약까지 다 마친 상황에서 모든 피해는 온전히 내가 짊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습니다.


KBS 취재진은 이번 채용 논란에 대한 제주신화월드 측 입장을 물었습니다.

제주신화월드 측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입사 취소를 통보한 사실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인사 담당자와 결정권자의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해당 지원자에 대한 채용 절차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취재진에게 입사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A 씨는 "처음에는 어떠한 보상도 해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는데, 이제 와서 채용하겠다는 회사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만약 합격 통보를 받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원자들이 있다면, 그 지원자들은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됐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위한 법적 구제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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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2 0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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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구직 웹사이트에 올라온 제주신화월드 채용 공고 (화면 출처: 사람인)
"저도 1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했지만, 이번 일로 참 회의감이 듭니다."

불과 2주 전까지, 30대 A 씨는 들떠있었습니다. 전 직장을 그만두고 반년 만에 새로운 직장 입사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A 씨의 새 일터는 제주신화월드. 숙박시설과 테마파크 등을 갖춘 제주도의 대형 복합리조트로, A 씨는 이달 말부터 이곳의 시설 부서에서 일할 예정이었습니다. 서울을 떠나 제주로 이주해야 하는 데다, 내년 봄에 있을 결혼식까지. 새 출발에 따른 설렘만큼 준비할 것도 많아 하루 하루를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설렘은 하루아침에 일그러졌습니다. 회사로부터 입사 취소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 최종 합격한 뒤 '입사 취소'…회사 비상경영 때문?

시간을 돌이켜보면 이렇습니다. A 씨는 서류와 면접을 거쳐 지난달 말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연봉 협의를 마치고 이달 말 출근하기로 입사 날짜도 확정했습니다. 회사의 입사 안내 메일은 없었지만, 인사 담당자에게 출근 날짜를 재차 확인한 뒤 제주 이주를 준비했습니다.

제주신화월드 인사 담당자로부터 입사 날짜를 재확인한 제보자 A씨
그러던 지난주, A 씨는 인사 담당자로부터 입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출근을 2주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통화 내용에 따르면, 회사 인사 담당자는 "회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채용이 당장엔 중단됐다"며 입사가 상당 기간 보류될 것 같다고 알려왔습니다.

하지만 입사 보류는 이내 입사 취소로 이어졌습니다. 회사가 더는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입사 취소를 통보한 겁니다.

■ " 다른 회사 입사도 포기했는데"…예비 신랑의 호소

A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허망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같은 시기 다른 회사에도 합격해 입사 제의를 받았지만, 입사 포기 의사를 전달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입사가 취소됐는데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절망적이었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어 "발품 팔아 알아봤던 서울 아파트 계약도 파기하고, 제주 항공권과 선박 예약까지 다 마친 상황에서 모든 피해는 온전히 내가 짊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습니다.


KBS 취재진은 이번 채용 논란에 대한 제주신화월드 측 입장을 물었습니다.

제주신화월드 측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입사 취소를 통보한 사실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인사 담당자와 결정권자의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해당 지원자에 대한 채용 절차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취재진에게 입사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A 씨는 "처음에는 어떠한 보상도 해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는데, 이제 와서 채용하겠다는 회사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만약 합격 통보를 받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원자들이 있다면, 그 지원자들은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됐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위한 법적 구제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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